리뷰] 얼굴 빨개지는 아이 - 장 자끄 쌍뻬 / 열린 책들

얼굴 빨개지는 아이
장 자끄 상뻬 글 그림, 김호영 옮김 / 열린책들 / 1999년 5월

<얼굴 빨개지는 아이>. 선물받은 책이다. 술을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는 나를 보면서 골랐을까? 친근감이 느껴지는 장자끄 상뻬의 그림과 따뜻한 마음을 담은 글이 책 읽는 아침을 포근하게 해줬다.

사람들은 모두 무언가 다른 점들을 갖고 산다.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은 때로 개성으로 작용하여 빛나게 만들어 주고, 존재감을 키워주기도 한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은 나와 다른 사람들의 세상으로 나아가기 어렵게 만드는 문제이거나, 나와 다른 사람들 속에서 느끼는 외로움을 크게 키우는 불편한 것이 되어 버린다.

다른 사람들은 대체로 부끄러운 경우를 당하거나 민망한 때나 흥분을 했을 때, 얼굴이 붉어지지만 '마르슬렝 까이유'는 그럴 때는 오히려 전혀 얼굴이 붉어지지 않고, 아무 때나 수시로 얼굴이 달아오르는 아이였다.

참 불편했겠지. 까이유는. 오히려 친근한 사람들 속에서 외로움을 느꼈을 게다. 다가가고 싶은 사람이 있어도, 차마 다가가지 못하는 순간도 있었겠지...

그런 '마르슬렝 까이유'가 자신을 너무도 닮은 꼬마 '르네'를 만났다. 감기에 걸린 것도 아닌데, 늘 재채기를 하는 꼬마 '르네'. 바이올린을 기가 막히게 연주하는 '르네'였지만, 연주 중에도 "이우취"하고 재채기가 불쑥불쑥 튀어나와 연주가 중간 중간 끊기고 마는 꼬마 '르네'는 '까이유'의 거울처럼 닮은 친구였다. 그러니, 둘 사이에 어찌 우정이 생기지 않겠는가? 

주변의 편견이나 새삼스런 눈초리를 의식하지 않고 만났던 두 친구는 같이 있는 것 만으로도 행복감을 느꼈을 게다. 아무말 하지 않아도 편안하고, 따사롭게 서로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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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은 개성이지만, 다름은 외로움이기도 한 사회에서 개성은 개성 대로 인정하고, 마음은 마음 대로 나누는 친구...

여백 많은 상뻬의 그림이 둘의 우정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어 긴 여운을 남기는, <얼굴 빨개지는 아이>를 보고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