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지독한, 그러나 너무나 정상적인 혼란 - 사랑, 결혼, 가족, 아이들의 새로운 미래를 향한 근원적 성찰
울리히 벡.벡-게른스하임 지음, 강수영 외 옮김 / 새물결 / 199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지의 사전>을 읽으면서 놀란 것은 성에 관한 과학은 상당히 많은 미결점을 남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남성성과 여성성의 차이는 어디에서 나오며, 그것을 드러내는 징표는 무엇인지, 특성은 무엇인지, 그 특성을 반영하는 몸 안의 징표는 무엇인지 현재의 과학은 충분히 해명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그 누군가가 큰 소리로 ’남자가..’, ’여자가’, ’남자니까’, ’여자니까’ 라고 얘기할 때는 그 저의를 의심해봐야 한다. 각각의 성성은 사회 안에서 어떻게 확인하며 어떻게 존중되어야 하는지는 결국 사회 안에서 합의하고 결정해야 할 문제가 된다.

신자유주의 사회에서는 복지가 후퇴한만큼 여성의 자리도 낮아진다. 첨단의 과학이 가사노동을 편하게 만들어 주었다고는 하나 오히려 발전된 과학기술은 여성의 노동을 더 많은 분야로 확장시키고, 여성만의 일로 넘겨버렸다.  예를 들면 세탁기, 청소기는 일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효율성만을 높였을 뿐이어서 이전에 가족들이 분담하던 가사노동은 오히려 여성의 편으로 넘겨졌다는 얘기다. 특히 다양한 정보의 확장은 각각의 가사 노동을 할 때에 고려해야 할 문제들도 확대시켰다. 먹거리 하나만 살펴보아도 식재료 하나를 구입하기 위해 동원하고 활용해야 할 정보가 넘쳐난다.  위험한 먹거리를 피하는 일 하나만 보더라도 얼마나 많은 지적노동과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일인지 상상하고도 남는다. 아이들의 교육은 어떤가? 공교육만으로 안 되는 상황은 이 땅의 많은 엄마들을 아이들의 공부와 교육으로 끌어들이지 않는가? 
박물관이나 전시회에 가면 도슨트나 큐레이터의 안내를 따라 다니며, 한 손에 아이들과 한손에 필기도구를 들고, 카메라를 든 엄마들이 넘쳐난다. 이 엄마에게 박물관 전시회 견학은 또 하나의 노동이 되고 마는 것이다.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면 그 아래층에 해당하는 이들의 지위는 더욱 불안해지고, 억압은 강해진다. 신자유주의 사회 안에서 여성의 지위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불안해진 여성의 지위는 가족 안에서 갈등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 지위는 낮은데 자존감만(?) 높아진 여성의 조건은 남녀 간의 거리를 또한 멀어지게 한다.

<사랑은 지독한 혼란, 그러나 너무나 정상적인 혼란>은 다변화한 신자유주의 사회를 배경으로 여성주의를 이야기 한다. 한편의 피해의식을 과장하거나, 곤란을 축소하는 법 없이 문제 해결의 고삐를 사회 안에서 찾도록 이끈다. 독일인 특유의 집요하고 논리적인 서술로 변화된 사회에서 변화된 여성주의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by 키큰나무숲 / http://blog.naver.com/winwinter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