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당신도 살아
오히라 미쓰요 지음, 양윤옥 옮김 / 북하우스 / 200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상처받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그 상처가 얼마나 깊고 넓은지의 차이는 있겠지만 결국 상처 받지 않고 살기란 어렵다. 내게 온 것이든 내 주변에 온 것이든지.
그러나 그 상처를 이겨내고 치유하는 힘은 저마다 다르다. 그리고 누군가의 상처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 역시 다를 수밖에...

이런 류의 책을 역경을 이겨낸 사람들의 그렇고 그런 고통에 관한 이야기로 읽었던 때가 있었다.  사춘기 때였나? 베갯잇을 적시며 읽긴 했어도 공감은 없이 읽었다. 그저 감성만 아릿하게 자극 받았던 것 같다.  현실에 발 딛지 않아도 살아지던 때였다.  

나이를 먹고 상처를 받고 상처를 주고, 또 상처 입은 사람들과 섞여 살다보니 상처를 딛고 한 발 더 나아가는 것의 의미가 새삼스럽다. 이성은 시키지만 현실에서는 발이 떨어지지 않는 상황이 부지기 수다.  어쩌면 그 상처를 공감하는 것에서 벽에 부딪히는지도 모르겠다. 늘 경험의 눈으로 보지 말기를 다짐하면서도, 내 눈으로 내 감각을 따라 다른 사람들의 상처를 읽기 때문이 아닐런지...

오히라 미쓰요의 책은 두 가지 시선을 차분하게 돌아보게 한다. 상처 입은 사람과 상처를 돌보는 사람의 시선. 현실에서 역할이 바꾸어 나타나기도 하지만, 결국은 연결되어 있는 두 시선을 오히라 미쓰요는 그 자신의 삶을 통해 투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 솔직함이 상처의 표면만을 보는 것이 얼마나 오만한 일인지 일깨운다. 
 

by  키큰나무숲 http://blog.naver.com/winwi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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