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다가 이혼할 뻔
엔조 도.다나베 세이아 지음, 박제이.구수영 옮김 / 정은문고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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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눈길을 끌었고, 표지를 보고 내용이 궁금했다. 부부 작가다. 평소 서로 영역에 침범하지 않는다. 글만 읽어도 서로 정말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앞 부분에 나온다.
" 이 글은 부부가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 서로에게 책을 추천해온 격투의 궤적이다."

비슷한 부부도 있겠지? 아마도?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느냐, 이해하지 못하고 지적하느냐에 따라 부부싸움 횟수가 달라진다. 이 부부처럼 글쓰기로 대화를 나누는 부부들이 많이 있을까? 평소는 뱉고 나면 흩어지는 말들로 대화한다. 주워담을 수 없다. 한 단어 한 단어 심사숙고하며 고를 수도 없다. 부부는 일상생활이다. 부딪히고, 또 겪는다.

남편에게 제목을 보여주는 순간 그런다. "이 부부 아직 아이 없지?" 그에게 부부는 아이를 낳은 부부와 그렇지 않은 부부 둘로 나뉜다. 아이가 태어나면 가장의 무게가 달라지기 때문이라 추측한다. 하지만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연애 할 때는 비슷한 점을 찾는다. 결혼하면 다른 점이 더 크게 보인다. 이해하기 힘들고 다투게 된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든 순간도 많다. 인생 상당부분을 공유하게 된다. 부부마다 겪는 방식은 다를 것이다. 

작가 부부는 책추천으로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한다. 마지막에 갈수록 궁금해졌다. 둘의 관계를 어떻게 정의할지.

249쪽
이렇게 서로 다른 느낌을 가진 부부이면서도 같이 사는 이유는 (적어도 한 명은) 자신과 다르다는 점을 좋아하기 때문은 아닐까. 실제로 나는 결혼한 뒤 예전까지는 별로 흥미가 없던 여러 가지 것에 흥미가 생겼다. 인간은 모두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기에 흥미의 방향이 뒤틀리는 일을 고통스럽게 느낀다. 이렇게 다른 쪽에 흥미를 갖지 않았다면 알지 못했을 일도 많다. 역시 소박하게 결혼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재미있다"생각하면서도 "이상하네" 중얼거리긴 하지만.
 혹시라도 우리 집은 '상호 이해가 달성되면 해산'이 돼어버리는 가정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상호 이해를 위한 연재는 위험하다는 이야기다. 지금까지 읽어주신 독자분들은 이미 알고 있으리라. 그런 면에서 우리 둘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쉴 새 없이 공준분해되는 듯한 연재에 관심을 가져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내에게는 다양한 뉘앙스로 가벼움과 무거움을 동시에 담아서 앞으로도 잘 부탁해.

남편의 마무리가 와닿았다. 어쩌면 부부 서로를 이해하려고 하는 것이 더 힘들겠다 싶었다. 있는 그대로 모양을 관찰해보는 것에서 시작하는게 나을거다. 연애 때 비슷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전혀 다른 사람이라는 걸 알게되는 순간부터 결혼은 시작하는거니다. 그래서 더 힘들다. 나와 가까이 있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더 멀리 있으니 말이다. 놓칠까 두려움에 휩싸이면 스스로 보호하게 된다. 서로에게 독한 말을 하기도 하고 상처를 주기도 한다. 가까이 가서 관찰하고 보듬어주기 전에 더 벌어질 수도 있다. 가장 가까운 이면서 돌아서면 남남이 되어 버리는 관계.




일본 작가 부부가 연재하는 내용이었다. 같은 학교 출신 부부 번역가가 작업했다. 책 맨 뒤에는 작가 부부 대화도 있고 번역가 부부 대화도 있다.

글쓰는 부부들의 생각도 엿볼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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