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누구니? 푸른숲 그림책 14
안느-엘렌 뒤브레이, 김세혁 / 푸른숲주니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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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누구니?” ‘그러게, 나는 누굴까.’ 마음 속으로 되묻게 되는 제목이다. 아이와 함께 읽었다. 색감이 선명해서 보자마자 관심을 가진다. 
 



일부만 보인다. 접힌 책장을 넘겨보면 어떤 동물인지 나온다. 문득 우리도 그렇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까운 사람도 일부만 보고 있다. 내 딸도 그랬다.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낯설다. 다 통제할 수 있다 착각했다. 임경선 작가님 책에서 나왔다. 딸을 우연히 본인 집에서 살게된 손님으로 생각한다고. 최근 며칠 간 딸을 어떻게 대하고 있었는지 생각하면 얼굴이 붉어진다. 내 소유물로 대하고 있었다. 나는 그렇게 하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다짐했는데. 왜 엄마란 자리는 잘해야지 다짐하고 하루하루 쌓아가다가도 와르르 무너지게 되는 걸까. 
 



원숭이는 일부만 봤을 때, 상상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건 뭔가 싶었다. 거미라고 하기엔 다리가 큰데.
 



홍학이었다. 부리가 붉은 색인데 물에 비친 부리는 검은 색이다. 타인이 아니라 나 스스로도 잘 모르는 게 아닐까. 원래 붉은데 거울에 비친 모습만 볼 수 있다면, 진짜 난 어떻게 알 수 있는걸까. 나는 내 모습을 타인에 비친 모습을 통해 볼 수 있다면, 전체적인 모습을 파악해야만 한다. 스스로 그래야 더 이상 흔들리지 않을 거 같다. 일부만 조각조각 모아서 나를 추측한다면 불안감만 높아진다.
 



책에서는 질문만 있다. 다음 장에 있을 줄 알았던 답이 없다. 그림만 보고 치타라고 추측하는거다. 나 자신도 그렇다. 내가 이런 모습이라고 단정하는 순간, 또 다른 모습을 보고 놀란다. 내 몸을 내가 온전히 가지고 있는 건 맞을까.

‘신과 함께’를 보고 저렇게 착한 사람이 세상에 있을까 싶었다. 천륜지옥에 가서야 그가 왜 그렇게 살 수 밖에 없었는지 나왔다. 밝음이 있으면 어둠도 있다. 전체가 있으면 부분도 있겠지. 우리 삶의 밝고 어두움, 전체와 일부를 하나씩 알아가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책 앞장과 뒷장이다.
숲으로만 보였던 곳에 동물들이 가득하다. 지금은 아무것도 안보이지만 시간이 흐른 뒤 나 스스로를 이런 면도 있고 저런 면도 있지. 미소를 띠며 설명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이 그림책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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