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강병융 지음 / 한겨레출판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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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야, 이거 무슨 맛이고?"
둘째 어린이집 하원 후, 마을 도서관에 아이들과 놀고 있었다. 어떤 엄마가 과자를 한 봉지 사왔다. 그 중 아이들이 특히 재미있어하는 간식이 있다. 전화기 모양인데 카드를 넣으면 노란 동그란 알과자가 나온다. 한 엄마가 하나를 씹고는 그렇게 말했다.
또 다른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언니, 그 맛에 불량식품먹죠."

소설도 그렇다. 연애소설, 역사소설, 창작소설 등등 여러가지가 있으면 불량식품같은 소설도 있다. 이책이 그러하다. 병맛소설이라고도 했다. 실제로 이렇게 소설이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작가소개 사진을 보다 깜짝 놀랬다. 페이스북 친구추천에서 추가한 분이 아닌가. 그때는 슬로베니아 류블라냐대학교 아시아학과 교수라고 되어있길래, 외국계시는 분이구나 싶었다. 그런데 이 책 저자였다.

표지와 제목만 봐도 어떤 내용인지 상상이 갔다. 그래서 어떻게 표현했는지 궁금했다. 우리는 불량식품인 걸 알면서도 맛을 보게 되니까.



여러 단편으로 이루어져있다. 그 중 우라까이는 신문기사를 모아서 단편으로 만든 것이다. 일부를 발췌하면 이렇다.

*우라까이 : 원래 기자 세계의 은어로 '기사의 내용이나 핵심을 살짝 돌려쓰는 관행'을 으르는 말입니다만, 최근에는 그냥 '기사 베끼기'를 통칭하는 말로도 쓰입니다. 이 소설은 작가가 쓴 것이 '절대'아닙니다. 2008년 2월 25일부터 2013년 2월 25일까지의 기사들을 '복사하고(ctrl+C), 오리고(ctrl+T), 붙여서(ctrl+V) 만든 일종의 '(복사하고 붙여서 만든)복붙소설'입니다.

36쪽
해충 쥐는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을 소망으로 바라던 사람의 사망 소식을 듣고 "어디 중병 걸렸나?"마치 놀리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자신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나는 정치에 대해 많이 알거나 예리하게 말할 능력도 없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지난 10년 두 아이를 키우며 산 엄마의 입장에서 이 책을 읽으며 울컥하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 여러 단편 중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가 그랬다. 

아마 호불호가 많이 나뉠 책이다. 그리고 기존 소설 패러디한 부분은 원작 소설을 읽고 싶다는 생각도 살짝 들었다.  불량식품을 입에 넣으면 여러가지 맛이 난다. 신맛, 단맛, 짠맛 등 이 책은 딱 그러하다. 

불량식품 같은 책을 보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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