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직관 수업 - 인공지능에는 없는 자녀의 ‘전략적 직관’
김선호 지음 / 항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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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쪽
저는 반걸음을 시작했습니다. 누군가 온전한 한 걸음을 내딛으며 제게 질타하기를 바랍니다. 
"당신이 말한 것은 틀렸어. 직관은 교육한다고 되는 게 아니야."
맞습니다. 직관은 교육을 통해 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내버려두면 알아서 꽃피우고 열매를 맺는 것입니다. 그러니 제발 부탁드립니다. 우리 아이들을 계획 속에 밀어넣지 말고 그냥 놓아두시길 바랍니다. 스스로 첫 걸음마를 떼고 일어섰듯, 그들은 세상을 딛고 일어설 겁니다. 어른들은 그걸 보고 뿌듯해하면 그만입니다.



마무리에 작가가 하는 말이 와닿았다. 김선호 작가는 초등교육 전문가이다. 가톨릭대학교에서 신학과 철학을 공부하고 20대를 작은 형제회 수사로 보냈다. 30대 초반 수도원을 떠나서 부산교육대학원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하고 현재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그래서 초등학생 인성과 심리에 관심이 많다.

이렇게 공부시키세요, 저렇게 하면 좋아요 가 아니라서 더 와닿았다. 아이를 지금 있는 그대로 놓아두라고 한다. 아이는 잘하고 있는데 부모가 가로막지 말라고 한다.


33쪽

그들에게 창업을 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이었는지를 묻자, 가장 많이 나온 응답이 '엄마'였다고 합니다. 즉 부모가 쫓아다니면서 반대를 했다는 것이지요. 이 설문 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매우 큽니다. 부모 세대의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의 의지를 붙잡고 있다는 것이지요. 젊은이들은 돌파구를 찾기 위해 자신의 직관을 최대한 따르려 하지만, 주변에서는 이를 무모하다고 여깁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젊은 이들이 어떻게 직관을 따라야 하는지 그 방향성을 제시해줄 수 있는 어른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아이들에게 가장 큰 걸림돌은 부모였다. 부모들은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은 위험하다 느낀다. 자신들이 겪은 것 중 안정적인 걸 자녀에게 권한다.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부모는 불안하다. 내 아이가 힘들까봐. 하지만 아이들은 부모가 만들 틀 안에서 더 괴롭다. 

저자는 말한다. 안정은 반드시 필요한 요소지만, 자녀가 언젠가 홀로서기 할때는 걸림돌이라고. 홀로서기 과정에서 새로운 도전과 불안정한 요소는 필수다. 부모의 테두리 안에 있다가 갑자기 찬바람이 불면 더 견디기 힘들지도 모른다. 직관은 불안과 만날 때 가장 잘 발휘된다고 한다.



35쪽
우리 아이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청년이 되어 창업의 길로 뛰어들지, 노량진 학원가에서 공무원 준비에 매달릴지는 초등학생 시절의 직관 교육에 달려 있습니다.


76쪽
무언가를 기다리는 행위는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내포합니다. 아직 불완전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직관은 충분히 기다려주어야 발휘됩니다. 그 기다림을 견디는 방법이 바로 '딴짓'입니다. 몰입 하던 것에서 잠시 멈추고, 산책을 하거나 샤워를 하거나 운동을 하면서 기다리는 것입니다. 딴짓을 하는 사이에도 메타인지는 알고 있습니다. 직관이 아직 해결되지 못한 문제를 끌어안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데이터를 응축해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지요.


아이는 잘하고 있었다. 괜히 조급증을 가진 엄마가 문제였다. 딸아이가 뭔가 이야기 할 때 찬찬히 들어줘야했는데, 중간에 끊고 내 의견을 심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내가 아이에게 얼마나 간섭하고 있었나 돌아보게 되었다.


간간이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과 노는 방법에 대해서도 나와서 유용했다. 끝말잇기도 좋지만, 단어 20개를 적어 놓고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놀이가 와닿았다. 그 중 가장 마음에 안드는 단어는 빨간색으로 동그라미 치고 나머지 단어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걸 남긴다. 그 두 단어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다. 살면서 좋은 일만 있을 수 없다. 돌이켜보면 삶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그거였다. 내 삶에서 오지 않을거라 생각한 순간과 마주했던 시간이다. 마음도 살처럼 단단해질 수 있겠지. 아픔과 좌절을 겪지 못한 야들야들한 마음이라면 상처도 깊다. 하지만 작은 근육들도 단단해진 마음이라면 견딜 수 있을지도 모른다. 부모면 아이에게 근육이 생기도록 도와주어야 할지모른다. 물론 위험에 일부러 빠트릴 필요도 없다. 부모라면.

낯선 장소 찾아가기도 와닿았다. 아이 학교에서 조별활동을 한 적있다. 우리 고장에서 한 장소를 정해놓고 4~5명 친구들이 가서 조사를 해오는 것이다. 학교 안에서 교과서만 보고 수업하는 것보다 훨씬 와닿았다. 그리고 타 지역 초등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어서 각자 고장을 소개하는 시간도 있었다. 우리 동네를 아이 스스로 찾아보고 알고자 했다.

아이는 잘하고 있다. 문제는 어쩌면 부모일지도 모른다.

184쪽
"살다 보면 계획대로 되는 이로다 그렇지 않은 일이 더 많단다."

219쪽

우리가 자녀들에게 자신의 직관을 충분히 활용하도록 가르쳐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지하고 '자기답게'독립적인 삶을 살도록 독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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