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적 흙수저와 정서적 금수저 - 최성애.조벽 교수가 전하는 애착 심리학
최성애.조벽 지음 / 해냄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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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자식, 부부사이에도 애착이 필요하다. 삶은 이어진다. 원가족 사이 연결관계가 부부사이, 내 아이와 관계로도 이어진다. 그렇기에, 나를 들여다볼 시간이 필요하다. 내 애착은 어떤가?

부부가 결혼하기 전에, 아이를 갖기 전에 수업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운전하기 전에 교육 받고 면허증을 받듯이, 내 삶에 중심이 되는 가족을 이루기 위해서는 애착 면허증이 필요하다.

98쪽
애착을 '인간 사이에 오랫동안 남겨지는 심리적 연결성'

105쪽
애착의 핵심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 달려와주고 내 편이 되어줄거라는 믿음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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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어떻게 애착을 형성하는가>
108쪽
아기들은 자신의 욕구 신호에 적절하고 친절하게 반응하며 함께 놀고 시간을 많이 보낸 대상에게 애착을 형성합니다. 셰퍼와 에머슨은 특히 양육자의 섬세한 반응이 아이가 안정적 애착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했습니다.

아기의 울음이나 미소에 즉각 반응하고 함께 많이 놀고 같이 시간을 많이 보낸 엄마와 아기 사이에는 강한 애착이 형성되지만, 아기와의 상호작용이 원활하지 못하면 상호 애착이 잘 형성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기만 힘든 게 아니라 엄마도 힘들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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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아기는 우유병을 더 많이 주거나 기저귀를 더 많이 갈아준 사람보다 자기과 더 많이 놀아주고 더 많이 감정 교류를 했던 사람에게 강한 애착을 보였습니다. 요컨대 아기와의 애착 형성에서 핵심을 양육자의 '정서적 반응성(responsiveneess)'이라는 것입니다.

<아이들 세계에 '나중에'란 없다.>
132쪽
이처럼 정서적으로 돌봄을 받지 못한 아이들은 차츰 욕구를 잘 표현하지 않게 되고 마음의 문도 닫습니다. 아이들의 눈에는 부모가 전지전능하고 당연히 자신이 필요한 것을 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부모가 자신의 고통을 몰라주는 것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고 자신은 무가치한 존재라고 여깁니다. 마음 속에 외로움, 공허감, 불만, 정서적 허기, 불신이 가득하지요. 그래서 말로 표출하지 않는 짜증과 분노가 표정과 몸짓으로 전달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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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에도 아이들은 부모의 관심과 돌봄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의 세계에 '나중에'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넘어져서 누군가의 위로와 보살핌이 필요할 때 엄마나 아빠가 없으면 아이는 그 순간에 받았어야 할 정서적 지지를 받지 못한 채로 성장합니다.

157쪽
아이의 주 양육자가 엄마였고, 엄마가 특별히 직장생활을 하거나 집을 비우지 않았다 하더라도, 아이를 학대하거나 미워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미묘한 상호작용을 해야 할 시점에 장기간의 산후우울증이나 부부간의 불화, 입원이나 집안 문제 등으로 아이를 정서적으로 잘 돌보지 못했을 때도 아이는 발달 트라우마를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처리되지 못한 상처는 그대로 남는다>
161쪽
예전에 형제자매가 많던 시절에 자란 사람들 중에는 유독 어떤 이는 부모에게 원망과 분노를 느끼는 반면, 어떤 이는 같은 부모님을 감사와 그리움으로 기억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어릴 때의 애착관계를 돌이켜보면 답이 나올 때가 많습니다.(......)
저는 심리치료 중에 인형이나 찰흙을 이용한 작업을 합니다. 먼저 찰흙으로 가족을 빚어보라고 합니다. 이후 자신의 찰흙인형 앞에 엄마와 아빠의 찰흙 인형을 차례로 '모셔 와서' 어릴 때 꼭 했어야 하지만 하지 못했던 말들을 해보라고 합니다.
이 작업을 하다보면 충족되지 못한 성장기의 절실한 요구가 표출됩니다. 어릴 때 미처 언어로 표현하지 못했던 상처와 고통이 터져 나옵니다. 
"어머니나 아버지로부터 받고 싶었는데 받지 못했던 것은 무엇인가요?"하고 물으면 대개 나오는 대답이 비슷합니다. 사랑, 관심, 수요, 인정, 지지, 위로, 격려 등입니다.

172쪽
두려움, 불안함, 수치심 때문에 감각적 마비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192쪽
애착은 아이가 성숙한 인간으로 발달하기 위한 필수 요인이듯이 연인과 부부가 온전한 관계로 발전하고 유지하기 위한 필수 요인입니다. 아이는 부모와의 애착 관계를 토대로 유대감, 친밀감 소속감, 안전감, 안정감이 지속될 것이라는 믿음과 타인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됩니다. 연인과 부부 역시 애착을 주고 받아야 합니다. 그래야 '일편단심'이라는 신뢰가 생겨나고 결혼하면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되도록'지속할 것이라는 헌신으로 '백년가약'을 맺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성인의 경우, 애착은 수평적인 관계로 동시에 주고 받아야 성립될 수 있습니다.

194쪽
상대가 힘들 때 곁에 있어주지 않고 무관심하거나, 냉대하거나, 홀대할 때 깊은 배신감을 느끼며 믿음이 깨집니다.

207쪽
여기서 벗어나기 위한 첫번째 일은 자신의 애착 도식을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애착 회복을 위해 노력하면서 놀라운 치유와 성장이 일어나는 것을 저는 심리치료 중에 수없이 보아왔습니다.
본인의 긍정적인 변화를 원하는 것과, 상담자와 함께 자신의 변화와 성장에 대해 실존적 책임을 지는 것이 정서적 금수저로 거듭나는 관건입니다.

<부부 싸움 대신 부부 화목으로>
231쪽
미국의 유명한 뇌과학자인 존 메디나 박사는 영유아의 뇌발달에 관한 책을 쓴 뒤에 부모 교육 특강을 많이 다닙니다. 강연후 미국의 아빠들이 자주 하는 질문이 "어떻게 키워야 우리 아이가 나중에 하버드에 갈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한 메디나 박사의 답은 간단하고 명쾌합니다. "집에 가서 아내(아이의 엄마)에게 잘해주세요."
메디나 박사가 그렇게 답하는 까닭은 우리의 뇌는 지속적인 스트레스에 취약하고, 자기 조절 능력, 집중력, 호기심, 창의력, 사리 분별 능력, 문제해결 능력을 관장하는 전두엽의 부위와 전두엽 부위와 기억력을 관장하는 해마가 위협을 느끼면 잘 발달하지 않거나 퇴화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부부부사이가 좋아야 그 밑에서 자라는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서 뇌가 건강하게 발달하고, 그래야 공부도 잘하고 또래 관계도 원만해서 좋은 대학에 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지요.
(중략)

가족의 기본 하위 구조인 부부가 서로 안정적인 애착 관계를 이뤄야 자녀가 부모로부터 받은 애정과 지지를 통합하면서 성장할 수 있고, 훗날 기능을 제대로 하는 건강하고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 있는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236쪽
부모는 공부가 먼저라고 아이를 몰아붙입니다. 다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라고 합니다. 이것은 아이에게 집착하는 것입니다. 애착은 집착이 아닙니다. 애착은 사랑이고, 집착은 사유이고 소유욕입니다.

아이가 어릴 때 충분한 애착을 형성하고 사춘기에는 분리해 나가야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애착이 잘 형성되어 있지 않는다면 분리 과정은 매우 거칠과 파괴적일 것입니다. 아이에게도 불안하고 부모에게도 불안한 과정이 됩니다. 애착이 없으면 신뢰도 없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제안하는 원칙은 단 두가지 입니다. 
'남을 해치는 행동은 안된다. 그리고 자신을 해치는 행동은 안 된다.' 세부적인 규칙은 아이의 나이에 따라 달라집니다.

240쪽
부모의 애정어린 눈길과 손길을 받으며 자상함과 엄격함의 균형속에서 배려와 존중을 받고 자란 아이가 정서적 금수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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