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나 - 3개월 동안의 자기애 실험
섀넌 카이저 지음, 손성화 옮김 / 움직이는서재 / 201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투정부리며 살았다.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해주지 않는다고, 사랑받지 않고 있다 했다. 지난 해 말이었다. 나는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았다. 나 자신도.
내가 나에게 해주지 않고 다른 이들이 채워주기를 바랬다. 누군가에게 인정받으려고 애썼다. 그건 내 안에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한 발버둥이었다.

나 있는 그대로도 괜찮았는데.


 실제로는 우리가 가장 바라는 것을 자기 자신에게 가장 먼저 줘야 한다.                                                     본문중 73쪽



나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기 두려웠다. 사람들이 진짜 내 모습을 알게 되면 떠날까봐 무서웠다. 어릴 적 꿈을 꾸면 전쟁이 일어났다. 부모님은 항상 자리를 비우셨고, 나는 세 동생들과 큰 방에서 두려움에 떨다가 굴을 파서 땅으로 들어갔다. 어쩌면 내 심리상태였을지도 모른다. 아직 나는 누군가를 책임질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내가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큰 부담이었다. 부모님의 기대가 어깨를 짓누른다 생각했다. 그 분들에게 사랑받으려면 공부해야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나 있는 그대로는 항상 부족했다.

사랑을 믿지 않았던 사람이 엄마가 되었다. 결혼도 출산도 준비없이 했다. 
부실한 토양에 식물을 심는 상황이었다. 모성애를 믿지 않았다. 나에 대한 믿음도, 배우자에 대한 신뢰와 사랑,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엄마가 된다는 건 그랬다. 말라버린 우물에서 물을 찾았다. 주변 사람들에게 왜 여기에 물이 없냐고 따졌다. 억울했다. 내 우물에는 왜 물이 없을까.

 우물에서 물을 솟아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나였다. 아직도 사실 잘 모르겠다. 이 책 저자도 그렇게 말한다. 나를 사랑한다고 해서 항상 마음이 충만한 상태는 아니라고 말이다. 두려움도 있다. 시시때때로 밀려온다.


3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의 여러 영역에서 불안을 감추고 수치심을 느낀다. 하지만 불안에 따뜻한 불을 비추는 것은 불안의 본질, 즉 불안이 자신의 일부이며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뜻이다. 
사랑스럽지 않다고 느끼는 부분들은 진실로 당신의 사랑을 갈구하고 있다.
그러니 자신을 고치려고 애쓰지 말라. 바꿀 것은 하나도 없다.
있는 그대로에 항복하는 것은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바로 그 순간에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고맙게 여길 수 있게 된다. 그런 자기 수용이 얼마나 놀라운 경험을 선사하는지 당신도 느껴보기를 바란다. (59쪽)


276쪽
"오늘도 노력하고 있어. 그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어."
이런 것을 두고 균형이라고 한다. 자기 자신을 포기하거나 안주하는 게 아니라 측은하게 여기고 감싸 안는 것. 때로 엄청난 실패자처럼 느껴질 때조차도 나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되기 위해 나에게 다정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핑계와 완벽해야 한다는 기대를 놓아버릴 때 마법과도 같은 일이 일어난다.
모든 사람을 즐겁게 해주려고 너무 힘들게 애쓸 필요는 없다.
자기 자신을 즐겁게 해주는 일에 관심을 집중시켜야 한다. 
인생이 완벽해야 하고, 특정한 방식으로 일이 되어야 한다는 기대를 놓아버라면 평화를 찾을 수 있다.


'다섯가지 상처'를 만나고 이 책 '미운 나'를 읽게 된 건, 내겐 정말 다행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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