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따위를 삶의 보람으로 삼지 마라 - 나답게 살기 위해 일과 거리두기
이즈미야 간지 지음, 김윤경 옮김 / 북라이프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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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봤을 땐 일에 관한 책인 줄 알았다. 다 읽고 보니, 삶에 관한 책이었다. 눈으로만 읽어도 내용이 이어지는 책이 있다. 이 책은 두께에 비해 읽는 시간이 꽤 걸렸다. 



책 전체 내용 중 가장 와닿았다.

150쪽, 
사랑은 상대가 상대답게 행복해지는 것을 기뻐하는 마음이다.
욕망은 상대가 내가 생각한 대로 되기를 강요하는 마음이다.
<'평범한 것이 좋아'라는 병>, 이즈미야 간지

이처럼 사랑은 상대의 독립성과 존엄성을 침해하지 않는 것이며 마음에서 우러나온다. 하지만 욕망은 상대를 자신의 뜻대로 하고자 지배와 정복을 행하려고 하며, 조정을 지향하는 특성을 지닌 머리에서 생겨난다.

151쪽
그렇다면 과연 인간이 욕망의 속박에서 벗어나 사랑을 향해 성숙해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 머리에서 불가피하게 생겨나는 욕망을 직시하고 자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다음으로는 '나만 좋으면 그만'이라는 이 작은 욕망을 멀리해나가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같은 서툰 인간이 거짓 없는 사랑으로 가는 방법이다.

162쪽
지금까지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간다는 것은 인생이나 세상을 향해 '의미'를 추구하는 방향을 드러내는 일이라고 강조해왔다. 이 방향성은 '마음'이 일으키는 '사랑'의 작용으라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사랑은 단순히 다른 사람에게 향하는 감정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다양한 사물과 인생 그 자체로도 향하며 대상에 잠재한 본질을 상세히 알고 깊이 맛보는 일이다. 이렇게 호기심 가득 찬 천진난만한 아이와 같은 성질 또한 사랑의 중요한 측면이다.

사랑이 작용할 때, 우리는 대상을 깊이 살펴보고 귀를 기울여 그 속에 숲은 본질을 느끼고자 한다. 그럼으로써 사물에 숨겨진 진신이 살펴보는 자와 귀를 기울이는 자에게 살포시 드러난다. 그때 우리는 마치 대상과 일체가 된 듯한 행복을 느끼게 된다. 사랑의 기쁨은 그러한 경험이다.

169쪽
내면에 성숙한 정신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사람은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지 못하며 그 너머의 진실에 눈을 뜨기도 어려울 것이다.

184쪽
음식을 대하는 태도는 그 사람의 인생에 대한 태도를 반영한다. 만약 식사가 마지못해 치르는 의무처럼 이루어진다면 이는 곧 삶 자체가 어쩔 수 없이 살고 있는 의무로 전락했음을 시사한다.

186쪽
이렇게 식사라는 것은 반드시 내면의 자연스러운 섭리에 따라야 가장 바람직하다. 또한 무엇을 먹을까 하는 궁리뿐만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만들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187쪽
식사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어떻게 먹을지에 대해 생각하는 일은 인간으로서 혼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하는 과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거기까지 생각해야 한다.
 식사는 호흡과 마찬가지로 생명의 순환원리에 깊이 맞물려 있다.

188쪽
무언가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게 되면 어린아이처럼 그 자체의 특성과 이치를 명확히 알아내고 싶으져 결국은 직접 만들고 싶어 진다. 이것이야말로 바로 '아이'가 '열중해서 노는' 모습이며 삶을 '음미하는' 일이다.
 요리라는 행위는 일상생활 속에 가장 가까이 있는 표현 행위이며 무엇보다도 '맛볼 수 있는 '직접적이고 즐거운 예술이다.

<오늘을 더 재미있게 사는 법>
203쪽
우리는 어떤 일을 시작할 때 당장 전문가처럼 숙달하려고 성급해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 일은 굳이 하지 않는다 해서 아무런 죄가 되지 않으니 놀이로써는 즐기기만 하면 된다.

204쪽
마음 가는 대로 기분 내키는 대로 가볍게 해보자. 내키지 않으면 안 하면 된다.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말고 그저 길고 긴 인생에서 여유로운 마음을 갖고 노는 시간을 즐기면 되는 것이다.

책을 덮고 제목을 다시 보았다.
읽기 전에 이렇게 읽었다.
"일"따위를 삶의 보람으로 삼지 마라.
다 읽고 나니 이렇게 읽힌다.
일따위를 "삶의 보람"으로 삶지 마라.
그렇다 이 책은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해 묻는 책이다.

1장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현대인, 중 제 첫 장 '끔 없이 편하게 살고 싶다' 에서도 말한다.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사람이 늘었다고 한다. 공통적으로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다고 한다.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밝히는 것이 자아표현의 시작이라 말한다.

직업을 선택할 때, 심지어 결혼을 선택할 때도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명확하게 알고 시작했는가
아니면 환경적 영향으로 그럴 수 밖에 없어서 라는 이유가 많았는가.

12월즈음 이 책을 만나게 된 것도 신기하다. 올해 내 고민의 방향과 비슷하지 않은가.

본문 속 200쪽에도 나온다.
"사람과 책을 잇는 인연은 그러한 여러 개의 인연이 우연이 맞물려 일어난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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