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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가 필요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
김애리 지음 / 카시오페아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글쓰기를 좋아하는 아이엄마라면 정말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공감할만한 부분이 어디서 튀어나올지 몰라서 두근두근거린다.
맛있는 음료수를 만나면 그 자리에서 원샷한다. 그때면
남편이 그런다.
"벌써
다먹었어?"
이 책을 덮을 때
느낌이 그렇다. 벌써 다 읽었어?
김애리작가님은 블로그로 먼저 만났다. 외국에서 육아하는
모습을 블로그에서 글로 만났다. 나는 그때 아이만 키워도 정말 힘들었을 시기였는데, 이렇게 책이 나왔다.
대단하다.
내 동생은
같은 해 나와 출산했다. 임신 했을 때 운동을 그렇게 열심히 하더니 출산후 살이 급격히 빠졌다. 예전 몸매로 돌아왔다. 난 운동하고는 담을
쌓았는데, 출산 후 살들이 그대로 남았다. 글쓰기도 그런걸까?
김애리 작가는 출산전에 글쓰기 근력을 많이 키워서인지 육아
전쟁 속에서도 책이 나왔다.

책을 펼치고 열심히
읽기 시작한 날, 좋아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게스트로 나왔다. 책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마침 외출 중이라 집에 돌아와 팟캐스트로 들었다. 뭘가
실시간으로 만나는 느낌이었다.
방송을 듣고 책을 마저 읽었다. 아이를 키운다고 뭘할 수
없다는 건 핑계에 불과하구나 싶었다.

몇 년 전에 하다가 그만두었던 감사일기를 다시 써야지
싶었다. SNS를 어떻게 운영할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덕분에 정리가 되었다. 블로그 메뉴도 바꿔야겠다 싶고, 인생을 조금 더 계획적으로 살고
싶어졌다. 몇 개월 계획이 아니라 1년 3년 5년 10년 중장기 계획 말이다.
여행+책이 만나니 이렇게 시너지효과가
난다.
한동안 나에게
인상깊은 책이 무엇이었냐고 물었을 때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 다섯가지>라고 대답했었다면 이제는 이 책 <글쓰기가 필요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라고 말하지 싶다.
감사하다. 시기 적절한 때에 이 책을 만나게
되어서.
54쪽
내가 지금까지도 끝없이 글을 쓰는 이유? 내 삶이 너무
소중하고, 내 행복도에 기여하기 위해서가 가장 큰 이유겠지만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첫째, 흔들림 없는 삶을
위해서
둘째, 나를 성찰하기
위해서
셋째, 나를 지켜내기
위해서
글로 엮어 흔들림 없이
단단한 삶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열두 번은 더 변할 나를 계속 관찰하며 지지하려고, 마지막으로 아슬아슬한 이 시대 이 도시에서 스스로를
지켜내기 위해서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
55쪽
언제나 해답은 내 안에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68쪽
이렇듯 치유를 위한 글쓰기의 첫 단계는 바로 날 것
그대로의 감정을 파헤치는 것이다. 무언가에 고통받고 있드면 그 뿌리를 캐내고 끈질기게 탐색하며 마음의 롤러코스터를 관찰해야 한다. 더하거나 빼지
말고 솔직하게 감정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흘러나오는 저연스러운 마음을 거침없이 적어 내려가는 것이다.
우리의 마음속에는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자기만의 공간이
있다. 현대인이 숱한 마음의 병에 시달리는 것은 자기만의 방문을 두드리는 시간이 적기 때문이 아닐까? 쓰기란 적어도 쓰는 그 순간만큼은 자기만의
공간에 저벅저벅 걸어 들어가 문을 걸어 잠그는 행위다. 오로지 자신과 독대하며 깊이 소통하는 글쓰기. 이 매혹적인 치유행위는 일단 시작하면 쉽게
그만둘 수가 없다. 한 번도 안 하거나, 평생 지속하거나. 둘 중하나가 될 것이다.
69쪽
프랑스의 저명한 심리학자 크리스텔 프리콜랭 역시 '변화에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은 슬픔'이라고 말했다. 슬픔은 새로운 상황을 준비하는 과도기로, 인생의 다음 페이지를 넘기는 데 반드시 필요한 감정이라고
말이다.
74쪽
아이를 낳고 나서는 육아로 인해 피폐(?)해질 때마다 주로
필사를 했다. 낮에는 아이에게 버럭버럭하고, 밤마다 이불킥을 하거나 괴로움 속에서 반성하는 '낮버밤반(낮에는 버럭하고 밤에는 반성하는)'의
일상을 보낼 때마다 안정제를 맞듯 필사를 했다. 그러면 생각이 정리되며 나 자신과 현재 상황을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가끔은 손만 기계처럼
움직일 뿐 머리는 하얗게 비워져서 그게 또 나를 편안하게 만들었다. 말하자면 멍때리고 싶은 날에도 필사는 꽤 효과적인 셈이다.
75쪽
어쨌든 지금의 나는 지루하거나, 두렵거나, 불안하거나,
흥분되거나, 자만하거나, 적적할 때마다 필사하고 있다.
91쪽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글쓰기
의식 흐름 기법이라 불리는 글쓰기 역시 마찬가지다. 이
글쓰기 방법은 물처럼 흘러가는 생각, 심상, 회상, 기억, 감정 등 마음에 떠오르는 것들을 서술하는 것인데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큰 효과를
가진다.
93쪽
인생은 무수한 선택의 것들 가운데 유한한 '내 것'을
추려내는 과정이다. 하나둘 내가 원하지만 몸에 맞지 않는 것, 가질 수 없는 것, 욕심부려선 안 돼는 것들을 골라내고 현재 상황과 조건에
부합하는 것들을 품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 곧 인생 아닌가 싶다.
97쪽
이것이 바로 순간 일기다. 행복의 기억을 영원히 간직하는
일기. 사진이나 영상으로 기록을 남겨두는 것도 좋지만 당시의 감정을 세세히 묘사하지는 못한다. 그때 어떤 마음을 간직했는지, 얼마나 즐겁게
반짝였는지를 기록할 수 있는 것은 글 밖에 없다. 왜 매일 업무일지와 가계부는 쓰면서, 해마다 연말정산도 하고 버킷리스트도 작성하면서 나를
빛나게 하는 순간들을 몽땅 지워버리는 걸까?
109쪽
우리는 모두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발명'해야
한다.
119쪽
어쨌든 중요한 건 '매일'그리고 '꾸준히'다. 일주일에
15분은 아무 힘이 없을지 모르지만 매일 15분은 원하는 것을 얻고 일정 성과를 내기에 적지 않은 시간이다.
178쪽
미국에 글쓰기열풍을 불러운 그 유명한 <뼛속까지
내려가서 서라>의 작가 나탈리 골드버그도 말하지 않았던가?
"글쓰기는 오직 글쓰기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
그녀는 또 이렇게
덧붙였다. 글을 쓰기 시작했다면, 앞으로 5년 동안은 쓰레기 같은 글만 쓸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고
싶다면? 그럼 그냥 써내려가는 방법 밖에 없다. 마감에 쫓기는 생계형 글쟁이처럼 절박한 심정으로 그냥 써라.
179쪽
자유로운 쓰기가 중요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쓰기라는 행위가 주는
부담을 떨치고 그것과 친해지기 위해서
둘째, 있는 그대로의 자기 마음을 글이라는 거울로
들여다보고 성찰하기 위해서.
180쪽
여기서 말하는 진실이란 부정하고 싶을 만큼 부정적인
감정들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것을 말한다. 초라하고, 가난하고, 남루한 '진짜 나'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작업이다. 그걸 가능하게 하는 것은
글을 쓸 때 의식을 항상 내면에 향하게 하는 것이다. 부드럽고 섬세하게 마음의 결을 어루만지며 출렁이는 감정의 파도를 고스란히 온몸으로
맞아야한다. 그리고 가슴이 시키는 울렁거림을 그대로 종이에 옮겨 적는다.
196쪽
어떤 결과물과 최소한의 성과를 얻는 창의력을 위해서는,
역설적이게도 규칙적인 행동이 필요한 것이다. 말하자면 '균형', '성실', '심플'이다. 어떤 '변화'를 위해서는 재미있게도 '변화 없는
생활'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199쪽
글을 쓴다는 것은 단순히 펜을 들고 문자를 적는 게
아니다. 그건 긴긴과정에서의 마무리 단계에 불과하다. 혼자만의 시간을 확복하고, 내면으로 걸어 들어가 끝없이 질문을 던지며 온갖 키워드를
끄집어내는 과정. 글쓰기는 그런 과정이 필요하다. 이게 다가 아니다. 그 과정의 틈틈이 외로움도 괴로움도 견뎌내야 한다. 시간과 체력관리법도
스스로 배우게 된다. 글을 쓰는 사람은 바쁜 일상에서 시간 관리에 성공한 사람이다.
200쪽
글 쓰며 사는 삶은 매일 한 가지를 배우는 삶이기도 하다.
글을 쓰다보면 나의 충동, 편견, 욕망과 마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8쪽
나 역시 그런 노년을 꿈꿔본다. 손주 손녀들에게 읽힐
동화나 동시를 짓고, 지나온 시간을 겸허하게 정리하며 매일매일 글을 쓰는 노년. 운좋게 나눠줄 지식이나 지혜가 있다면 역시 글로 풀어
아랫세대에게 전달하는 작업도 하고 싶다.
211쪽
힘든 시간을 글로 쓰면서 '나는 혹시 고통을 즐기는
사디스트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봤다. 덮어두고 살면 그만인데 굳이 들춰내어 상처를 들쑤시는 자신이 못마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작업은
탁월했다. 손끝에 박힌 가시도 가만두면 신경을 건드리고 문제를 일으킨다. 아주 작은 심리적 문제라도 떨쳐내지 않으면 발끝에 대롱대롱 매달려
평생을 따라다닌다.
215쪽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에 앞서 과연 나는 어떤 이유로
글쓰기를 시작하려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자. 그 해답을 들여다보는 시간 역시 글쓰기 과정에 포함된다. 나라는 살마의 속성에 대해 좀 더 이해하려는
시도, 그게 바로 글쓰기의 준비운동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