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책은 도끼다 - 박웅현 인문학 강독회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단숨에 읽을 수 없는 책,
꼭꼭 씹어 먹어야 소화가 잘 되듯,
차근차근 읽어야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한 장 한 장 넘기는 속도가 느리다.

강독회 내용을 책으로 만든 만큼 구어체로 진행된다. 그래서 눈으로 읽어도 부드럽다. 보들한 두부처럼. 그래도 후루룩 마실 수 있는 국은 아니다.

'내가 본 책은 이래. 너도 이렇게 한번 볼래?'
이 책을 보며 느낀 것이다.

막연히 어렵게만 느껴졌던 작품들, 읽지 않았지만 읽고 싶지만 거리감 있었던 작품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읽어보라고 권한다.
책은  자신이 해석하기 나름아닌가.

마지막 장 파우스트 이야기 시작하기 전에 "이옥봉"시인의 이야기도 그렇다. 어려워 보이는 한시 네줄을 이렇게 바꾸어 놓는다.

온다며
꽃 지잖아
새는 우는데
화장은 왜 한대?

315쪽
자는 모든 사람에게 각자의 [파우스트]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박웅현의 [파우스트]를 들으시고, 저마다의 [파우스트]가 생겨나길 바랍니다. 이 강독은 샘플일 뿐이죠.
 제 독법을 소개하는 것입니다. 그걸 염두에 두셨으면 합니다.

57쪽
짧은 길을 긴 시간을 들여 여행한 사람은 경험상 행복한 사람입니다.

84쪽
그런데 이 욕망은 사유의 창을 통해 들여다볼 수 있어요. 사유라는 게 사실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스마투폰을 끄고, 접속을 멈추고 그저 가만히 있는 겁니다. 이런 노풋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여기저기서 너 노풋하면 지는 거야, 뒤처지는 거야 하면서 아우성이죠.
 법정스님께서 말씀하셨으어요. 지식은 밖에서 들어오지만 지혜는 안에서 우러나온다고요.
사유하는 시간을 갖지 않으면 내 안에서 자생적으로 우러나오는 것들을 못 건져냅니다.
 그냥 잠깐이라도 가만히 앉아 있어 보세요.
복잡한 생각들이 한결 정리가 돼요.
사유하는 거죠.
사유는 그래서 중요합니다.

85쪽
 행복에 대해 연구하고 강의하는 서울대학교 심리학과의 최인철 교수는 행복해지기 위한 조건을 '행복의 4F'로 정리했습니다. 4F는 가족Family과 친구Friend, 성취감을 주는 활동Fulfilling activities, 그리고 우리 마음의 자세 혹은 관점이라고 할 수 있는 프레임Frame입니다.
 이중 앞의 두 가지, 가족과 친구를 생각해보세요.
 지금 우리에게 가족이나 친구가 중요한가요?
대학을 가기 위한 입시공부 때문에 가족여행도 미뤄야 하는 게 현실이잖아요.
내 스펙 관리를 위해서 친구와의 우정 따위는 뒤로 미루게 되잖아요. 요즘 말로 표현하자면 '헬조선'이 된 거죠.
지금의 대한민국이 '헬조선'이 된 여러 요인들 중 구조적인 이유도 엄청납니다. 고쳐야 하죠.
 그런데 구조적인 부분만 고쳐서는 개인의 불행이 해결되지는 않을 겁니다. 태도를 바꾸는 것도 매우 중요하죠.

목표가 곧 인생의 목적이고 꿈이라고 착각하는 세상

수행은 늘 깨어 있는 삶을 사는 일이다.
깨어 있다는 것은 늘 자신을 성찰하고 생각을 높이며 끊임없이 성숙시키는 것이다.
성찰은 자신이 서 있는 자리를 살피는 것이다.
사색은 사물과 일에서 참되고 깊은 의미를 찾는 일이다.

88쪽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것들을 온전히 '느끼며'사는 것이 아닐까.
아무리 크고 비싼 집과 재물을 갖고 있고,
권력과 명예를 갖고 살아간다 해도 가치 있는 의미있는 느낌을 누리지 못한다면 그 살마은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이 아니다.


104쪽
식사를 준비하고 집을 청소하고 빨래를 하는
일상적 노동을 무시하고서는
훌륭한 삶을 사 수 없다.

108쪽
육체노동이 정신적인 삶을
가로막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은 정반대이다.
육체노동을 할 때만이
지적이고 영적인 삶이 가능하다.

109쪽
우리가 원하는 행복은 이미
모두 주어졌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145쪽
왜 대학에 가고 싶지?
왜 돈을 벌고 싶지?
왜 결혼을 하지?
왜 아이를 낳고 싶지?
이런 질문 없이 무조건 대학에 가고, 돈을 벌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습니다.
안 물어봐요.
아니, 묻긴 묻죠. 자기 자신이 아닌 부모님, 선생님, 주변의 성공한 사람들에게 묻죠. 내가 왜 공부를 하는 건지 스스로에게는 묻지 않습니다.

182쪽
일반적인 여행서는 대상에 대한 객관을 담습니다. 기차표가 얼마이고, 맛집이 어디에 있고 하는 식의 객관적인 사실들을 알려줍니다. 그런데 카잔차키스의 기행문은 '대상에 대한 저자의 사색'이 주제가 됩니다. 이 사람 외에는 건져 올릴 수 없는 것들이죠.
오늘 소개해드릴 기행문들을 읽을 때에는 그것을 발견하려는 자세가 있어야 합니다.

카잔차키스의 기행문은 '어떻게 삶을 대할 것인가?'라는 한 가지 방향으로 흐릅니다. 그는 온몸이 촉수인 사람으로 살고 싶었습니다.
순간순간 예민하고 싶어 했죠.
그 순간에 온전하고 싶었던 겁니다.

188쪽
보고 듣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서둘러서는 안 된다.
서두르면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아무 것도 듣지 못할 것이다.

210쪽
순간이 온전하기 위해서는
그 순간이 완벽해야 한다.
부족함이 없어야 하고 바라는 게 없어야 한다.
모든 희망의 극복이 필요하다.

267쪽
반가운 월요일
너무 긴 휴가.
먹기 싫은 술
하기 쉬운 다이어트
말 잘 듣는 고양이
안 무서운 아내
빈틈없는 남편
만만한 인생.

제가 생각하는,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그리고 이번 강독을 준비하며 한 줄을 추가했죠.

그 후로 오랫동안 행복하게.

이런 건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나 가능한 일이죠.
그 이야기들은 한 사람의 삶을 하나의 창으로만 보니까요.
그래서 실제의 삶보다 훨씬 근사해보이도록 만듭니다.
그러나 인생이라는 집에는 창이 여러 개 달려 있습니다.
어떤 창으로는 꺠끗하게 정돈된 거실이 보이지만, 또 어떤 창으로는 지저분하고 정리 안된 방도 보이죠.
우리의 삶은 드라마 같지 않아요.
서두가 길었는데 [콜레라 시대의 사랑]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현실의 우리처럼 여러 가지 창을 가지고 삽니다. 하나의 창으로 아름다운 모습만 보여주지 않아요. 그래서 더 매력 있습니다

279쪽
어는 라 밤 사람은 사랑 없이도 행복해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랑과 싸우면서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비밀을 깨닫고 그녀는 경악하며 산책길에서 되돌아왔다.

334쪽
진심으로 느끼질 못한다면, 사람들을 사로잡진 못하리라.

똑같은 시간이 주어진다면,

여러 권 책을 한 번만 읽고 넘기는 것보다

한 권 책을 깊게 꼭꼭 씹어 여러번 읽는 것이 어떠냐고

이야기하는 책이다.

일요일이면 EBS라디오를 듣는다.
지난해 방송했던 <비숍살인사건>.
분명 들었었는데 또 새롭다.

다른 책들도 마찬가지다.
어떨 땐, 내가 읽었던 책인 줄 모르고 다시 읽게되는 수도.

자신만의 독서법을 가져보라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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