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그리고 엄마
마야 안젤루 지음, 이은선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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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가 이렇게 흡입력있을 수 있을까.

제목만 봤을 때는 조용한 에세이인줄 알았다.
여행을 갔다온 후, 잠들기 전 살짝만 읽고 자야지 했던 책에 빠져들어서 약 1/5가량만 남기고 다 읽어버렸다.

일반적인 엄마와 딸 이야기라면
이렇게 빨려들진 않았겠지.


 

 


마야 안젤루가 누굴까 했는데, 오프라 윈프리와 함께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흑인 여성 중 한 명으로 꼽힌다고 한다.


1928년 출생이다. 흑인으로 그 시대에 미국에서 살아가는 것이 어떠한지는 책을 읽으면서 간접적으로 알게되었다.

책의 앞부분만 봤을 때는 과연 작가가 엄마와 정말 마음을 나누고 살 수 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처참하다.

2014년 5월에 세상을 떠난 그녀, 이 책은 2013년 마지막으로 발표한 에세이라고 한다.

 

 


처음 책장을 펼쳤을 때 나오는 글.
무슨 말일까 했는데,
책을 다 읽은 지금은 가슴으로 와닿는다.


한 여자의 일생이 이렇게 파란만장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릇이 큰 사람이 되려면
그 그릇이 얼마나 단단한지 시험을 거쳐야 하는 것일까.

그녀가 어릴적 부모님은 이혼한다. 7살때 성폭행을 당하고, 그 일로 말을 잃는다. 유일한 기둥인 그녀의 오빠가 삶의 기둥이었다. 할머니 밑에서 자라던 남매가 엄마에게 돌아온다.

처음에는 엄마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그녀.

새어버지와, 엄마와 삶을 받아들이기 시작할 무렵, 단 한번의 만남으로 아이를 갖게 된다.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를 탓하지 않는다.

아이 엄마로 사는 삶을 받아들일 수 있게 도와준다.


그녀 말처럼, 그녀의 엄마가 있기에 마야 안젤루가 있다.


 

 

 


그녀는 일기를 썼던 것일까.

자신의 삶을 이리도 세세히 잘 기억할 수 있을까.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 기억들을 잘 묘사하고 있다.
이상하게도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엄마라는 역할은
아이가 막 태어났을 때 기저귀갈아주고
밥 먹여주고 행여나 다칠까 돌보고
하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걸 알려준다.


어릴 적
자신의 아이를 돌보지 못했어도
엄마로서 훌륭히 열학을 해냈던 마야 안젤루의 엄마. 비비언 백스터여사.

 

 

 


딸아이가 힘들어하면
언제든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준다.

언젠가 그녀의 남자친구에게 폭행당하고 감금당했을 때 엄마가 그녀를 구해냈던 것처럼.

부모자식간에는 어릴적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는 것이 아니다.
커서도 아이가 성공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내 곁에 어머니가 있다는 사실 그자체였다.
어머니는 기둥처럼 나를 지탱하고 있었다.
그것이 어머니의 역할이다.
나는 그 사실을 그때 피부로 실감했고, 왜 어머니가 정말 중요하다고 하는지 처음으로 깨달았다.

 

이번 여행에서
"나는 어떤 엄마인가?"라는 질문이 마음을 많이 괴롭혔다.


그러한 즈음에
이 책을 만난 나는 참으로 책운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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