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진짜 일본이다 - 유정래의 신일본론
유정래 지음 / 세나북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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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입견.

이 책을 다 읽고 덮은 후, 선명하게 떠오른 단어다.

그 동안 일본에 대해 강한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느낌과 사실은 다르다. 제대로 알지 않고, 의견을 갖는다는 건 선입견에 갖힌 것이다.


 책은 다섯개 챕터로 나뉜다. 1961년생인 저자는 우리 부모님 세대보다 10년 정도 젊으시다. 30대 중반에 일본 유학길에 올라 16년 일본 생활하며 중년이 되었다.

저자가 직접 겪은 일본이 책 속에 녹아있다. 마스다 미리, 에쿠니 가오리 등 일본 문학에서 느낀 일본과 현실 세계에서 일본은 차이가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일본에 대해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만큼 그들도 우리를 싫어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더 잘 보인다. 한국사람 입장에서 "일본"만 생각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우리 나라에 와서 살고 있는 외국인의 시각으로 우리나라에 대해 쓴 책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p.288

 대학원 때 부전공 교수님께서 사석에서 한잔 할 때 "유상의 글의 장점은 뭔지 아세요? 바로 글에 아부성이 없다는 점입니다. 글이 솔직하고 객관적입니다. 그 점을 살리시기 바랍니다. 학장님 말씀처럼 반일을 할 목적이나 일본을 나쁘게 말하려는 글을 쓰려고 하지 않았다. 부전공 교수님 말슴처럼 한국이든 인본이든 아부 없이 내가 보고 느낀 것을 솔직하고 객관적으로 전달하려고 했다.


이 책의 큰 장점이다.

 남편과 일본 TV에 대해 살짝 이야기한 적 있다.

"연기가 너무 어색하지 않아? 아이돌 그룹들도 우리 나라가 훨씬 나은거 같아."


그건 우리 기준이었다.

일본 사람들은 어색한 연기를, 아이돌 그룹이 실수하는 모습을 좋아한다.


p.248

 일본 드라마에는 연기가 서툰 배우가 많다. 연기도 애들이 교회나 학예회서 발표하는 수준인 배우가 수두룩하다. 그런데 이게 일본에서 먹힌다. 좀 어리숙하고 실수를 해야 좋아한다. 일본 사람들은 그게 인간답다며 응원을 보낸다. 그런 점을 보면 우리의 시각으로만 일본 연예인을 평가하면 안 될 것 같다.


p.254

 일본 사람들은 정말 노래를 적당히 못 하고 실수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좋아한다. 인간미가 있기 때문이란다.



책을 읽다가 일본인들이 우리 나라 사람들을 무시하는 모습에서는 정말 화가 났다. 하지만 우리는 스스로 제살 깎아먹는 경우도 몇몇 나와 있었다. 똘똘 뭉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더 잘 살기 위해서 우리 민족끼리 해를 가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중국에서도 한국사람이 제일 무섭다하지 않는가.


나에게도 타인에게도 객관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p.33

일본 사람들은 지금도 마음을 쇄국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외국인은 다 나가라!"라고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일종의 섬나라 사람근성이다. 외국인들이 들어오면 귀찮고 성가신 일이 많이 생겨 싫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자기들끼리만 평화롭게 살겠다는 것이다.

 일본의 세대교체는 우리에게 있어서도 바람직하다. 그러나 어쩌랴! 이에는 시간이 걸린다. 일본은 지금 세계 최고의 장수국이기 때문이다. 일본이 선진국이기는 하다. 그러나 우리는 선진국이 모두 침략국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선진국을 부러워하며 그를 따라가기 위한 노력만 했다. 그러나 선진국이 파라다이스는 아니다.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 부를 탈취해서 선진국이 되기보다는 인간미 넘치는 삶을 사는 개발도상국이 나을 수도 있다.


p.67

 한번은 한국에 갔을 때 술좌석에서 우리도 잘못된 역사를 반성하자고 했더니 친구 부인이 "어머, 일본에 오래 사시더니 친일파가 되었네요."라고 말했다. 그 말은 오해다. 나는 일본에 오래 살았지만 한일관계를 객관적으로 보고 싶다. 우리 나라에만 있으면 한일관계에 대해서 '우물 안의 개구리'같은 평가를 하기 쉽다. 그래서 일본에 있을 때 일본인의 생각을 연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나아가서 국제정세에 대해서 올바로 알려면 다른 여러 나라에도 다녀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p.187

 종군 위안부 문제가 나오자 어떤 일본 친구가 "왜 한국사람들은 전에 다 해결했는데 또 들고 나오죠? 이는 교통사고에서 합의금을 주고 보상을 끝냈는데 몇십 년 지난 후에 후유증이 생겼으니 돈을 더 달라고 하는 것과 같잖아요?"라고 말했다. 나는 대답을 못 했다.

 한·일회담은 김·오히라 메모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군사독재 정권이었지만 일단 우리 정부의 대표가 사인했으니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나는 할 말이 없었다. 이제는 민각적으로 국제적인 인권문제 단체 등에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사과는 뒷전이고 이도 트집을 잡는다. 가령 위안부 소녀 동상을 무조건 철거하라는 식이다.

 '못되면 조상 탓'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조상을 원망해서는 안 된다.

이제 와서 원망한다고 무슨 소용이 있겠나? 알고 반성하여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조상의 한 일에 대한 책임 또한 우리 후손이 감수하고 질 수밖에 없다.


오늘 아침 뉴스에서 국가 부채와 국가 채무를 구분하는 내용이 나왔다. 국가부채는 이미 4,800조를 넘어섰고 국가채무도 2019년에는 800조를 웃돌것 이라고 한다.


경제적으로 자립하면 당당할 수 있다.

하지만 경제적인 부분이 허약하면 기댈 수 밖에 없다. 아쉬운 소리를 할 수 밖에 없다.


일본에 대한 책이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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