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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쭈물 하다가 ㅣ 푸른숲 새싹 도서관 13
베르나르 프리오 지음, 박상은 옮김, 오렐리 귀에레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제목과 그림을 보고 내용이 무척 궁금했던 그림책이다. 아이는 분홍색 생명체와 뭘하고 있는 걸까?
놀고 있던 아이를 오라고 해서 그림책을 펼쳤다. 요즘 아이는 유치원에 책을 들고 가려고 한다. 유치원 수업 시작 전에 책 소개하는 시간이 있는데 내용을 요약해서 아이가 친구들에게 이야기해준다. 이제 가나다를 더듬더듬 읽는 아이라, 그림으로 내용을 외워서 간다.
이 책도 좋아했다. 아마도 아이의 캐릭터와 분홍지렁이가 인상깊어서가 아닐까?

작가 베르나르 피리오는 작가가 되기 전에는 문학을 가르쳤다. 지금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글쓰기에 열중하고 있다.
빅토르는 이 책의 주인공이다. 빅토르의 아빠는 큰 회사 사장이다. 과시욕이 있는 분이신가보다. 회사직원들을 집으로 초대해서 밥을 먹었다. 아들은 그 자리에 어색하게 끼여있었다. 빅토르는 따분했다.

부엌에 샐러드를 가지러갔다가 재미있는 생각을 떠올렸다. 샐러드 그릇에 새우가 있었는데 지렁이가 생각난 것이다. 낚시할 때 쓰는 지렁들이 마침 냉장고에 있었다. 빅토르는 샐러드 그릇에 분홍빛 지렁이들을 한마리씩 넣었다.
아빠는 이야기에 심취해서 포크에 지렁이가 있는지도 모르고 샐러드를 먹었다.

비서 뒤퐁 아주머니는 지렁이를 보고 당황하고 눈이 휘둥그래졌다. 결국 칼끝으로 지렁이를 튕겨버렸다. 회계 담당 르샹수 아저씨는 지렁이를 보고 얼굴을 찌푸리더니 양상추로 말아서 꿀꺽 삼켜버렸다. 판매담당 테리에 아저씨는 지렁이를 보자마자 딸꾹질을 했다. 결국 눈을 질끈 감고 먹어버렸다.

빅토르는 그 모습들을 지켜보면서 즐거워하다가 결국 아빠에게 혼났다. 다른 손님들은 다 먹었는데 왜 안먹고 있냐며, 빅토르는 그제서야 자기 그릇에도 지렁이를 넣었다는 사실을 깨닫았다. 빅토리도 지렁이까지 꿀꺽 삼켜야 했다.
다른 사람에게 치려던 장난이었는데, 결국 나에게로 돌아왔다. 누군가에게 손가락질하면 나머지 네 손가락은 나를 가르키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책의 맨 뒷장에는 "솔직하고 당당하게 말해요! 우물쭈물하다가 큰일난대요!"라고 적혀있다.
회사 사장님댁에서 식사하는 자리니 샐러드 그릇에 지렁이가 있어도 어른들은 말하지 못했다. 그 중 한 명이라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면, 나머지 사람들도 억지로 먹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누구든 살면서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성격에 따라서 그런 상황이 많아지면 마음 속에 뭔가 응어리가 생기기도 할 것이다. 아마도 대한민국 결혼한 며느리들은 상당수가 그렇지 않을까?
그림책을 보다 너무 멀리갔다보다. 아무튼 아이도, 엄마도 좋았던 그림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