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우리는 돌아눕기 시작했다 - 사랑과 결혼, 그리고 헤어짐에 관한 위험한 인터뷰
데이나 애덤 샤피로 지음, 이영래 옮김 / 중앙M&B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성공하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실패하는 이유는 제각각이다. 결혼도 그렇다. 결혼생활을 잘 유지하는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헤어지는 이유는 제각각이다. 실패하는 다양한 이유를 알면 최소한 내가 실패하는 걸 피할 수 있지는 않을까?

직업이 플래너다 보니, 결혼하기 전 가장 좋은 모습의 커플들을 보게된다. 몇몇 커플은 넘 이쁘다.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옆에 있는 내가 저절로 웃음이 난다. 하지만 어떤 커플은 티격태격한다. 사실 그 커플의 앞으로 30년이 걱정되는 경우도 있다.

둘이 아무리 좋아도 여러가지 여건들이 맞지 않으면 싸움의 씨앗이 된다. 작은 틈새는 점점 더 벌어지기 시작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말이다. 분명 내가 사랑했던 사람인데, 점점 내가 알던 그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되어간다.

우리는 '이 사람'이어서 결혼을 결심하지만

우리는 이 사람 '때문에' 이혼을 결심한다.

이 책은 결혼 안한 싱글 남자가 쓴 책이다. 자신이 왜 결혼하지 않았는지 그 근거를 찾기 위해 4년에 걸쳐 이혼 경험이 있는 수백 명의 사람들을 찾아가 인터뷰를 한다. 성공보다는 실패로부터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데이나 애덤 샤피로로 괴자 다큐멘터리 감독이다.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 결혼이 잘못된 이유와 현명한 결혼생활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했다.

p.34

별것 아닌 걸로 속을 태우지 말라고 하는 사람에게는 할 말이 좀 있다. 그 말은 형편없는 조언이다. 그렇게 된다면 가식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우리는 근본적으로 어느 정도는 스스로를 짜증스럽게 만드는 존재다. 그렇다면 나를 괴롭히는 어떤 것이 나타났을 때는 그것을 이야기 해야 한다. 단 좋게 말이다. 필라델피아 출신의 어떤 사람은 내게 "인정하되, 비난하지 마십시오."라고 말했다. 말썽은 늘 작은 것에서 일어난다. 당시에는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이런 작은 환멸들이 결국 슬금슬금 다가와서 당신의 목을 조르는 것이다. 종이에 벤 것도 수천 번이 더해지면 등에 칼을 맞은 것만큼의 상처가 된다. 이것이 더 흔한 위험이다.

p.35

정직함이 최대의 찬사라는 점이다. 누군가의 반쪽이 될 수 있으려면 당신은 전적으로, 분명히 당신 자신이 되어야 한다.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 당신의 DNA를 속이거나 당신 자신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또 누구도 당신을 위해서 그렇게 할 수 없다. 용감한 얼굴을 가장하는 용기가 아니라 그저 가면일 뿐이다. 우리에겐 약한 모습을 드러낼 배짱이 있어야 한다.

p.40

<뉴욕타임스>지에 "행복한 결혼은 '나를 중심에 두는' 결혼"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린 적이 있어요. 정말 적절한 얘기라고 생각했죠. '나를 중심에 두는'결혼은 "이것이 나다. 그리고 난 이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결혼이에요. 두 사람이 숨기는 것이 전혀 없고, 함께 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힘을 모으는 그런 결혼 말이에요. 배우자에게 그들의 관계 이외의 삶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 오히려 그때부터 모든 것을 다시 자신들의 관계 쪽으로 돌릴 수 있어요. 벤다이어그램과 비슷해요. 중심부가 맞물려 있는 적절하고 지속 가능한 벤다이어그램말이죠.

p.51

일생 동안 세 명의 파트너가 필요하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어요. 젊을 때는 성(性)의 문을 열어주는 멘토와 같은 사람이 필요하고, 다음에는 아이들의 아버지가, 그리고 아이들이 다 자라서 집을 떠날 떄가 되면 진정으로 마음을 통하는 동반자가 필요한 거죠. 제가 그리고 있는 것도 그런 상대예요.

p.69

과거 두 번의 결혼 생활에는 없었지만 지금 제 결혼에는 있는 것을 꼽으라면 존중하는 마음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과거에는 상대에게 연민을 느꼈고 화해도 했지만 존중하는 마음은 없었습니다. 그들도 저를 존중해주지 않았고요. 그런데 그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당신이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의 경우는, 너저분하고 복잡한 일상을 견뎌나갈 수 있을 만큼 당신을 존중해주는 사람, 당신에게 솔직한 사람을 찾는 것입니다.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일입니다.

p.91

한 번은 지금의 남편이 카드를 준 적이 있어요. 카드 겉면에는 "당신은 나를 응석받이로 만들어."라고, 안쪽에는 "난 그런 사람이 좋아."라고 쓰여 있었어요. 나는 연애란 서로를 응석받이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상대를 치켜세워서 특별하다는 느낌을 받게 하는 그런 것 말이에요. 그러기 위해서는 꼭 꽃이나 다이아몬드가 필요한 건 아니에요. 그런 것보다는 태도의 문제죠. 저는 건전한 결혼을 위해선 무엇보다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p.101

20대에 앨리슨을 만났더라면 이런 관계로 진전되지 못했을 겁니다. 그녀를 존중하는 방법을 알만큼 성숙하지 못했으니까요. '숙녀에게 차 문을 열어주는'식의 존중이 아니라 그녀의 감정과 정서를 알고 그녀가 상처 입거나 불안해하거나 소외감을 느끼지 않게 하는 그런 의미의 존중말입니다. 에바에게는 그렇게 해주지 못했습니다. 지금의 저는 예전처럼 이기적이거나 자기중심적이지 않습니다.

p.129

- 타협이 얼마나 필요한 걸까요?

아주 많이 필요하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려면 나 자신을 온전히 주어야 해. 각자가 상대에게 그렇게 많은 것을 주고 싶게 해야 하는 거야. 그러지 못한다면 다 쓸데없는 짓이야. 남자가 골프를 친다면 아내도 골프를 배워야 해. 그러지 않으면 남편 혼자 내내 골프장에 있게 될테니까.

p.133

- '자신에게만 집중하라.'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요?

정말 눈을 뜨고 싶다면 자신의 행동을 올바로 판단하고 상대가 무엇을 하는지 곱씹는 일은 멈추어야 합니다. 그것이 비결입니다. 10년간의 부부 치료로 배울 수 있는 것이 이 말 안에 다 들어 있습니다.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또 무엇을 하지 않는지, 왜 돕는지, 왜 돕지 않는지, 누구와 데이트를 하는지...... 무엇이든 거기에 집중하는 순간 미칠 듯이 화가 나기 시작합니다.

p.236

-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 그런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정체성의 융화와 정체성의 상실 사이의 차이 말입니다.

지금과 같은 시대에 상대를 자기 마음대로 조종하려 하는 것은 재앙으로 가는 지름길이 됩니다. 어느 정도는 자율적이어야 합니다. 상대가 그 자리에 없으면 당신은 아무것도 아니라거나 당신이 망가질 것이라는 느낌을 받게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서로를 지지하고, 서로에게 의지하고, 서로를 사랑하면서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소유하려 해서는 안 되죠.

p.242

- 아내와 적절하게, 생산적으로 싸우는 방법에 대해 조언해주시겠습니까?

지나치게 잘난 척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감정에 책임을 지세요. 스스로의 감정에 대해서 말이에요. 부부간에는 자신의 문제를 상대에게 전가시키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건 정말 안 좋은 일입니다.

p279

새어머니는 결혼에 대한 이런저런 말들을 해주셨어요. 처음에 들었을 때는 완전히 웃기는 소리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결혼 생활을 하면 할수록 그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들어요. "항상 너만 옳다는 생각을 버린다면 결혼 생활도 할 수 있다." 라는 말도 있었고 "결혼은 50대 50의 절충이 아니라 100퍼센트의 절충이다. 어떤 사람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완벽하게 얻지 못한다." 라는 말도 있었어요.

냉소적이고 부정적으로 들리기는 하지만 '사랑이 모든 것을 지배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과연 결혼을 해본 적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비결의 90퍼센트는 헌신이에요. 어떤 문제가 있더라도, 성생활 문제든, 돈 문제든, 두 살마의 의견이 반영되고 상대방의 행복도 자신의 행복만큼(더 많이는 아니더라도) 중시되는 해법을 만들어내는 데 두 사람이 헌신해야 하죠. 이론적으로는 쉽지만 실천하기는 정말 어려워요. 나이가 어릴수록 특히 더요.

작가가 미국인이다. 그래서 미국에서 부부관계는 두 사람 사이 관계에 집중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나라에 이런 책이 있다면 아마 시댁, 친정이야기가 85% 정도 차지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난도 대물림이고, 생각도 대물림이다. 시댁과 친정의 밀착도가 높은 우리 나라는 부부 문제 중 상당 부분이 양가 집안과 관련있을 것이다.

[어느 날 우리는 돌아눕기 시작했다] 이 책 인터뷰 대상자들은 이혼남녀들이다. 그래서 자신의 문제를 돌아보고 그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었다. 아무리 미국이라도 아직 진행중인 사람들은 자신의 문제를 잘 파악할 수 있을까?

하물며 우리나라는, 이런 책이 나올 가망성이 있을까? 생각해본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중요한 우리 사회에서는 자신의 진짜 문제를 드러내가 두려워한다. 아니면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진짜 파악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을 수도 있다.

결혼은 우리 생활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 한다. 누군가에게는 전부일 수 있다. 두 사람이 만나 부부가 된다. 눈 앞에 상대가 전부가 아니다. 상대의 눈에 보이는 나 자신도 중요하다.

결혼을 생각하거나, 결혼 했다면 상대보다 자기 자신에 대해 더 생각하는 것이 행복해지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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