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이 아니라도 괜찮아! 푸른숲 새싹 도서관 3
잭 갠토스 지음, 니콜 루벨 그림, 박수현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일등! 꼭 해야하는걸까? 사실 피곤하다. 일등 해야만 하는 부담감을 가진 자기 자신도, 그 모습을 지켜보는 주변사람들도 그렇다. 주변 사람들의 시기와 질투를 감당한 담대함이 필요하고 자기 자신만의 길을 걸어갈 뚝심도 필요하다.

일등보다 우리는 사람이 필요한건 아닐까? 내 아이에게 해주고픈 말이다. 그래서 제목이 마음이 쏙 들었다.

경상도 사투리로 '애살'이라는 것이 있다. 음, 굳이 풀어서 이야기하자면 열심히 하고자 하는 마음 정도다. 친한 친구가 서울시 공무원이 되어서 고향인 부산을 떠나서 서울에서 살게 되었다. 이번 여름에 친정에 내려와서 나를 만난 후 한 말이다.

"애살에 맞는 표준어를 찾아봤는데, 없는 것 같아. 애살은 애살이야."

주변에서 누군가 이야기하지 않아도 애살이 많은 아이들이 있을 것이다. 내 딸이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면 부모가 뭘 해줘야 할까?

나름 내린 결론은 다양한 삶의 단면들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은 굳이 공부가 다가 아니라는 것을, 1등하는 것이, 최고가 되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 아이가 다섯살인 시점이 이 책은 적절하다.


딸아이가 좋아하는 랠프가 나온다. 몇 권 책을 통해서 친근해진 캐릭터라서 책을 읽어주면 더 몰입한다.


예전 랠프시리즈와 다른 점이 있다.

첫째, 책 크기가 달라졌다. 전에는 가로세로 크기가 비슷한 그림책이었다면 이번에는 세로가 더 길고 크기가 작아졌다.

둘째, 글밥이 더 많아졌다.

셋째, 랠프가 캐릭터의 변화가 있다. 예전에는 그저 말썽만 피웠다면, 이번 책에서는 뭔가를 하고 싶어한다.


랠프는 고양이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어한다. 사촌인 퍼시는 노래도 잘부르고 시도 잘 짓고, 마술도 한다.


랠프는 노래도 못하고 혈통도 좋지 않았다. 사라는 랠프에게 진짜 네 모습을 보여주라고 한다. 랠프는 깨닫는다.

'나답게 행동하는게 제일 멋진거야!'


랠프가 제일 잘하는 것은 못된 장난이다.

고양이 대회 최우수상은 퍼시가 차지 했지만 랠프는 '개성만점'상을 받는다. 퍼시보다 트로피가 더 크다.

대회에 맞추어 열심히 연습한 퍼시, 물론 그의 노력도 가상하다. 하지만 자신만의 가치를 깨닫은 랠프를 더 크게 부각시킨다.

'나는 왜 노래를 못부를까?'

'나는 왜 그림을 못그릴까?'

고민할 필요가 없다. 하늘은 개개인에게 재능 한가지씩을 부여했다. 그것을 찾는 것은 본인의 몫이다. 우리는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전공을 선택하면 끝인줄 안다. 하지만 19살, 그 시절에 인생을 결정하기엔 너무 이르지 않은가?

언제든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주부도 그렇다. 아이를 낳았다고 집에만 있어야하는 이유가 있는가?

지금 회사를 다닌다고 꼭 그 일만 해라는 법이 있는가?

나는 지금 일에 만족한다. 돌고 돌아서 자리를 찾았다. 모든 이들에게 각자에 맞는 자리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찾을 것이다.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해본 사람만이 주변에 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아이의 재능을 찾아서 계발시켜주고 싶다면, 엄마인 내 재능부터 찾아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