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랠프가 나타났다! - 사고뭉치 랠프 1 ㅣ 푸른숲 그림책 13
잭 갠토스 글, 니콜 루벨 그림, 박수현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황당 -> 측은 -> 부러움
아이에게 읽어주기 전에 먼저 읽었다. 책을 읽으며 내가 느낀 감정의 변화를 나열했다. 랠프라는 주인공은 표지에 보이는 빨간 고양이다. 그냥 보기만 해도 보통이 아닌 듯하다. 날카로운 손발톱과 이빨 심지어 눈까지 뽀죡하게 생겼다. 생긴 것에서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는 말도 있으니 이 고양이는 필시 고분고분하지는 않을 것이다. 반면에 오리가 그려진 노란원피스 여자아이는 훨씬 부드러워 보인다. 물론 화가 나고 못마땅한 표정이긴 하다. 그럼 어떤 내용인지 볼까?

노란 원피스 아이는 사라다. 랠프는 사라네 집 고양이이다. 랠프는 평소에 못된 장난을 많이 친다. 사라뿐 아니라 사라의 아빠, 엄마도 랠프 때문에 화가 난 적이 있다. 어느 날 저녁 사라네 가족은 랠프와 함께 서커스를 보러 갔다.

그곳에서도 못된 장난은 이어진다. 화가 난 사라네 가족은 랠프르 두고 와버렸다. 랠프는 그 동안 사라네 집에서 편안하게 지냈다. 하지만 서커스단에 남겨지면서 고생이 시작된다. 가정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서 사회에 진입하는 순간이다. 일단 서커스단장은 가족이 아니다. 랠프를 가족이 아니라 하나의 대상으로 판단한다. 다른 동물들도 랠프르 괴롭힌다. 늘 있던 곳에서는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없다. 랠프도 그랬다. 못된 장난을 쳐도 사라네 가족이 받아주니, 울타리가 되어주니 얼마나 소중한지 몰랐던 것이다.

랠프는 결국 서커스단에서 도망친다. 그리고 거리를 전전하며 쓰레기통을 뒤기가도 한다.

결국 사라는 랠프를 만나게 되고 랠프는 집으로 가게 된다.

마지막장에 반전이 있다. 랠프의 못된 성격은 변하지 않는다. 아무리 큰 어려움을 겪어도 본성은 변하지 않는가보다. 사실 그 부분이 부럽기도 했다. 그것이 좋든 나쁘든 자기 만의 고유한 뭔가를 잃어버리지 않는다는 것.
현대 사회에서는 특히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가면 쓰기를 강요받는다. 서비스 노동자의 경우는 더 심하다. 내가 기분이 좋지 않아도 "안녕하세요. 고객님." 웃어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다. 어떤 경우에는 가족에게도 이해받지 못한다. 그런 면에서 랠프는 행운이다. 자신을 이해해주는 가족이 있으니 고유의 본질까지는 변화하지 않아도 된다. 그 점이 부럽다. 물론 그림책 속 이야기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