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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자 : 주진우의 정통시사활극
주진우 지음 / 푸른숲 / 2012년 3월
평점 :

전통시사주간지 <시사IN>기자다. 나꼼수를 들어본 분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으리라. 그는 어렸을 때부터 모범생이 아니라고 고백한다. 힘 좀 있다고 약자 앞에 으스대로 강자에게 비불한 모습이 보기 싫었다고 한다. 그의 기사는 약자의 시선에서 세상을 본다. 그는 힘 있고 권력 있는 자들이 법을 우습게 여기고 기존점을 넘으면 돌팔매질을 한다고 한다.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 깨지고 쓰러지더라도 그는 그 길을 갈 것이다.
[닥치고 정치]는 앞 부분을 읽다가 책을 덮었다. 나와 맞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은 내 생각을 바꾸어놓았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내 모습이 부끄러웠다. 선거전에 한번 읽고, 이번 주에 한번 읽었다. 처음에는 모든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만큼 내가 무지했을 것이다. 두 번째 읽으니, 이제야 비로소 모든 글자들이 머릿속으로 들어온다. 다시 읽어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 문장은 사실을 담고 있고, 문체는 명쾌했다. 그가 기자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설득력 있는 문장이라는 뜻이다.
이 책을 통해 유영철 사건을 다시 보게 되었다. 삼성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졌으며, 종교의 베일이 벗겨졌다. 현실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받던 신문도 끊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문재인이사장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BBK가 뭔지 알게 되었다.
무엇이 사실인지 알게 되었다.
거짓이 난무하던 세상속에서 산다는 것이 한탄스럽다. 그리고 꼭 책을 통해서만 사실을 알 수 있다는 이 현실이 안타깝다. 진실을 모른다면 우리아이에게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인가. 나를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하다니 지금 정부는 정말 대단하다.
p205 참여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비리는 스케일이 다르다. 참여정부 인사들은 자리에서 물러나면 택시를 타고 다니지만, 이명박 정부 인사들은 자리가 없어도 가사 딸린 대형차를 탄다.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퇴직 후 버스를 타고 다녔다. 건강도 안 좋으신 분이. “ 그냥 이게 편해. 편해”라고 하셨다. 실제로는 돈이 없었다.
p294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고귀한 선물은 인간사랑이다.“
“서생처럼 고집스럽게 밀고 나가되 실천 방법에 대해서는 상인과 같이 유연하라.”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
“용기는 모든 덕 중 최고의 덕이다.”
“사람들이 나쁜 신문을 보지 않고, 또 집회에 나가고 하면 힘이 커진다. 작게는 인터넷이 글을 올리면 도니다. 하다못해 담벼락을 쳐다보고 욕을 할 수도 있다.”
p300 나는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일을 도우면서 독립운동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너무나 고달픈 인생을 살아온 할아버지들을 너무 많이 봤다. 인생이 그리도 안 풀릴 수 있을까? 한 분 한 분이 다 비극의 주인공이었다. 대를 이어 가난하고 못 배우고 다시 가난하고. 악순환의 고리는 강철같이 견고했다. 권력에 붙어먹은 비열하고 이기적인 사람들은 대를 이어 잘 산다. 아이들에게 무엇을 보고 어떻게 살라고 해야 하는가?
p303 아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한다. 좋은 대학교 가서 대단한 일을 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기 인생이 보람차고 남들한테 손가락질 안 받고 가치를 존중하면서 살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얼마 전 생활기록부에 기록할 부모 장래희망란에 “바르고 의로운 멋진 사람”이라고 적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아유, 아들이 멋진 놈이네.” “좋은 사람이네” 이런 얘기를 듣고 살면 행복할 것 같다.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겠다고 남의 눈에서 피눈물을 뽑는 것도, 나처럼 미친놈처럼 뛰어다니는 것도 전혀 추천하고 싶지 않다.
p341 성범죄는 육체는 물론 영혼을 파괴하는 범죄이다. 웬만한 악질이 아니라면 저지를 수 없는 중대한 범죄다. 죄의식이 결여된 인간들이 저지르는 짓이라 벌을 주지 않으면 요행으로 여긴다. 강간으로 교도소에 들어온 죄수 중에서 딱 한 번의 실수로 잡혀온 경우는 거의 없다. ...... 몇 해 전 그 선배가 체포됐다. 안산 발바리로 신문을 큼지막하게 장식했다. 옛날부터 성도착증을 보이더니 원룸을 털고 강간을 일삼는 전국구 범죄자가 된 것이다. 그놈은 어렸을 때부터 많이 걸렸는데 그때마다 아버지가 로비해서 번번이 구해냈다. 결국 큰 범죄자로 만든 꼴이 됐다. 동창은 고등학교 때 강간사건으로 감옥에 갔다 왔다. 이우에는 농사를 지으며 잘 살고 있다.
내 아이 어떻게 키우고 싶은가?
나부터 진실을 알고, 생각을 바로 잡으려면 꼭 읽어야하는 책
[주기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