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주의의 함정
클라우스 베를레 지음, 박규호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표지의 그림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눈에 들어온다. 비를 막으려고 우산을 섰는데 우산 안에서 비가 내리는 격이다.

p320

그리고 알다시피 이 책은 당신의 강점을 잘 인식하는 비법 같은 것을 전수하는 안내서가 아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모든 사람들이 하나 같이 특별한 존재가 되기를 원할 때 자신의 올바른 모습을 찾고 온전히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란 사실이다.

이 책의 3분의 1을 읽을 때까지 저자의 장황한 설명에 넋을 놓고 있었다. 그저 '아, 그렇곤 나 또한 철저하게 완벽주의를 향해 살아왔구나.' 뼈져리게 느꼈다. 학교 다닐 때는 1등을 위해 전과목을 골고루 점수를 잘 받아야 했다. 대학교 때는 취업을 위한 활동들만 추구했다. 연애, 친구, 선배들과 삶에 대한 대화, 여행 등은 시간낭비로 치부했었다.

남들이 인정하고 부러워하는 직장, 공기업직원이 되는 것이 삶의 목표였다. 그런데 정작 앞만 보고 달려서 목적지에 도착하니, 그 목표가 나를 위한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작가는 이러한 사회전반적인 모습을 '획일화의 바다'로 설명하고 있다.

p130

하지만 완벽에 대한 갈증이 거의 비극에 가까운 양상을 띤다는 사실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19세에서 25세 사이의 대학생은 대부분 자신이 어떤 일에 진정한 즐거움을 느끼는지, 정말로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대신 취업시장에서 최대의 기회를 보장해 줄 수 있는 전공을 선택한다. 그것이 자신의 적성에 전혀 맞지 않을 전공일 가능성을 크게 개의치 않는다. 그리고 많은 학생들이 내용보다는 지위와 서열을 선택한다. ...........그 결과 개성은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희미해지고 결국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지만 아무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마스터키 같은 졸업생이 탄생한다.

그 사람들은 또 결혼해서 아이를 이 시대에 최적화 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그 덕에 부유해지는 것은 조기교육업자들이다. 심지어 유치원도 스펙의 첫단계로 인지한다.

p82

그래서 앞서 말했듯이 아버지와 어머니는 마치 회사를 경영하는 기업가처럼 '자녀양육프로젝트'에서 최선의 상품을 찾아내고 비교와 선택을 통해 자신의 투자를 최적화한다.

그러나 조기교육이 아이에게 좋은 효과를 가져오는지, 일찍 시작하면 그 효과가 극대화되는지 밝혀진 연구사례는 없다고 한다.

오히려 1만시간 효과. 한가지에 1만시간을 투자했을 때,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론은 많은 이를 통해서 증명되고 있다.

그 분야가 무엇인지는 부모가 아니라 아이가 선택 해야한다.

인생에 있어 최적화하려는 노력은 여가생활에서도 나타난다. 어디에 여행을 갈 것인가, 선택이 늘어나면서 포기해야하는 것은 많아지고 선택에 대한 행복감도 줄어든다. 개발도상국의 국민들이 삶의 만족도가 높은 이유는 삶이 단순하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삶이 다양해질수록 행복감은 줄어드는 모순된 현실 속에 생활하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면 완벽주의 유혹을 떨쳐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저자는 첫째로 '뭐든 하려면 제대로, 이 정도는 되야지.'라는 이상적인 환상을 버려라고 한다.

둘째로 모든 것에서 항상 최고를 얻어내려고 하지 마라는 것이다.

결국은 선택과 집중. 자신의 약점을 교정하려 하지말고 강정을 강하게 하라고 강조한다.

결론은 여느 자기개발서와 비슷했지만 그 주제를 끌어내는 내용이 신선했다.

내 생활을, 생각을 다른 각도에서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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