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만지다 - 이봉희 교수의 문학치유 카페
이봉희 지음 / 생각속의집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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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아프다고 말하지 못할까?"

표지에 있는 이 한문장은 마음을 파고들었다. 작년 연말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흘렀고, 가슴이 벌렁거렸다. 불안도는 내 생애 최고였을 것이다. 무엇이 나를 그렇게도 괴롭혔던 것일까?

항상 책 속에 답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도 책을 믿었다.

한번은 정독을 하고 두번째는 내가 밑줄 그은 구절들만 다시 훝어 보았다. 한번 봤던 책은 손에 잘 들지 않는 스타일인데, 이 책은 두고두고 읽고 싶어졌다. 사실 필사를 할까라는 생각도 살짝하고 있다.

독서치료는 친숙한 단어이지만 문학치료는 생소했다. 글을 쓰면 왠지 속이 후련해진다는 느낌이 있었다. 느낌으로는 뭔지 감이 왔지만 정식으로 수업에 가서 참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일단은 책을 다시 읽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랠 뿐이다.

가슴에 와닿는 구절이 너무나 많아서 이 공간이 모자랄 정도이다.

 

p27

엘리노어 루즈벨트는 "그 누구도 내가 이미 스스로에게 한 일이 아닌 것을 나에게 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누군가의 비판과 비난에 내가 고통을 받는다면, 그것은 이미 내가 스스로를 비난했기 때문입니다.

....

그 누구도 아닌 내 안에서 나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면의 비판자'라고 합니다. 이 내면의 비판자는 주로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들었던 판단과 비난이 내면화된 것으로 어떤 심리학자들은 이런 내면의 소리를 '비판자부모'라고 말합니다. 비판자부모는 우리 내면에 부정적인 목소리를 만들어내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습니다.

p189

우리는 누군가에게 부탁하는 걸 무척이나 불편해하고 또 미안해합니다. 왜 그럴까요? 아니면 나의 부탁이 그저 부끄러워서일까요?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특히 어린시절)누군가가 나의 욕구를 정당하다고 받아주고 채워준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p191

어린 시절의 자연스런 욕구를 어른들이 채워주지 않았거나 지속적으로 욕구를 제한받고 자라온 아이의 마음속에는 수치심이 내재하게 됩니다. 그것은 단순히 욕구에 대한 수치심으로만 내재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거부당한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자존감마저 상처를 입습니다. 그래서 거절당하는 두려움 때문에 차라리 나의 욕구를 표현하지 않고 참으면서 그렇게 어른이 됩니다. 자신이 진정 원하는게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채 말입니다.

 나에게는 강력한 내면의 비판자가 있다. 지금도 존재하고 가끔씩 양육태도에서도 불쑥불쑥 나온다. 곁에서 지켜보던 동생은 알면서 딸에게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더 나쁘다고 말한다. 그런데 상처받은 내 마음은 어디가서 치유할 수 있단말인가. 엄마이기 이전에 나도 상처받은 딸인터라, 아직은 성숙하지 않은 마음으로 아이를 키우기는 많은 부족함을 느낀다.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는 것은 무척이나 힘들어하는 나는 그 동안 나의 심리가 무엇인지 몰랐다. 이 책의 한구절을 읽고, 나의 깊숙한 곳에 내재된 두려움을 꺼내어보게 되었다.

 

p102

살다보면 종종 공격적인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사랑받지 못한 사람들은 대개 공격적이기 쉽습니다. 말투나 행동에 상대에 대한 배려가 없어서(배려받지 못하고 자랐으므로) 나쁜 의도가 없는데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곤합니다. 그런데도 자신은 전혀 알아채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또 스스로 상처를 입습니다. "왜 사람들은 나를 싫어할까?"하며 이유를 모른채 아파합니다.

 주변에 보면 어딜가나 싸움을 몰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 항상 주변사람들에게 화를 내고, 기분을 나쁘게 만드는데 천부적인 재능이 있었다. 그 사람이 가족이라도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나니 그들의 마음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그들도 아픈 것이다. 그 아픔을 가리기 위해 더 공격적으로 변하고 생활화되어버린 것이다. 그 사람들이 낳은 자식들도 상처로 물어어가서 또 하나의 아픔을 안고 어른으로 성장해간다.

 알고보면 모두 마음 아픈일들이다. 가난도 대물림이지만 이제는 마음의 상처도 대물림인 시대가 되어간다.

우리딸을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려면 나부터 행복해져야 한다. 내가 소중하다는 것을 내 자신이 인정하고 사랑해야하는데, 아직도 머리에서 맴돌고 있다. 가장 거리가 먼 것이 머리와 가슴사이라던데 나도 그런가보다.

그래서 올해는 종교의 힘을 빌려보려고 한다. 머리와 가슴의 거리를 줄어보고자.

 

마음 속 깊이, 들어와서 자리 잡은 책

[내마음을 만지다]였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리뷰이며,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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