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자신을 알라"라는 고대 그리스 격언이 생각나는 책이었다. 짜증이 많은 부모에게는 짜증내는 아이가, 화를 잘 내는 부모에게는 화를 잘 참지 못하는 아이가 있다. '우리 아이는 왜 이렇지?' 생각이 든다면 나 자신부터 그렇게 행동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야하는 것이었다. 아동심리전문가 상진아 선생님은 책을 통해 부모의 마음부터 진단하고 있다. 책의 머릿말 다음에는 부모 행동 체크리스트가 있다. 한가지 상황에 세가지 유형의 대답을 체크할 수 있게 되어있다. 읽으면서 가끔 뜨끔뜨끔하였다. '나도 좋은 부모 컴플렉스가 있나보다.' 일단 책을 읽어가기 시작했다. 나는 은방울꽃을 낳고 놀아주는 것이 너무 버거웠다. 그래서 육아에 소질이 없나보다라고 속단하게 되었다. 혼자서 놀 수 있게 상황을 만들어 주었다. 놀이는 시간을 때우는 수단이라고 생각하였다. 최근에는 여러가지 육아서를 읽고 변화하기 시작했지만, 지금 하고 있는게 잘하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여전히 놀이는 나에게는 어려웠다. 그런데 책을 보니 나만 그런 것이 아니였다. 어른들은 대부분 아이들과의 놀이를 '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떻게 놀아주는지 몰라서 더 어려운 것이었다. 목차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부모와 아이가 교감을 하면서 할 수 있는 놀이가 상황에 맞게 제시되어있다. 어제 밤에도 잘려고 불을 끄니 은방울꽃이 "엄마, 저기 무서운거 있어."라고 했던 것이 생각났다. 일단 나는 "아, 무서웠겠구나, 엄마도 무서울 때 있어. 우리 꼭 안고자자."라고 해서 겨우 재웠다. 그래도 은방울꽃의 마음에 무서움을 사라지지 않은 상태였다. 아직 32개월이라서 자신이 무서워하는 것을 잘 표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무서운 꿈 그리기 놀이를 시도해 보아야겠다. 이처럼 여러가지 상황에 맞는 놀이법과 효과까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서 제시하고 있다. 각 파트마다 가장 먼저 나오는 내용은 부모의 마음부터 들여다보는 것이다. 아이가 유독 긴장을 많이 한다면 삶의 롤모델인 부모가 긴장하는 모습을 많이 보아서 이다. 아이를 바꾸고 싶다면 부모부터 바뀌어야 한다. 이 책에서 제시된 놀이대화는 아이뿐 아니라 부모까지도 변화시킬 수 있는 감정코칭 놀이대화이다. 두려움, 화, 걱정, 슬픔과 같은 같은 감정을 내 안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하기는 어렵다. 어떻게 하면 내 감정을 잘 조절하느냐가 관건이다. 사람들은 남의 말에 잘 귀기울인다. 사실과 다른 헛소문에 일일이 반응하게 된다. 그 사람들에 대항해서 일일이 해명하고 감정에 영향을 많이 받으면 내 안의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다. 내 인생이 다른 사람들에 의해 조정당하는 것이다. 내 감정은 내가 잘 조절할 수 있어야 내 삶에 주인이 된다. 물론 이론은 이해하기 쉽지만 실천이 관건이다. 자기사랑 방법을 안다면 감정 컨트롤도 가능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8주간 자기사랑연습], [홀가분] 은 개인적으로 도움을 많이 받은 책이었다. 이 책은 두가지 색깔의 페이지로 구성된다. 분홍빛은 부모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페이지이고 흰색을 아이의 감정과 감성놀이에 관한 페이지이다. 마지막에는 부록으로 마음온도계와 감정포스터가 있다. 7살 조카에게는 꼭 써보고 싶어졌다. 남자아이이지만 참고있다가 잘 울어버리는 조카는 감정표현에 서툴다. 활달하고 목소리도 큰 은방울꽃과는 대조적이다. 몇번 내가 조카의 감정을 읽어주었더니 나에게는 비밀이야기를 하곤한다. 누군가에게 이해받는다는 것 자체가 큰 위안이 된다는 것을 조카를 통해 한번 더 느끼게 되었다. 아이의 감성을 읽어준다는 것이 중요하다고는 알고 있지만 어떻게 실행하느냐가 문제였다. [행복한 놀이대화]는 구체적인 놀이대화로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아이뿐 아니라 부모의 마음까지 들여다보게 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