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 한때 만화에 너무 빠져서 그때 결심했다. ’난 뭔가에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스타일이구나, 이제 내 미래를 위해 만화는 읽지 맑아야겠다.’라고. 동생들은 좋아했지만 그 때이후 대학교 졸업 때까지 딱히 읽은 기억이 없다. 만화. 그러다 오랜만에 만나게 된 만화 안나라수마나라. 읽는 순간 느껴졌다. 빠져들 것 같다고. 엄마아빠의 부재로 돈에 쫓겨서 살게 된 주인공 윤아이. 전교 2등이다. 점심 먹을 돈이 없다. 수업시간에 꼬르륵 소리나는 배를 움켜쥐고 공부한다. 오후에는 아르바이트. 집에는 집세를 받으러 오는 주인, 아빠의 빚독촉을 위한 어른들이 윤아이를 찾아온다. 가난은 되물림되는 저주에 걸린 윤아이. 세상은 공평한지 불공평한지 구분이 안간다. 풍족한 가정, 부유한 부모님 대신에 윤아이에게는 나쁘지 않는 외모와 공부능력을 주었다. 대신 많은 시련들이 기다린다. 변태같은 알바하는 곳의 사장. 가난을 비꼬는 친구들. 빚쟁이들. 그러다가 이미 망해버린 유원지에서 마술사를 만나게 된다. 돈하면 더러운 이미지, 세균덩어리. 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안나라수마나라에서 그려진 돈. 물론 책 속의 의미는 깨끗하지 않다. 그런데 그림들이 너무나 예뻤다. 마술의 힘을 빌린 돈의 이미지들 마치 꽃같기도 했고, 밤하늘 수놓은 불꽃같기도 했다. 전날에는 사귀자고 했던 짝지 일등이가 반친구들이 윤아이가 마술사와 그렇고 그런사이가 아닐까라고 수군거리는 말한마디에 돈을 줄테니 수학시험을 못치면 안되냐고 한다. 2권은 어떻게 될지 더더욱 궁금해지는 안나라수마나라.이다 작가 하일권은 이미 삼봉이발소, 두근두근 두근거려로 유명하다고 한다. 안나라수마나라 1권을 읽고다니 그의 작품 모두를 읽고 싶어졌다. 만화에 대한 흥미를 다시 불러일으킨 책 [안나라수마나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