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위대한 명연설
에드워드 험프리 지음, 홍선영 옮김 / 베이직북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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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한개의 연설문

마흔한개의 색깔을 가진 연설문을 만날 수 있었다. 그 목적이 사과인 것도, 퇴임연설도, 취임연설, 한 총리의 사직을 권하는 연설문도 있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마틴루터 킹 목사의 죽기전날의 연설과 로버트 케네디의 연설은 흐름상으로도 이어져 가슴에 많이 와닿았다. 대통령이 될 수도 있었던 로버트 케네디의 죽음 또한 안타까웠다.

난 그동안 너무나 많은 것들을 모르고 살았다. 이 책을 통해서 역사과 인물과 연설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책을 덮고도 생각나는 연설문들이 있다.

 

#1. 케빈러드 ‘오스트레일리아 토착민들에 대한 사과’

p399 오스트레일리아 26대 총리이다 연방선거운동에서 야당대표였던 케빈러드는 자신이 총리직에 선출되면 국내 원주민에 가해진 학대에 대해 사죄하겠다고 맹세하였다. 그리고 당선후 약속을 지켰다. 그해 4월에는 연설문 일부가 담긴 민중가요 “작은 것에서 큰 것이 탄생하리라”가 오스트레일리아 싱글차트 4위에 올랐다. 이 노래의 수익금은 원주민 구호단체에 보내졌다.

예전 총리는 지난 정부의 만행과 정책까지 책임질 수 없고 사죄하면 피해자들이 막대한 보상을 요구할거라고 주장하며 사과를 하지 않았다. 한 나라의 총리로서 지난 과거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과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우리나라 또한 어떠한가. 그래서 그런지 더 와닿은 연설문이었다.

자신이 한 일도 아닌데 부당한 일로 가족과 생이별을 하고 상처받았을 사람들에게 사과를 했다.

 

p409 우리가 이 진실을 완전히 대면할 때에야 완벽한 통합과 완벽한 화해를 꿈꾸는 미래의 국민과 지금 우리의 위에 언제나 드리우던 먹구름이 비로소 걷힐 것입니다. 이제 화해할 때입니다. 과거의 부당함을 인정할 때입니다. ‘미안하다’고 말할 때입니다. 다함께 앞으로 나아갈 때입니다. 빼앗긴 세대에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총리로서 사과드립니다.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를 대신해 사과드립니다.

오스트레일리아 의회를 대신해 사과드립니다.

아무 조건없이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내 마음 속에 문득 그,분이 생각났다.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나려고 했다. 케빈 러드는 용감했다. 누구도 하지 않으려는 일을 해냈고 국민들의 인정을 받았다. 그 연설이 끝난 후 사람들은 깊은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기립박수를 보냈다고 한다. 한 시대를 살면서 용감한 지도자에게 박수를 보낼 수 있는 국민들은 얼마나 또 대단한가. 왠지 눈물이 나려고 한다. 지금은 뵐 수 없는 그 분이 생각나기에.

 

#2. 에드워드 8세 ‘퇴임연설’

심슨부인과의 사랑을 위해 아우에게 왕위를 물려준다.

p133 나는 아무 것도 후회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 그렇게 하지도 않습니다. 당신없이 내가 존재할 수 없다는 단 한가지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연설문에서 한사람이 한사람을 사랑하는 감정을 느낄 수도 있구나 생각했다. 그는 진정 최고의 로맨티스트였다. 누군가는 권력을 위해 사랑하는 이를 배신하고 버리기도 한다. 에드워드 8세는 사랑을 위해 이 모든 것을 버렸다.

‘심슨 부인과 에드워드 8세는 죽을 때까지 함께 살았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는 순간 행복한 동화의 결말을 보는 것 같았다. 그는 부와 명예를 버리고 사랑과 행복을 얻었다.

 

#3. 마틴루터 킹 주니어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연설로 손꼽힌다.

p261 우리는 한 장의 약속어음을 현금으로 바꾸기 위해 이 나라의 수도 워싱턴에 모였습니다. 미국을 건국한 사람들은 헌법과 독립선언문에 근사한 말들을 써 넣으면서 모든 미국인이 상속받게 될 약속어음에 서명하였습니다. 그 약속어음이란 백인, 흑인 할 것없이 모든 사람이 ‘삶과 자유, 행복추구’라는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보장받는다는 약속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미국이 우리 유색인종에게만큼은 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습니다. 미국은 이 신성한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서 대신 흑인에게 ‘예금잔고부족’이라는 도장이 찍힌 부도수표를 되돌려주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정의라는 이름의 은행이 파산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미국이 소유한 기회라는 이름의 거대한 금고가 잔고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자유라는 재물과 정의라는 보호막을 지급해줄 약속어음을 교환하러 왔습니다.

자손들은 백인들과 사이좋게 손잡고 평등해지길 바란다는 그의 아름다운 꿈이 언젠가는 이루어지길..

 

이 책을 읽던 중에 딸아이와 EBS를 시청하다가

“청년들이어 깨어나라”고 말씀하신 독립운동가 강우규에 대해서 나왔다.

그 분의 연설이 궁금해졌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분들이 명연설을 하셨을터이다. 문득 우리나라 사람들의 연설로 이루어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위대한 명연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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