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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준비는 되어 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에쿠니 가오리 단편 컬렉션이다. 결혼하고 나서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아가씨였다면 공감이 덜 할 것 같은 느낌이다. 결혼 후 느낌은 해봐야 아는 거니까. 가장 마음에 와닿은 구절
‘나는 혼자 사는 여자처럼 자유롭고, 결혼한 여자처럼 고독하다’(p115)
역자후기에도 가장 먼저 나와있는 구절이다. 가깝고도 먼 사람, 그래서 남편인가?
p53 "인생은 연애의 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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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위험한 거야. 거기에는 시간도 흐르고, 타인도 있어.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고 강아지도 있고 아이도 있고”
왜 인지 모르겠다 내가 이 문장에 왜 끌렸는지.
그냥 적고 싶었다. 열두개의 단편이 이어진다.
그 중 가장 눈에 들어오는 건 생쥐마누라.
“미요코는 백화점을 좋아한다.”로 시작한다. 혼자만의 질서를 가지고 늘 일정한 방식으로 쇼핑을 한다. 백화점에서 쓸데없는 것에 정신을 팔거나 현혹되는 여자들은 두종류라고 생각한다. 어리석고 고독한 젊은 여자와 한가하고 고독한 주부들. 미요코는 옛날에는 전자였던 적도 후자였던 적도 있다고 생각한다.
결혼 20년 고독이 만성이 되어서일까? 미요코는 가족을 생각하며 그들을 위한 쇼핑을 한다. 잔돈을 받기 힘들 정도로 짐이 많아졌다.
언젠가 EBS의 60분 부모에 쇼핑중독에 걸린 아내가 나왔다. 그녀가 구입하는 물품들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모두 아이들을 위한 것이었다. 감정적으로 허전함을 쇼핑을 통해 그것도 자신의 것이 아닌 타인의 것을 사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같이 나온 선생님께서 덧붙이셨다. 부부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면 쇼핑중독에 걸릴수도 있다고.
그녀의 남편은 미요코를 생쥐마누라라고 부른다 바지런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미요코는 자신에게 주어진 타이틀에 맞추어 살아가려구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가보다. 그러다 예쁜 병에든 술을 마시는 일탈을 감행한다. 한병을 다마시고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며, 그사실에 만족해한다.
그녀의 행동과 생각들의 나열인데, 왠지 그녀가 측은해졌다. 혼자만의 시간은 자신만을 위해서 쓸 수도 있는데.
다른 단편 속 여자들도 가장 크게 눈에 띄는 건 허전함이었다. 사랑을 해도, 헤어지고도, 일상생활에서도 그러하다. 결혼이 감정적으로 완전해지는 건 아니라는 결론이다. 항상 그 감정이 어느 시점에서 튀어나올지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