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내가 만든 일터로 출근합니다 - 새로운 비즈니스로 세상을 바꾸는 여성 이노베이터 8인의 창직 스토리
홍진아 지음 / 북하우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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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에 만난 책이다. 그때 다 읽었더라면 어땠을까. 책은 타이밍이다. 내가 어떤 상태에 있느냐 무슨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책 내용이 다르게 다가온다. 같은 책이라도 누군가에게는 울컥 다가가고 누군가는 별 감흥이 없는 건 그 이유다. 읽는 사람이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다르다.

오늘 이 책을 펼치게 되어 다행이다.



인터뷰 방식 책이다. 저자 홍진아는 대학에서 경영학과 신문방송학을 대학원에서는 상담학을 전공했다고 한다.

자신의 일터를 스스로 어떻게 만들어갈지 고민하는 와중이 주인공들을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291쪽

“사무실이 없어 거실 테이블에서 사업을 시작했다”는 연현주 대표의 말처럼 나 역시 본격적으로 팀을 꾸려 사업을 시작한 지난 가을 내내, 우리 집 거실 테이블로 출근했다.

“선배가 없어도 동료들로부터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다”는 조소담 대표의 말을 들은 뒤로는, 나를 성장시킬 동료를 더 적극적으로 찾기 시작했다.

시장 상황과 맞지 않아 사업 모델을 변경해야 하는 때가 찾아오면 나는 망했다고 말하는 대신, ‘우리가 가진 질문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라고 물었던 안지혜 대표의 말을 떠올릴 것이다.

134쪽

주주가 있는데 그것과 상관없이 직원들이 모두 주인이라는 순진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조직원들이 내 능력, 내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조직은 매출과 통장 잔고 내역을 모든 직원들과 공유한다. 사장이라고 해서 월급을 더 받지 않는다. 내가 열심히 일하는데 사장만 돈 버는 회사는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브랜드 매니저 시절의 내 경험이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조직 운영에 관한 세부사항과 투자자들의 피드백까지 모두 공유하면, 직원들은 ‘이런 부분에서 어떤 개선이 필요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그 생각을 회사 운영에 반영해 가시화 되게끔 이끈다. 자신의 힘으로 일궈낸 성과는 자신의 몫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135쪽

우리는 야근을 하려면 왜 야근을 하는지 사유를 보고하고 야근해야 한다. 퇴근할 때는 따로 인사하지 않고, 눈치 보지 않고 알아서 퇴근한다. 대신 해야 할 일을 칼같이 해야 한다. 그것이 때로는 직원들에게 부담이 되기도 할 것이다. 정시퇴근이라고 해서 업무를 안 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니까. 대신 일과 중 킬링 타임을 줄이면 된다. 그 때문인지 직원들이 시간관리를 잘한다. 시간을 허투루 쓰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대표가 집에 안가니까 자리에 남아 있는 식의 문화가 없다. 가끔 일하다 뒤돌아보면 아무도 없다.

째깍악어는 야근하면 급여를 지급한다. 회사 입장에서는 야근수당도 비용이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가급적 야근하지 말고 주어진 시간에 일을 해주세요’라고 요구할 수 있다. 만일 일과 시간에 모두 처리하게는 부여된 일이 너무 많다면 다른 업무를 줄일지, 사람을 늘릴지, 아니면 본인의 효율이 떨어지는 것은 아닐지 등에 대해 점검해보면서 해결책을 찾으면 된다.

176쪽

한마디로 정의하기란 어려운데, 내가 만들고 싶은 일자리를 생각해보면 좀 더 빨리 설명될 것 같다. 나는 우리 매니저님들께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싶다. 여기서 지속가능성이란 내가 오늘 어느 정도 수준의 에너지를 들여 일했다면, 내일 똑같은 ㅇ리을 할 수 있을 정도의 환경이 보장되는 일자리다. 월급이나 복지가 아무리 좋을 일자리라도 몸이나 정신을 계속 혹사시키면서 해야 하는 일이면 오래하지 못한다. 몸이 버티지 못하니까.

177쪽

중단하지 않고 일한다는 것은 내가 중단하고 싶을 때 중단해도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180쪽

늘 일은 많고 문제가 생기지만 그걸 해결할 수 있는 길은 분명 있다. 문제 상황을 해결해나가는 와중에 아이들도 성장하더라. 자책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충분히 잘하고 있고 어떻게든 해나가고 있으니까. 자책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애들은 쑥쑥 큰다. 자기들끼리 큰다. 그러니까 너무 미안해하자면서 일하지 말라고 후배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269쪽

여기에서 ‘세계 최고’라는 수식은 우리 팀에 대한 이야기이다. 내가 세계 최고라는 말은 아니다. 우리 팀이 훌륭하다는 걸 이렇게 자랑하는 것은 CEO로서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이야기를 들은 가치가 있는 사람들은 그 말을 들어야지.

271쪽

Q. 조직을 책임지고 있다 보니 일에 쏟는 시간이 많을 것 같다.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일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궁금하다.

 철학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우리는 탄생 이후부터 시간을 쭉 불살라가며 죽음에 가까워진다. 그 불살라지는 시간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지의 문제가 일에 대한 이야기로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주 오래전에는 그 시간을 온전히 먹고살기 위한 노동만으로만 채웠다. 땅을 갈고, 김을 매고, 먹을 것을 찾고, 음식을 만들어서, 입에 넣는 행위만 반복하면서 삶을 불살라가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됐고, 먹고살기 위해 노동하던 시간 이외의 남는 시간을 자아를 풍성하게 채우는 데에 사용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겼다고 본다. (중략) 우리의 삶은 무언가를 바라고, 바라는 것을 이루기 위해 행하는 행위를 통해 채워져 나간다. 나는 이런 일련의 행위들도 일이라고 본다.



직업, 적성이라고 하는 건 세상이 만든 틀에 나를 맞추는 거라 생각했다. 도대체 나는 어디에 맞는 조각인가 고민하던 20대가 떠오른다. 여러가지 일을 겪고, 두 아이를 키우면서 9 to 6 생활은 힘들겠다 생각했다. 몇 년 그 생활을 하는 동안 감당해야할 것들이 많았다.

그때는 만들 생각을 하지 못했다. 내가 하는 일을 내가 만들어낼 수도 있는거였다. 굳이 한 가지 일만 적성에 맞는 건 아니었다.

요즘에는 ‘함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있다. 어떤 일을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함께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사람은 사람을 성장시키고

사람이 사람과 함께 할 때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걸 깨닫았다.

그 ‘누구’가 중요하다.

아무나와 함께 갈 수 없는 일이다.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했다. 어쩌면 앞으로 10년 뒤에 ‘그래 2019년에 이 책을 읽었었지.’ 회상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2019년 5월 10일

오늘,

이 책을 만나게 되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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