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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가다 : 두 번째 이야기 - 나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극한의 자유 ㅣ 나는 작가다
홍민진 외 지음 / 치읓 / 2018년 8월
평점 :
어느 순간부터 내 인생을 이분법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책을 내기 전과 후, 아직은 내지 않았으니 그 무엇이 되지 않았다. 강박이 있다. 내 책을 가지려면 그에 걸맞은 훌륭한(?)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강요하고 있었다. ‘아직은 안돼. 멀었어.’ 스스로에게 말하고 있다. 점점 작아지고 더 멀어졌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났다.
작가가 되기로 선언한 사람들이다. 신기하게도 동시에 읽고 있는 책이 있는데, 이 책 저자 중 한 분이었다.
책인사(책쓰기로 인생을 바꾼 사람들)을 통해 만나고 함께 쓰게된 분들 책이었다.
그 무엇이 되지 않다도 좋았다. 그저 지금 있는 자리 그대로 ‘나는 작가다’고 선언하고 자신있게 쓰면 되는거였다. 이 분들은 그랬다.
(난 그 ‘자신있게’가 어렵다. 내 삶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지 타인과 내 글을 공유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장으로 갈수록 혹시 나도 마음먹으면 가능할까 싶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마도 이 책은 ‘당신도 쓸 수 있어요. 용기를 가져요!’라는 메세지를 주기 위해 만든 책이 아닐까.
각 저자들이 어떤 계기로 읽고 쓰게 되었는지 과정을 펼쳐놓았다. 고개를 끄덕였다. 내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주변 눈군가가 이야기가 될 수 있는 이야기였다.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위로하는 듯했다.
지난 학기 수업시간에 Ellis(1977) 비합리적인 신념에 대해 배운 기억이 났다. 인지정서행동모델에 따르면 사람이 갖는 정서와 행동은 삶을 살아가며 생긴 여러 생의 사건에 대한 결과가 아니었다. 개인의 신념과 태도 체계 때문에 일어난다고 보는 내용이었다. 난 책쓰기에 대해서 비합리적인 신념으로 똘똘 뭉쳐있었던거다. ‘난 아니야. 아직 책을 쓸만큼 충분히 좋은 사람이 되지 않았고, 나는 아직 사람들 앞에 나설만큼 능력도 가지고 있지 않아. 내가 뭐라고.’ 그에 따른 결과로 쓰지 않았다. 글쓰기 비공개 클럽에 꽁꽁 숨어서 내 마음을 털어 놓는 걸로 만족하고 있었다. 매일 읽고 쓰고 있으니 그걸로 되었다고 위로하고 있었다.
이 책 저자들과 나의 차이점을 찾아냈다. 그들은 왜 글을 쓰는지에 대한 신념이 명확했다.
248쪽
책쓰기는 정말 나에게 주어진 선물이 맞다. 이 꿈을 통해 나는 무너져 내리다가도 힘을 내어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날 수 있게 되었다. 이끔은 나에게 인생을 가르쳐 주었으며,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해 주었다. 무엇보다도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해주었으며, 그로 인해 힘차게 전진할 수 있게 해주었다. 책 쓰기는 참으로 나를 더욱 사랑하게 만드는 마법의 거울인 것이다.
사랑에 대한 표현을 하면 할수록 늘고, 글을 쓰면 쓸수록 자신의 상처를 치유한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는 마음의 상처 또한 아물지 않는다. 그러므로 자신의 마음을 종이에 적어보라. 마음의 답답함이 조금은 해소될 것이다. 그리고 당신도 책 쓰기라는 마븝 선에 올라타 보라. 거기에서 자신을 위로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기 바라며, 또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말이다. 책을 통해 그 사실을 알 수 있다.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세상은 상상 그 이상이다.
내 인생의 모든 선택은 내가 하는 것이다. 그래야 모든 일에 있어 후회가 적다. 나는 사람들이 후회가 적은 인생을 살았으면 한다.
160쪽
나는 나의 삶에서 일어나는 것들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나의 상황에 대해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 하는 것은 순수한 나의 자유의지라는 믿음 또한 갖고 있다. 우리 스스로에 대하여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본인 스스로이다. 외면하고 있는 나의 상처도, 내세우지 않지만 자랑스러워하는 나의 장점도, 부끄럽고 쑥스러워 이야기하지 못했지만 정말로 하고 싶었던 것도 본인 스스로가 잘 안다. 누구에게나 쉬운 삶은 없다. 남들은 쉽게 사는 것 같아도, 남들은 다 괜찮은 것 같아도 다들 자기의 무게와 고민을 가지고 살아간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하루하루 죽어가고 있다. 사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어떻게 죽어갈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죽음이라는 최종지점이 정해져 있다면 우리 인생은 그렇게 크게 잃을 것도 없다.
시시하게 살기에는 너무도 짧다.
가슴이 시키는 길만 함께 걸어 보자.
107쪽
이것 하나만 기억하자.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자신에게 관심을 갖는 일이다. 나로 인해 또 한 사람이 소중한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삶을 즐거워할 수만 있다면 나는 더 이상 바랄 게 없겠다. 나는 계속 노력할 것이다. 나로 인해 누군가가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도록 말이다. 나는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이고 싶다. 이것이 바로 계속 글을 쓰고 책을 쓰는 나의 ‘존재의 이유’다.
46쪽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은 이제 멀리 가버렸다. 목적 없이 아프지 마라. 남의 삶을 살려고 드니 아픈 것이다. 오롯이 나로서 살기 위한 목적을 세워보라. 그러나 조급해할 건 전혀 없다. 답은 이미 당신에게 있다. 찬찬히 들여다보고, 그저 당신대로 살아라. 단지 그뿐이다.
저자들은 각자 자신의 신념을 명확히 품고 글을 한 자 한 자 써내려가고 있었다. 꾹꾹 눌러담은 느낌이 전해졌고, 마음 속에 씨앗으로 품게 되었다. 너무 오래 전에 뿌려서 땅 속에 썩어버린 그 씨앗은 살리려고 하지 말자. 그건 그대로 두고 새로 심자. 조급해하지 말고 나대로 살아라는 홍민진작가의 말이 마지막을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