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버닝햄의 그림책을 보면 항상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이 등장하는 것 같다. 지각대장 존에서도 존이 하는 말을 하나도 믿지 않고 야단만 치는 선생님이 나오고 커트니에서도 아이들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아이들 탓을 하는 어른이 나온다. 아이들은 개를 너무 키우고 싶어서 엄마 아빠를 겨우 설득하고 개를 사게 된다. 이 때도 엄마 아빠는 "깨끗하고 잘생긴"개를 사라고 하지만 아이들은 "깨끗하고 잘생긴 개"는 누구라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아무도 데려가지 않을 것 같은 개 "커트니"를 데리고 온다.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고 마음에 들어하는 사람도 없는 늙은 개 커트니는 아이들의 손에 이끌려 집에오게 되고 엄마, 아빠는 늙은 똥개라고 핀잔을 주지만 아이들은 "그래도 귀엽잖아요"라고 말하며 잘 키우기로 한다. 다음날 부터 커트니는 큰 가방을 가지고 오더니 집안 일도 열심히 하고(실꾸러미 만드는 것 돕기, 식탁 정일, 잔디 깎기, 청소, 아이들과 텔레비젼 보기, 놀아주기- 이부분은 간단한 그림으로만 묘사 된다. 글보다 더 큰 효과를 발휘하는 그림들.. 이래서 그림책이 참 멋지다.)심지어는 불이난 집에서 아기를 구해오기도 한다. 이렇게 집 일을 잘 하던 커트니가 없어지자 엄마 아빠는 커트니가 이제껏 잘 한 것은 생각하지도 않고 안좋은 개라며 또 핀잔을 준다. 아이들과 다른 어른들의 세계를 참 잘 표현 한 것 같다. 그림책은 내용이 짧고 단순해서 금방금방 쉽게 읽히지만 다시 한 번 되돌아 읽고 곱씹어 보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같다. 그림책 천천히 읽기... 열심히 해보자.. 존 버닝햄의 그림을 처음에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펜으로 쓱쓱 그린 성의 없는 그림처럼 느껴졌는데 보면 볼수록 너무나 세밀하고 잘 짜여진 그림들이다. 나이를 먹어가지만 마음은 아직 아이들 세계에 머물러 있는 멋진 할아버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