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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이 흘러가도록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57
바버러 쿠니 그림, 제인 욜런 글, 이상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0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바러러 쿠니의 책은
왠지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우선은 책의 내용이 유아들에게 읽어주기에는 어려울 것 같고
글의 분량이 많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계속 미루다
오늘은 "강물이 흘러가도록"을 읽게 되었다.
아...
감동이다..
책은 바버러 쿠니의 차분한 그림과
제인 욜런의 조용한 문체가 한데 어우러져
한장 한장이 너무나 소중한 그림책이 되어버렸다.
책의 내용은
주인공 샐리가
침실 창가의 버드나무 가지를 스치며 부는 바람을 맞고 일어나서
꼬불꼬불 거리는 길을 따라 혼자 학교엘 가고
친구들과 간단한 낚시대로 갈색 송어를 잡고
무덤 앞 돌판에 소풍 도시락을 펼쳐 친구들과 나눠 먹고
("검은 돌판은 뜨거운 여름 햇살을 빨아들여 온종일 따뜻했지요"라는 대목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밤에는 뒤뜰 단풍나무 아래서 잠을 자고
개똥벌레를 잡아 병에 가두어 환한 빛도 보고
단풍나무에 물통을 걸어 나무 즙의 희미한 단맛도 맛보면서
그렇게
시골 생활을 한다.
그러나 대도시의 물부족을 보충하기 위해
마을이 물에 잠기는게 결정되고
묘지를 옯기는 일을 시작으로
나무들이 베어지고
집들이 허물어 지고
그것을 지켜보던 낸시와 친구들도 마을을 떠나게 된다.
7년이 지나
아버지와 함께 물에 잠긴 마을이 있는 저수지에서
배를 타면서
옛날일을 추억하는 낸시는
옛날 어머니가 말했던
"놔 주렴, 샐이 제인"을 떠올리며
엄마 말씀대로 한다.
책을 한장한장 넘기면서
정말
한편의 단편 영화를
조용한 나레이션과 함께
차분하게 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한장 한장 의 그림이 너무나 소중하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풍경이 다 묘사되어 있다.)
절제되고 간략한 문체도 그림과 너무 잘 어우러져 있다.
(번역도 참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이들이 이해하기는 좀 힘들 수도 있으나
그림을 천천히 감상해보도록
책장 한장 한장을 오랜 시간 보여주고
조용한 목소리로 들려주고 싶다.
이런 그림책을 만든다는 일은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