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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먹한 엄마와 거친 남미로 떠났다 - 데면데면한 딸과 엄마의 3개월 남미 여행
조헌주 외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5월
평점 :
[한국경제신문] 서먹한 엄마와 거친 남미로 떠났다
데면데면한 딸과 엄마의 3개월 남미 여행
저자 조헌주, 이명희
페이지 340
머리 좀 크고 나서, 엄마와 혹은 아빠와 단 둘이 여행해보셨나요?
"가족", 아이러니하게도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굉장히 부족한 것 같아요. 아이들이 사교육에 내몰리면서 엄마는 아이들 매니저가 되기도 하고, 맞벌이 가정은 특히 하루내내 얼굴을 마주치지 못하기도 합니다. 저도 학생때는 학교와 학원에서 지내서 집에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고(집=씻고 잠자는곳), 졸업하고는 아예 직장 따라... 힝...ㅜㅜ
여행, 특히 해외여행은 비행기를 타는 순간부터, 한국에 내리는 순간까지 딱! 붙어 지내야합니다. 사랑하는 엄마, 아빠 모시고 꼭 여행 가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저는 제가 성인되고 첫 해외여행이 엄마와 함께였어요(어느덧 열번 넘었네요, 후후♡). 그리고 깨달았죠. 아... 살면서 이렇게 오래 엄마와 함께한 순간이 있었나? 아... 엄마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구나... "여행"이라는 핑계로 일상에서 벗어난 엄마와의 하루 24시간 꼭 붙어 지내는 귀중한 시간들(해외 나가면 언어도 그렇고, 외국이기 때문에, 진짜 내가 엄마의 보호자가 되어, 내 시야 안에서 벗어나시면 안되요ㅜㅜ), '집에서 이렇게 얼굴을 마주한 게 언제였더라?', '한국가면 함께하는 시간을 더 많이 만들어야지' 등등, 엄마와 함께하는 순간순간이 참... 말할 수 없는 감동입니다.
부모님과의 해외여행은 대개 계기가 있기 마련이죠. 작가님에게는 '엄마의 자동차 사고'가 계기였습니다. 원인은 '급발진', 직진으로 가면 건물 벽에 부딪혀 차가 박살이 나는 거였는데, 엄마는 순간 방향을 틀었다고... 앞에 있던 차 두대를 박고 차가 정지한 곳은 전봇대와 건물 사이의 공간, 벽에라도 부딪혔더라면... 이 정도인 게 청만다행, 하늘이 도우셨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며칠 뒤 차는 폐차되었다고.
- 엄마라는 존재. 항상 옆에 든든하게 계실 줄만 알았는데 이번 일로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 엄마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그러고 보니 아는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가 뭘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게 뭔지에 대해 말이다. 엄마와의 추억도 그리 많지 않았다.
- "엄마, 혹시 지금 제일 해보고 싶은 거 있어요?", "해보고 싶은 것보다는... 회삼촌이 사는 곳에 가보고 싶어."
첫째인 엄마는 동생들에 대해서도 남모를 책임감이 있으셨고, 동생이자 아들 같은 느낌의 외삼촌은 한국에서 사시다가 일 년 전에 남미에 있는 파라과이로 이민을 가셔서, 본인이 뭘하고 싶냐는 질문에 외자신보다 외삼촌을 궁금해 하고 계셨다고. 어쩌면 내가 아니면 엄마는 동생이 살고 있는 땅을 밟아보지 못할 수도 있겠다, 그렇게 서먹한 엄마와 딸은 3개월, 남미로 떠나게 됩니다. 빠듯한 살림에 4남매를 키우느라 바쁘게 사신 엄마, 말수가 적은 나, 아직 엄마에게 존댓말을 쓰며 둘만 있으면 정적이 흘러 서먹하고 어색한 모녀... 여행 후 아주 가까운 친구 사이가 되었다고♥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주저하지 않고 도전하는 딸, 세꼐 곳곳을 돌아다니며 소통하는 것을 즐기는 그녀는 이미 여행의 신★ㅎㅎ 오랜 여행의 경험으로 미니멀리즘을 지향합니다. 짐들 다 부질없는거~ 정이 많은 우리 어머니 세대, 타지에서 고생할 내 동생 시원하게 타 줄 미숫가루부터 부탁받은 것들 주섬주섬... 30인치 캐리어가 꽉 꽉 찹니다. 가만, 남미인데, '가루'!! 가루가 문제가 없을까요? 과연? (입국부터 문제 생기죠~) 딸이 또 보고만 있을 수 있나요, 무거운 건 제가 다 들어야죠...ㅜㅜ 짐쌀때부터 삐걱삐걱, 비행기 타러 가는 길에 딸이 탄 버스는 사고가 나기도 하고~, 여행지에서는 외국어로 갓난아이가 되어버리는 엄마를 두고 잠시 어딜 다녀오면 뭔가 일이 꼬여있고~, 좌충우돌~~ 아이고~ㅎㅎ
그렇지만, 이제는 내가 엄마의 보호자다!! 여행지에서 겪는 이런 저런 사건들은, 엄마의 영웅(?) 스토리가 되고, 우리만의 추억이 됩니다^^
여행 전에는 삼촌 줄 선물들로, 여행지에서는 한국에 돌아와 지인들에게 줄 선물들로 짐은 가득가득 채워지게 됩니다. (아이고, 두야~ㅜㅜ 어머니 세대는 어쩜 이렇게 정들이 많으신지요~ feat.그 짐은 다 내가 들어야함) 국경 넘어가면서, 30봉 커피에서 3봉 빼고 다 뺏김.(이유요? 가난한 국가들은 자기들이 갖고 싶은거 다 뺏더라고요.)
식겁한 일들도 겪었지만, 즐거운 경험들로도 가득한 <서먹한 엄마와 거친 남미로 떠났다>, 작가님 어머니께서 여행에서 어딜가도 "여행 최고령"이셨다고! 웃으면서 본 이 책, 저의 여행메이트 엄마에게 선물드리려는데, 코로나 끝나면 남미 가자고 하시겠어용~ㅎㅎ 저, 이 책 몇 번 더 보고 시뮬레이션 많이 해놔야 겠는걸요?^^♥ 행복해지는 책이었습니다. 강추★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