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삼풍 생존자입니다 - 비극적인 참사에서 살아남은 자의 사회적 기록
산만언니 지음 / 푸른숲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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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숲저는 삼풍 생존자입니다

비극적인 참사에서 살아남은 자의 사회적 기록

저자 산만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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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이 글로 또 상처가 살아날 분들이 있을까, 몹시 조심스럽네요...ㅜㅜ 저자 산만언니님 역시 글을 쓰시면서, 자신의 아픔도, 타인의 아픔도 고려하며 많이 아프셨을것같아요. 산만언니님은 1995년 6월 29일 오후 5시 57분 삼풍백화점 붕괴 당시 피해자이며 생존자입니다. 얼마 전, 'SBS, 꼬리에꼬리를무는이야기2'라는 TV프로그램에서 삼풍백화점에 대해 다루는 걸 보며, '아, 그래, 생존자들, 잘 살고 있을까?' 걱정도 되고 궁금했는데... 아... 2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당시 생존자분들은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고... 가족을 잃은 분들도...ㅜㅜ 방송을 보는 저도 너무 너무 마음이 아픈데...ㅜㅜ 당시는 인터넷도 거의 없지 않았나요? 당시에는 TV 뉴스와 신문으로만 접했을거 같아요. 당시 자료들이 많이 남아있어, 잘 정리되서 꼬꼬무2에서 방송해줬는데요, 생존자분과 가족분들께서 아직도 그때, 과거 시간에 갖혀 힘들게 지내고 계시더군요...ㅜㅜ 다시 그 이야기를 꺼내는게 너무나도 두려운 일일텐데, 세상이 보다 나아지길 바라며 어렵게 이야기를 꺼내는 피해자들...ㅜㅜ


'세상은 생존자가 침묵하는 딱 그만큼 불행해진다'는 사실을 깨닫고, 너무 아프면서도 딴지일보에 <세월호가 지겹다는 당신에게 삼풍의 생존자가 말한다>를 정식연재했고, 이렇게 책으로 나왔다고 합니다. 오늘도 꼬꼬무2 재방송을 봤는데, '이태원 살인사건'이 피해자 가족의 20년의 고통을, 2009년 영화로 재조명하며 사회에 알려져, '그것이 알고싶다' 팀에서 조사 1주일만에 살인범ㅅㄲ를 미국에서 찾아냈던데... 이렇게 방송을 통해, 책을 통해, 문화를 통해, 거짓부렁이들이 까발려지고 밝혀지고 잘 바로잡아지고, 바른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왜 피해자가 아파하면서 증거들을 찾아내야 하냐고요!! 기관 왜 있냐고, 자기들이 잘못했으면 바로 잡아야지, 왜 피해자가 다 찾아내야 하냐고!!


1995년 6월 29일 오후 5시 57분 삼풍백화점 붕괴 현장. 일당 3만원에 20대 청춘은, 에스컬레이터가 어긋났다는 비밀을 쉬쉬하며, '위에서도 문제 없다고 보는데, 설마 무슨 일 있겠어'하며 순진하게 자리를 지킵니다. 설마 그 큰 건물이 한순간에 그렇게 폭삭 주저앉으리라고 누가 상상할 수 있었을까요... 그런 일은 듣도 보도 못했으니까요. 돈도 많은 건물회장이, 짠돌이마냥 구두쇠마냥 자린고비마냥 그렇게 공무원들에게 돈쥐어주며 건물을 날로지었으리라고, 듣도보도 못했고 상상도 못했으니까요. 사고나기 직전, 누군가의 부름으로 친구와 자리를 옮긴 순간, 뒤에서 와르르르... 친구와 서로 마주보고, 피투성이가 된 서로를 보고 놀라서 소리질렀다고... 연락할 때마다 끔찍했던 당시의 기억이 떠올라, 친구와 더는 서로 연락을 할 수 없었다고...


사고 전후로, 인생에 대한 태도마저 달라져버렸다고 합니다.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게 사람 인생인데 무언가를 열심히 한다는 게 무슨 소용인가' 싶었다고 해요. 아... 너무너무 죄송해요...ㅜㅜ '죽다 살아났으니, 새 인생을 얻었으니, 정말 삶을 열심히 살고 있지 않을까?'라고 제 멋대로 생각하고 있었어요.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ㅜㅜ 그렇게 계속 그 악몽속에 갇혀서 괴로워하고 계실줄 몰랐어요... 어디서 읽어보니, 전쟁 트라우마, 사고 트라우마,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등... 개인차에 따라 다르다고 해도, 인간이란 정신을 지닌 존재... 


가끔은 그런생각도 했었어요. '그래, 전쟁통이 아닌게 어디냐'. '그래, 큰 사고 안당한게 어디냐, 저런 일 겪는 사람도 있는데.', '그래, 몸 누일 집이 있고, 먹고 싶은거 사먹는게 어디냐'라며, 타인의 비극으로 위로를 얻기도 하며, '이러면 안되는거 아냐, 너무 미안한데'싶은데, 자신의 글로 위로 받았으면 좋겠다고... 그러라고 쓰는 글이라고... 내가 겪은 불행에 남이 위로받는 그런 의미라도 있어야지, 그런 의미 조차 없으면 너무 억울하다고...ㅜㅜ


사고 후, 자신의 마음이 아픈지도 모르고, 그 나이면(사고당시 20세) 다들 그러려니 하며 지냈다고 해요. 사고 이후 10년이라는 잠복기를 거친 후 극도의 불안과 우울 증세를 도반한 정신과 질병으로 찾아왔다고. 정말 어느 날 아침에 갑자기 '더는 이렇게 살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막연히 '앞으로 남은 생을 그냥 이런 식으로 이어지겠구나'하는 끔찍한 예감. 그냥 죽자!

내 마음을 깨닫고 돌봐야 한다고, 병원에 가야 한다고 충고해줍니다. 죽으려고 약을 열심히 모았는데, 약이 마음이 낫는데 효과가 있더라는! 지금 잘 치료받고, 나날이 나아지고 좋아지고 있다고! 그리고 세상이 더 나아져, 억울한 사람이 더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고!


말도 꺼내기 너무 미안한 사건들이, 너무 너무 많아요ㅜㅜ 나무위키에서 사건 하나 검색해보니, 타고 들어가고, 타고 들어가고, 잊고 있었던, 심지어 몰랐던 사건들이 끊임없이 계속 연관되더군요...ㅜㅜ 아... 단어만 꺼내도 눈물부터 나는 세월호 사건은... 삼풍백화점 생존자가 보기에도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너무 많다고...ㅜㅜ 세상이 더 좋아진게 아니었던거죠... 자신의 이익만 좆는 정치인들 꺼져라, 진짜. 잘못된거 숨기느라 급급하지 말고, 솔직이 이야기해서 사건 빨리 수숩하고 해결하고 책임지고 물러나, 이 초딩만도 못한 인간들아ㅜㅜ 마음이 묵직해지는, 그러나 모두가 알아야 할, 다들 읽고, 현실이 어떤지 잘 알고, 널리 알리고 고쳐서, 미래가 계속 나아졌으면 좋겠습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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