샨샨과 떠나는 중국어 유학길
정은선 지음 / 명지출판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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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고등학생의 나는 제2외국어로 일본어/중국어 중 택일을 해야만 했다. 나는 그때에 일본과 중국에 대한 반발심을 가졌던 고등학생이었으므로(혹은 고지식하다고 표현할 수도 있는), 선생님과 상담할 때에 나의 의사를 양껏 표현하여 제2외국어가 아닌 다른 수업을 개별적으로 들었었다. (이를 두고 남편 J는 선생님은 널 포기한 거야. 라고 말했다. 엥. 아니야, 내 의사를 존중해준 거겠지! 하고 믿고 싶다. 하하.) 그때보다 덜하지만, 여전히 일본과 중국에 대한 반발심은 남아있는 상태이고, 여전히 그 언어권만은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도 있는 내가, 이 책을 손에 쥐게 된 경위는 순전히 남동생 때문이다.



어느 날 동생이 중국어가 재미있다고 했고, 공부를 해야겠다고 하더니, 회화가 가능해졌다고 하고, 또 실제 중국인과 펜팔을 주고받을 만큼 어휘에도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고 했다. 동생은 중국어를 조금이라도 알았던 상태도 아니며, 그렇다고 학원을 다닌 것도 아니고, 그저 중국인과 가까이 지낼 수 있는 환경에 있다는 것 외에는 중국어와 밀접한 관련이 전혀 없던 아이였다. (사실 일 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그게 가능한가 싶었다. 이 부분에서 나는 환경과 생활이 한 인간에게 어떤 전환점이 될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동생은 요즘 생각이 많은 것 같다. 또 공부를 조금 더 해서 내년에는 중국으로 혼자 배낭여행을 다녀온다고 결심하기도 했다. 이건 순전히 내 욕심이지만, 나는 이를 기회 삼아 유학을 갔으면 하는 생각도 살짝 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남편 J는 일명 헬리콥터맘처럼 굴지 말라. 고 충고했다.) 유학이라고 한다면 뭔가 거창해 보이지만, (아니 실은 거창한 건가?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걸까?) 비록 시간을 허비한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젊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실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런 동생에게 생각할 기회 정도는 마련해주고 싶어서 중국 혹은 중국어에 관한 서적을 찾는데, 내가 이쪽 방면으로는 전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찾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그러다가 좋은 기회에 『샨샨과 떠나는 중국어 유학길』을 접해볼 수 있었다.

 

 

 

 

 

 

원래 나는 교재를 분석하는 일에 무척이나 서툴렀지만, 몇 주 전 과제로 했던 한국어 교재 분석을 통해 이미 단련된 사람이기 때문에! 오랜만에 열심히 교재 분석을 해보았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 차례에는 출국, 기숙사 입실 수속, 핸드폰 번호 만들기, 첫 수업시간, 은행카드 만들기, 친구 사귀기, 타오바오, 쇼핑, 식당, 기차표 구매, 고민 상담, 기숙사 수리, 드라마, 대리 구매, 설날, 이력서로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이는 책에서 “나 유학가요~” 라고 말하지 않더라도 “아! 유학의 목적으로 책이 나온 거구나!” 하는 느낌을 충분히 받을 수 있다.

 

 

 

 

 

 

 

교재 단원은 주제, 단어, 상황별 회화, 어휘의 확장, 관련기사, 샨샨이 들려주는 중국이야기(경험담)로 나누어져 있다. 교재 단원에서 보다시피 유학을 목적으로 나온 책이기 때문에 문법보다는 어휘 위주로 (특히 유학생활 어휘) 되어있음을 알 수 있다.


중국어를 공부할 때 애를 먹는 것이 한자 문화권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언어가 한자라는 점도 있지만, 그보다 한국어에는 없는 성조가 중국어에서는 빈번하기 때문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이는 명지출판사 홈페이지 (www.myoungji.co.kr) 자료실에서 mp3로 다운로드해 들을 수 있어서 더욱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중국어에 대해서는 문맹이라고 말해도 손색없는 나 같은 경우는 괜히 머리가 어지러운 느낌이었기 때문에 초급 중에서도 상 (어느 정도 문법, 어휘, 성조를 공부한 혹은 기초는 알고 있는) 정도의 학생이 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만간 동생에게 보내주려고 하는데, 동생은 어떤 반응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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