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색깔이 속삭이는 그림- 최영주

색깔이 속삭이는 그림 - 33점의 명화로 느끼는 세상의 모든 빛깔
최영주 지음 / 아트북스 / 2008년 11월

 

 

 

 

 

 

처음 이 책을 처음 접하고 난 직후의 소감은 '뭐 이렇게 철학자들 말까지 동원하며 말을 비꼬아서 이해하기 어렵게 써놨어' 였다.

 

읽으면서 결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 아니었기 때문에 읽는데 오랜 시간도 걸렸지만, 다 읽고 난 후의 지금은 이 책이 참 고맙다.

같은 색이지만, 각각 상반된 의미들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색인 노란색을 예로 들어보면, 긍정적인 의미에서는  깨달음, 지혜, 이성의 색이라고 한다.  포괄적으로는 예언, 관심, 언어의 색이라고도 하지만,  부정적인 의미로는 질투, 배신, 기만, 의혹, 불신, 부조리라고 설명되어있다. 노란색말고도 빨간색, 파란색, 초록색에 대해 긍정과 부정의 색을 나열하며 알기 쉽게끔 설명해주어서 한층 이해하기 쉬웠다.

 

가장 기억에 남는 그림은 클로드 로랭의 '석양을 드리운 항구'이다. 노랑, 주황, 빨강의 색상들이 하늘에서 너울 너울 춤을 추고 있는 석양을 그린 그림을 보며, 저 색깔들로만 석양을 만들어 낼 수 있구나- 라는 생각에 감탄하게 되었다. 또한,

 

인류 최초의 그림으로 알려져있는 라스코 동굴 벽화나 알타미라 동굴세서 지은이는 가장 먼저 색을 발견한다. 붉은색과 노란색과 망간의 초록색. 이 색 중 붉은 색은 먹잇감을 더 구하기위한 생존문제의 절박함을 드러내고 있어 더욱 안타깝게 한다. 항상 그냥 보고 지나치던 벽화에서도 색을 발견해내는 지은이를 보며 감탄하지않을 수 없었다.

 

또한 '나르시스와 에코'나 '눈먼 소녀'나 '맹인의 우화' 등등 곳곳에서 그에 얽힌 에피소드나 전설 또는 신화 등을 이야기해주어 그림들을 이해하고 빠져드는데 훨씬 더 도움이 되었다.

 

역시 책이란 걸 이렇게 읽고 난 후에 그 책 속의 글귀들을 다시 한번 생각나게끔 정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새삼스레 또 한번 생각해본다.

사실 이 책을 소리내어 읽어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아서 머리가 복잡했다. 가끔씩 튀어나오는 종교적인 인물도 나오고, 고등학교때 배울 법한 윤리에서 나오는 철학자들이 다수 출연한다.

 

이 책에서는 우리 눈이 색을 어떻게 보는지와 어떻게 봐야하는지 길잡이가 되어주고 있다.

'색깔이 속삭이는 그림' 이 책 덕분에 무심코 지나치던 색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하게 되었고, 색이 가진 상반된 의미들을 생각하며 같은 색의 옷을 입더라도 화사함과 칙칙함 등에 대해 좀 더 신중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