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세상에 둘도 없는 반짝이 신발 _ 제인 고드윈 & 안나 워커

세상에 둘도 없는 반짝이 신발 - 초등 2학년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제인 고드윈 지음, 안나 워커 그림, 신수진 옮김 / 모래알(키다리) / 2018년 9월

한동안 동화에 빠졌던 때가 있었는데...라는 생각으로 지내다가 이번에 다시 동화책을 손에 들게 되었다. 짧지만 인상 깊은 강렬한 동화책들. 여기에서 강렬하다는 것은 반전이 있다거나 깜짝 놀랄만한 것들이 아니라, 마음에 불어오는 봄바람이 간질거리는 느낌이 있다는 것. 나의 어린 시절과 지금 아이들의 어린 시절의 동화에는 세대 차이가 있겠지만 요즘 읽고 있는 동화에는 색다른 따듯함이 들어있어 자꾸만 손이 가게 된다.

제인 고드윈 글과 안나 워커 작가의 그림의 콜라보 중 가장 좋았던 동화는 <세상에 둘도 없는 반짝이 신발>이다. 나는 제인 고드윈 작가를 이 동화책을 통해 처음 알았는데 제인 고드윈&안나 워커의 콜라보가 생각보다 많아서 다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라는 위로 오빠가 셋이 있어서 옷을 물려 입고 있는데, 그중 물려받지 않는 건 유일하게 속옷과 신발뿐. 라라에게 좋아하는, 세상에서 둘도 없는 반짝이 신발이 생겼고 여기저기 신고 다니지 말라는 엄마의 꾸중에도 신발에 푹 빠져 신고 다닌다. 어느 날 놀러 간 냇가에서 신발이 벗겨져 그대로 물에 떠내려가고 그렇게 반짝이 신발을 잃어버리게 된다. 대부분 신발을 잃어버리면 다른 신발을 사고 그 신발은 기억에서 잊히기 마련이라 결국 버리게 될 텐데, 라라가 다른 신발과 짝을 맞춰 신는 걸 보고 움찔했다. 내가 좋아하는 물건이라도 흠집이 나거나 조금 깨지거나 하는 것들에 대해 애정이 식었던 나 자신을 되돌아보기도 했고. 그러는 동시에 어린이가 융통성이 있네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면 난 찌든 어른이라는 것을 방증해보이는 것일까.

그러던 어느 날, 라라의 반에 새로운 친구인 엘리가 전학을 왔고 엘리에게 학교 구석구석을 보여주는 라라. 하지만 엘리는 다른 것은 관심이 없는 듯 보이고 라라의 신발만을 빤-히, 뚫어져라 쳐다본다. 도대체 왜 그럴까?

짧은 동화를 읽는 내내 마음이 해사해졌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지어질 정도로 따뜻한 라라와 엘리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세상에 둘도 없는 반짝이 신발>

이 동화책은 2024년 개정 초등 2학년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그림책이라고 한다. 더 많은 아이들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라라의 이야기를 읽은 아이들의 생각이 사뭇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