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블로그 일 방문자 수 1,000명 만들기
권호영 지음 / 푸른향기 / 2021년 6월
평점 :
절판


 

 

내가 블로그를 언제 시작했더라? 하고 보니, 2009년부터였다. 서평책을 신청하면서 서평을 블로그에도 올려야 했기 때문에 만들어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때는 블로그보다 (네이버) 카페에서 시간을 더 보냈었기 때문에 블로그를 키워야지 라는 생각도 없었다. 그러다가 타이밍이 맞아 연애를 시작하면서 그것을 기록하기 위해 적었고 다행히도 그때의 사람과 결혼을 했다. 아이코, 다른 사람이랑 결혼하면 어쩔 뻔했어...

그때의 블로그를 향한 마음이 꾸준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나 혼자) 굳건히 믿고 있다. 책을 제외하고는 해야 하는 리뷰보다 하고 싶은 리뷰를 했다. 누가 읽어도 상관없는 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웃 공개로 일상에 관한 포스팅을 하고 있다. 누군가에게 읽혔으면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에게도 읽히고 싶지 않은 그런 글. 그러다보니 이웃에 연연해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를테면 벌써 몇 년째 알고 지내는 오래된 이웃이지만 분명 오래전에는 활발하게 당신의 이야기를, 나의 이야기를 궁금해하고 묻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국한된다. 그분은 더 이상 블로그를 하지 않아서 나는 그분의 근황도 모르는데, 이웃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분은 나의 근황을 언제든지 볼 수 있다는 게 살살살 마음을 긁어댔다. 그래서 이웃을 끊은 적이 있는데, 왜 끊었냐고 물어오기에 시답지 않은 말을 한 적도 있다. 지금은 솔직하게 ‘다시 친해지면 이웃하려고요’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지만,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그 말을 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웠다.

 

 

사람은 타인의 좋지 않은 일에 더 공감하기가 쉬운 모양인지, 좋지 않은 일에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위로를 해주었다. 나는 그게 한편으로는 부담스러웠다. 물론 당시에 예민할 수밖에 없었던 내가 느낀 감정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나의 본인이 타인에게 안도감을 주는 것 같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만드는 말들이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웃을 고민하고 정리하고 새로 만들고 하는 작업들을 귀찮지만 몇 달에 한 번씩 꾸준히 한다. 블로그를 지금보다는 더 오래 하고 싶으니까. 그런데 한 가지 불편한 것은, 내가 누군가를 이웃추가를 함으로써 그들에게 내 이웃공개 포스팅이 다 보인다는 것에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웃이더라도 그룹별로 볼 수 있는 포스팅이 달랐으면 하는 (나에게만 필요할 쓸데없는) 소망을 가져본다.

 

 

 

 


 

 

사족이 길었다.

아무튼 그렇기 때문에 나는 <한 달 만에 블로그 일 방문자 수 1,000명 만들기>라는 책을 조금 오랫동안 방치해두었다. 이제는 읽어볼까 싶어 책을 펼쳤는데 블로그 방문자 수뿐만이 아니라 사소한 것까지 실려있어 꽤 흥미롭게 읽었다. 책에는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는 많은 분들이 고민해 봤음직한 내용들이 실려있다. 어떻게 블로그를 하지? 다만 나는 처음 블로그를 할 때 막무가내로 포스팅을 시작해서 그런지 다른 분들의 그런 마음에 많이 공감할 수는 없지만, 뭐든 처음이 어려운 것에 대해서는 공감하기 때문에 충분히 고민을 할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블로그만 10년 이상을 한 내 기준에도 블로그가 다른 SNS보다 조금 더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다른 SNS에는 몇 분이면 업로드할 수 있는 하나의 글이 블로그에만 오면 조금 더 신중해지기 때문이다. 같은 사진이더라도 더 수다쟁이가 되기도 하고, 다른 곳에서는 못 했던 말들을 쏟아내기도 하고 그렇다. 또 블로그를 할 때 크게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종종 느꼈던 건 블로그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잔뜩 담겨있었다는 것이다. 이때는 내가 이걸 좋아했구나. 내가 이걸 싫어했어? 지금은 이렇게나 좋아하는데! 라는 뜻밖의 나의 발견.

 

 

책에서도 블로그를 ‘나’라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을 가장 처음 꼽았다. 그리고 블로그의 정체성.

나는 일상 블로그를 지향하는데, 여기에서 나는 ‘소소한 일기장’에 속한다. 그리고 좀 더 욕심을 내보자면 ‘글쓰기 및 자기계발’ 정도? 아... 자기계발? 잘 모르겠네. 글을 쓰는 것도 책 감상인 서평 말고는 딱히 쓰지 않는 것 같고. 내 블로그의 성격은 뭘까.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 봤는데도 잘 모르겠다. (갑자기, 뜬금없지만, 내 작고 시시한 글을 읽어주시는 이웃님들께 감사를)

 

 

 

 

블로그 이름과 닉네임을 짓는 사소한 것부터 상위노출을 위한 키워드, 높은 조회수 만들기, 수익창출까지 블로그에 관한 여러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블로그 저품질에 대해서는 종종 몇몇의 이웃님들한테 들어본 적이 있는데 그래서 블로그 이사를 간다고 하여 혼자 그렇게까지...라고 생각한 적 있었으나 책을 읽어보니 타인에게 나를 노출시키기 위해 블로그를 만든 이들에게 저품질에 걸려 내가 더 이상 노출이 되지 않는다면 블로그 이사를 갈 수밖에 없구나,하고 조금은 이해할 수도 있게 되었다.

 

나는 상위노출을, 높은 조회수를, 수익창출을, 블로그에 있는 글로 책을 내는 일도, 인플루언서도 원하지 않고, 적어도 이 블로그에는 체험단을 하고 싶지도 않아서 단순하게 ‘와 진짜 내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블로그 세상이네’ 하며 흥미롭게 읽었다. 다른 블로그마케팅 책은 읽어보지 못해서 비교는 어렵지만, 책도 어렵지 않고 쉽게 잘 읽혀서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거나 블로그의 몸집을 키우고 싶은 분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 아, 근데 닉네임 짓기 부분을 읽다가, 닉네임이 너무 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물론 내 적고 소중한 이웃님 중에는 벨라나 밸라나 baella나 bella나 vella가 없지만 세상에는 생각보다 많은 벨라가 있는 것.... 나는 내 이름에서 따온 별명이라 너무 당연했는데 갑자기 당연해지지 않은 기분이 드는 건 기분 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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