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 수면
마츠모토 미에 지음, 박현아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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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잠을 얼만큼을 잔다고 하더라도 개운함을 느껴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결혼 전에는 낮잠을 자면 밤에 잠이 오지 않아 너무나도 괴로웠기 때문에 낮잠과는 담을 쌓고 살았고, 정말 피곤할 때에는 연중행사로 일 년에 한두 번씩은 초저녁 6시에 자서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기도 했었다. 그렇다고 해서 개운함을 느끼는 건 아니고, 그만큼 잤으니 나 충전했어_라고 믿게 되는 효과가 더 컸다. 하지만 그런 내가, 낮잠은 삶에 꼭 필요한 양분이라고 말하는 사람과 결혼하여 낮잠을 잘 때도 많아졌다. 하지만 낮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기는 매한가지였다.

혼자서 조심스레 추측하건대, 아마 내가 잠을 자도 개운함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내 신체 중 가장 취약한 곳이 눈(eye)이어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여러 차례의 눈 수술과 눈의 상처와 안구건조증이 겹쳐져 눈이 쉽게 피로해지면서 몸의 개운함이 주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건 아닐까 싶은 것이다. 그렇다고 잠이 부족하다고 느끼지는 않기 때문에 몸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졸린 것이 아니라면 낮잠을 자는 편도 아니니 더욱더.

 

 

 

“나 오늘 잠을 잘 못 잤어.”

“아, 피곤해.”

 

내가 듣기 싫어하는 말이기도 한데, 이해를 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말이기도 하다. J씨는 규칙적이지 않은 몇 년이나 교대 근무를 돌았고, 근 3년은 주간 근무를 했고, 다시 교대 근무 2년을 하다가 지금은 다시 주간 근무로 돌아와 1년 조금 넘게 근무 중이다. 하지만 그는 자유롭지 못하다. 조출과 야근은 너무 당연한 수순이기 때문이다. 조출은 일상이고, 야근은 별일만 없다면 주에 3번 정도였는데, 5번을 꽉꽉 채우는 날도 있고, 주말에도 시간외근무를 해야 하는 날도 있다. 중요 일정이 있던 날을 위해 남편은 몇 주 동안 야근을 했고, 주말은 물론이거니와 명절이었던 설에 나흘 중 사흘을 출근했다. 삶의 질이 많이 떨어지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없다는 게 미안했던 찰나에 추천받아 타트체리라는 것을 샀다.

 

나도 시험 삼아 며칠 동안 마셔본 타트체리는 효과가 없다고 느껴져 중단했다. 중단한 가장 큰 이유는 타트체리를 마시고 잔 다음날 두통이 있었기 때문에. 하지만 J는 괜찮았는지 꾸준히 마셔보고 싶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평소에 코를 낮게 골던 그가 타트체리를 마시는 날에는 아무 소리도 없이 아주 곤히 자더라는 것. (이건 정말 신기하다) 하지만 이야기를 나눠보면 그 역시 몸이 개운하다던가 하는 드라마틱한 효과는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여전히 주말에는 낮잠으로 한 타임을 소비하고, 두 타임까지도(...)... 소비하기 때문이다.

그건 그가 잠이 많기도 하지만, 새벽에도 몇 번이나 화장실 때문에 깨기도 하고 많은 소리에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기에. 반면에 나는 잠에 한번 들면 밖에서 천둥이 쳐도 일어나지 않고, 화장실 한 번을 가지 않는다. 너무 다른 우리 둘_

 

 

그러다 보니 근래에는 잠을 잘 자는 법을 찾아보기도 했는데, 마침 ‘자고 싶을 때 못 자고, 깨고 싶을 때 못 깨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농축 수면>을 발견하게 되었다. 짧은 시간에 깊은 잠을 자는 농축 수면, 만성 피로와 시간 부족에서 벗어나는 기적의 수면법이라니! 웬만해서는 이런 문장들의 유혹에 빠지지 않는 나지만,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혹시나?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었다. 나보다는 J에게 좀 더 효과가 있기를 기대하면서 책을 차근차근 읽어나갔다.

 

 

10. 농축 수면은 잠이 든 지 30분 이내에 제일 깊은 수면인 논렘 수면 상태에 접어들고, 일정 시간 동안 깊은 수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수면_이라고 하는데, 나는 잠을 자기 시작해서는 중간에 깨는 일이 없기 때문에 깊이 잔다고 생각했지만, 일어나서 개운하지 않은 걸 보면 또 깊이 잔 건 아닌 것 같다. 잠을 깊게 잔다,는 것의 정의는 도대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정말 그런 수면을 한다면 숙면을 취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그 방법이 궁금해졌는데, 책에서는 3가지를 꼽았다.

 

 

 

1. 뇌 피로를 없애기

 

책을 읽으며 가장 놀랐던 건, 뇌 피로도에 의해 머리가 커질 수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세상에?... 저자의 말에 의하면, 뇌 피로가 쌓이면 두개골이 커지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머리가 비대해지고 무거워진진다고 한다. 머리에도 노폐물이 쌓인다니...

 

뇌 피로를 없애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뇌의 결림을 풀어주는 두개골 마사지로 뇌를 풀어주는 것이다. 그런데 그 뇌 운동이라는 것이, 내가 평소에 하는 운동이었다. 손으로 하기도 하지만, 폼롤러로 머리를 좌우로 왔다 갔다 하며 풀어주기도 한다. 이걸 두개골 마사지라고 하는 줄은 몰랐다. 처음에 머리를 꾹꾹 누르기 시작한 것은 두통이 너무 심해서 관자놀이부터 머리 전체를 마사지해 주는 방식으로 시작했었는데 요즈음은 두통이 아니더라도 자주 눌러주기도 한다. 그런데 이게 잠을 잘 잘 수 있는 방법이었다니! 이 마사지가 정말 잠에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시원하긴 엄~청 시원하기 때문에 나도 추천하고 싶다. (그래서 사진 첨부!) (tmi_진짜 시원하게 하려면 손으로 하는 것보다 폼롤러로 하는 게 완전 최고!) 두개골 마사지도 좋고, 머리와 연결된 목덜미나 귀 옆이나 밑의 쪽을 마사지하는 것도 무척 좋다. (J한테도 해주었더니 아프다고... 머리에 노폐물 있어서 그래...)

 

그리고 내게 가장 필요했던 눈의 피로를 푸는 것에 대한 부분도 나왔는데, 그 마사지 중 머리와 연결되는 부분을 눌러주라는 것도 있었는데, 나는 평소에 그 부분도 생각날 때마다 해주는 것도 같은데 왜... (J는 이것도 아프다고 했다. 눈에도 노폐물 있어서 그래...) 그리고 후두부의 머리카락 가장자리와 두 눈 위에 따듯한 타월을 올려놓는 것과 눈 마사지도 함께 실려있다. 눈 마사지는 그냥 기본적인 것들이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것. 나는 예전에 다크서클 없애려고 했던 마사지였지... (J한테 눈 마사지해주다가 눈 찌를 뻔해서... 기겁하며 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2. 혈액 순환을 촉진하기

 

고양이등은 잠들기 어려운 몸, 잠이 얕아지기 쉬운 몸이 되기 때문에 견갑골 주변의 결림을 풀어야 한다고 역설하며 견갑골을 이완시키는 스트레칭 몇 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스트레칭도 좋지만 나는 폼롤러가 더 시원해서 폼롤러로 하고 있다. 폼롤러 최고_ (이쯤 되면 폼롤러 장사꾼...;) 그리고 스쿼트 하랜다. 나 요즘 스쿼트도 일주일에 3일 정도는 하루에 열 개 정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책에서 6개부터 시작하라고 한다) 나는 이미 열심히 잘 자려고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었네.

 

 

3. 수면 환경 정돈하기

나는 침대에서 책도 읽고 일기도 쓰고 핸드폰 검색도 하는데, 침대를 잠만 자는 공간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이 모든 것을 침대에서 하지 말라고 말한다. (아니 어떻게 그래요?)... 이 책도 침대에서 읽고 있었는데, 약간의 민망함이 생겨 화장대로 옮겨오긴 했으나, 떨떠름했다. 그리고 침대 근처의 먼지는 호흡을 얕게 만들어서 수면을 방해한다고 하기에, 침대의 위 아래 옆의 먼지들을 닦아내었다.

 

 

우선 나는 평소에도 하던 것들이었던 것이 많아서 의아했지만 그렇다고 잠을 잘 자는 사람은 아니었는데, 나의 수면은 미미하니 J에게 해주어야겠다. 아프다고 해도 꾹꾹 누르고 잘 잤냐고 열 번 물어봐야지. 맛 좀 볼래? 어떠냐_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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