十二國記 丕緖の鳥 (文庫, 新潮文庫)
오노 후유미 지음 / 新潮社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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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쇼의 새   십이국기

 

 

 

십이국기에는 단편집이 두권 있습니다. 작가는 이것을 나중에 썼지만, 책을 다시 내면서 이것을 앞에 두었더군요. 그래서 이것을 먼저 보았습니다. 《마성의 아이》는 나중에 보고, 이것은 차례를 지켜서 보았군요. 이 책 보기 전에 제목이 뜻하는 것은 대체 뭘까 했습니다. 첫번째 이야기로 바로 읽으면 ‘히쇼의 새’인데, 이 말도 무슨 뜻인지 바로 알기 어렵습니다. 히쇼가 가진 새, 곧 히쇼가 기르는 새인가 할 수도 있잖아요. 책을 읽으니 ‘히쇼가 만드는 새’더군요. 히쇼는 대체 무슨 새를 만들까 하겠네요. 이 책 볼 때 조금 괴로웠습니다. 어려워서, 우리말로 옮기기도 쉽지 않겠구나 했습니다. 그래도 잘 아는 분은 잘 하시겠지요. 읽으면서 걱정한 게 하나 더 있습니다. 이 말도 자주 해서 그 말 보기 지겹다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쓰지’예요. 히쇼가 새를 만드는 재료는 도제(陶製 오지로 이것은 진흙으로 빚어서 볕에 말리거나 낮은 온도로 구운 다음 잿물을 입혀 다시 구운 그릇, 흙을 구워서 만든 도자기 따위의 물건)예요. 제가 생각한 건 도자기 새(까치)인데 비슷하겠죠. 왕이 왕 자리에 오른 걸 축하할 때 그것을 날려서 화살을 쏘아 깹니다. 이런 행사 어딘가에 있을까요. 새는 까치 모양이고 깨지는 소리가 음악처럼 들리고 향도 넣는다고 합니다. 히쇼는 정치와는 먼 자리에 있지만 선인입니다. 나랏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나랏일 하는 사람을 공무원이라고 하죠. 열두 나라가 있는 곳에도 그런 사람 많이 있을 듯합니다. 왕 가까이에서 정치를 하는 사람도 있고 왕하고는 먼 곳에서 자기 일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여기에는 왕하고는 먼 곳에서 일하는 사람이 나오는군요. 히쇼는 경국 사람으로 오래 살았더군요. 새 왕이 된 사람은 바로 요코예요. 히쇼는 왕한테 희망을 버린 듯했습니다. 왕이 바뀐다고 뭐가 달라질까, 왕은백성을 제대로 보려고 하지 않는다 생각했지요. 요코 앞에 왕은 더 그래서 히쇼는 새를 만들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했습니다. 그동안 만들지 않아서 좋은 생각도 없었습니다. 예전 왕 때 만든 것을 다시 만들까 하다가, 예전에 함께 일한 사람이 한 말을 제자한테서 듣고 좋은 생각을 얻습니다. 그리고 행사도 잘 마쳤습니다(이렇게 말하다니). 히쇼 마음이 요코한테 닿았습니다. 요코는 히쇼한테 “…… 가슴이 아플 정도로 아름다웠다. 잊기 어려운 것을 보았다.” (70쪽)고 했어요. 그 말을 들은 히쇼는 언젠가 또 그것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히쇼는 새를 만들기도 하고 그것을 어떻게 보여주는지(연출)도 정하는군요. 말이 아닌 다른 것으로 마음을 나타낼 수 있잖아요. 히쇼가 왕한테 말하려고 한 것은 ‘백성을 괴롭히지 마라’예요.

 

두번째 이야기 <저물무렵의 짐승>을 보니 히가시노 게이고 책 《공허한 십자가》가 생각나더군요. 이곳에도 사람을 여럿 죽이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유국 법에는 사형이 있지만 이것을 행하지 않은 지 오래되었습니다. 사형제도를 되살리느냐 마느냐로 고민하는 사람 이야기예요. 백성들은 많은 사람을 죽이고, 아주 적은 돈 때문에 어린이까지 죽인 사람을 사형시키기를 바랐습니다. 사형을 되살리면 그런 일이 여기저기에서 일어나는 것을 사법관이 걱정하더군요. 이 나라는 지금 기울고 있습니다. 그래선지 사람들 마음이 메말랐습니다. 죄를 지은 사람도 자신이 한 일을 후회하지 않고 사형시켜달라 하더군요. 죄를 뉘우치는 모습이 보이지 않을까 해서 사법관이 그 사람을 만나보지만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린이를 죽인 다른 까닭도 없었습니다. 유국이 기울고 있다는 말은 《바람의 바다 밝아오는 하늘》에도 잠깐 나왔군요. 우리가 사는 세상은 대통령(왕)이 잘못해도 나라가 기울지 않아서 다행이군요. 사람이 살아가기 어려운 세상이 되는 건 마찬가지군요. 살인범을 사형시키기를 바라는 것은 자신의 불안을 없애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는 말은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서운 일을 저지른 사람이 어딘가에 살아있다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지 않잖아요. 하지만 사형이 답도 아닌 것 같습니다. 그것은 또 다른 살인과 같으니까요.

 

세번째는 배경이 안국으로 쇼류가 왕이 되기 전부터 왕이 된 뒤 이야기더군요. 이곳은 왕이 없으면 사람이 살아가기 어렵습니다. 굶어죽지 않기 위해 관리가 되는 사람도 있는 듯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도 그렇게 하는 사람 있겠군요. 처음에는 자신의 마을과 식구들을 위해 일하는데, 나중에는 그 나라 백성을 다 생각하더군요. 왕이 자리에 오르면 자연재해나 요마가 나타나지 않지만, 나무에 생긴 병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안국 산에는 너도밤나무 숲이 많은 듯했습니다. 너도밤나무에 병이 들어 그게 퍼져가고 있었습니다. 새 왕이 나타나도 그 병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병든 너도밤나무는 뭔가 만드는 재료로 비싸게 팔렸지만(돈은 관리가 챙겼습니다), 산에 나무가 없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비가 오면 물난리가 나고, 겨울에 내린 눈이 봄에 녹아 땅속에 스며들면 힘이 없어진 흙이 무너져 마을을 덮치겠지요. 몇 사람이 오랜 시간을 들여 병을 낫게 하는 약초를 찾아냈습니다. 그것을 새로운 왕한테 전해서 다음해에 씨앗을 얻기 위해 애씁니다. 한두 사람 힘으로 하지 않고 여러 사람 손에서 손으로 희망을 맡깁니다. 그 부분이 감동스럽습니다. 그 일을 하는 건 그 나라에서 살아가는 백성입니다. 앞으로 나라가 좋아지기를 바라면서 말이에요.

 

마지막에는 책력을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이 나옵니다. 이곳은 어디일까요. 경국입니다. 요코 앞에 왕이 죽기 바로 전부터 요코가 왕이 된 때입니다. 요코는 요코 나름대로 힘들었는데, 백성은 백성대로 힘들었네요. 책력 만드는 사람들은 왕이 죽고 가짜 왕이 나타나고 다시 새 왕이 나타나도 그런 일에는 관심 갖지 않고 일을 하더군요. 나라가 어지러워도 농사짓고 살아가는 사람은 있겠지요. 그런 사람을 생각하고 일을 했습니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아이 란카는 잠시 실망하기도 했어요. 사람이 죽기도 하는데 거기에서 눈을 돌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만 한다고. 전쟁이 일어나도 과학자는 자신이 하고 싶은 연구를 하기도 하잖아요. 그런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책력 만드는 사람은 자기들은 그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어요. 이 말도 맞겠지요. 열두 나라가 있는 곳도 시간이 많이 지나면 우리가 사는 세상처럼 과학이 발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학이 아주 없는 건 아니기도 하니까요.

 

여기 나온 사람들은 다 관리(공무원 같은 것)예요. 관리에는 위가 있고 밑이 있겠지요. 위가 아닌 밑에 있는 사람들이에요. 그래서 좀더 백성과 가까이에 있지요. 책력 만드는 사람들은 현실을 잊고 산다고 했지만. 책력이 가장 필요한 사람은 백성이니 백성을 생각하고 일하는 걸 거예요. 전에 한 말인데 왕만 백성을 괴롭히지 않아야 하는 건 아닙니다. 관리 같은 어떤 자리에 있는 사람도 백성을 괴롭히면 안 됩니다. 여기에도 자기 자신의 이익만을 위하는 사람이 있더군요. 그것을 재미있다고 해야 할지, 우리가 사는 곳과 비슷하다고 해야 할지. 백성이 있고 나라가 있는 것인데, 이 책을 읽다보니 그런 생각이 더 드는군요.

 

 

 

희선

 

 

 

 

(고쳤지만 제가 잘못 썼더군요. 본래는 그 말 안 썼는데 다시 읽어보면서 썼습니다. 그런 건 빨리 했으면 좋았을 텐데. 병든 너도밤나무는 숯으로도 만들 수 없습니다. 그런데 땔감으로 비싸게 팔렸다고 쓰다니. 어쩐지 아닌 것 같아서 책을 찾아보니 아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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