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복지 없는 성장의 덫에 갇히다.
한국은 지난 60 년 동안 유례없는 성장을 이루었다. 세계 최빈국에서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 달러가 넘는 경제적으로 부유한 국가가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만큼 눈부신 성장을 이룬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그러나 ‘기적‘이라 불릴 만한 놀라운 경제성장 뒤에는 여전히 허약한 복지 시스템이 그 발목을 붙잡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 규모 대비 복지지출은 여전히 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삶의 기본 토대가 흔들릴 만큼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자영업자, 비정규직 등 취약 계층의 사람들이공적 복지에서 소외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한국이 ‘복지 없는성장‘을 해왔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렇다고 패러다임의 전환을 미루어서는 안 된다. 지금 한국 사회의 위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누적돼온 것이다. 어떤 면에서 코로나19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 지금과 같이 사회와 경제가 대전환을 이루는 시기에 필요한 것이 국가의 공적 역할이다.
국가의 복지제도는 가능하면 사각지대가 없어야 한다. 그러려면 보편적 복지가 되어야 한다. 복지가 취약 계층에만 집중되면 중산층은그 복지를 원하지 않게 되고, 민간 의료보험처럼 시장에서 자기가 원하는 다른 복지 상품을 구매하려고 한다. 따라서 복지는 취약 게층, 중산층을 포함한 모든 국민을 위한 복지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세금을올려도 복지가 성공할 수 있다.
실패해도 내 삶이 안전하다는 보장이 있을 때 사람들은두려움 없이 창의적인 도전을 할 수 있다. 실패를 거치지 않는 혁신은 없기 때문이다. 혁신의 기본은 안정성이다. 안정된 기반에서 혁신을 시도할 수 있고, 이러한 혁신을 통해 국가 경쟁력이 높아진다. 결국 국가의 성장과 복지는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갈 수밖에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한편에서는 혁신이 오히려 불평등을 강화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문제는 소수의 대기업을 중심으로 혁신이 이루어질 경우다. 특히 최근에 급성장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기술 관련 기업들에 만혁신이 집중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기술과 효율 중심의 성장이 중요한 과제가 되어 또 다른 불평등을 양산하게 된다. 국민 모두가안심할 수 있는 복지국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의 혁신 역량을 높여야 한다. 그리고 ‘모두의 혁신‘이라는 나무를 뿌리처럼 받쳐줄 수 있는 것은 튼튼한 복지국가다.
디지털 전환 시대를 위한 정책 실험실 LAB2050 이원재 대표 역시비슷한 취지로 미래형 사회보장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다. "경제 일변도의 성장이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인지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사회적 가치를 중심으로 성공을 새로이 정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GDP와 경제성장률의 대안으로 사회의 진보를 보여주는 새로운 지표를 만들어야 하고, 이를 기준으로 가치를 재구성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긴급재난지원금은 다임머신을 타고 미래에서 날아온 미래형 사회보장의 상징일지도 모릅니다.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를 타고 와서미래 사회의 한 단면을 잠깐 보여주었다고 할까요. 그 미래 사회란 기본소득과 기본생활이 다 보장되는 사회, 사람들이 생계 때문에 고민하지 않고 가치 있는 일을 찾아서 자발적으로 일하는 사회입니다."
그렇다면 왜 경제 혁신에 공감이 중요할까? 더 이상 경쟁과 효율 일변도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존 패러다임은 유용하지 않다. 여기에다 공존과 협력의 가치를 더해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 모든 사람들이 혁신을 이야기하다가도 막상 각론으로 들어가면 서로 싸우고 비난하기 바쁘다. 한 치 앞도 나아갈 수 없는 답답한 현실이 혁신을 어누를 때, 진정한 혁신은 자기를 버리고 상대의 입장과 생각을 수용해 앞으로 나아갈때 이루어진다
또 다른 요소는 ‘공감‘ 능력이다. 공감은 다른 사람의 상황과 감정을 이해하고 공유하는 능력이다. 혁신은 바로 이 공감 능력에서 나올 수 있다.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하게파악해야 혁신이 나올 수 있는데,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공감 능력인것이다. 그런 점에서 공감은 혁신의 뿌리이기도 하다.
휴먼터치를 결합한다는 것은 언택트 기술에 ‘인간미‘를 가미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 직접적인 사람의 손길이 가서 닿아야 한다는 의미와도 좀 다르다. 휴먼터치는 진정한 공감과 감성적 소통으로 만들어진다. 코로나 여파로 침체와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회에 필요한 것은휴먼터치다. 이제는 언택트에 휴먼터치를 어떻게 결합하느냐가 우리삶의 질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고 비즈니스의 성공까지 판가름하게 될 것이다.
이제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시대가 아니라 빠른 물고기가 느린 물고기를 잡아먹는 시대가 되었다. 결국 속도의 경제에서좋은 전략이란 ‘완벽한 전략이 아니라 빠르게 실행할 수 있는 전략이다. 시장이 언제 갑자기 변화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의 시대, 지금의 위기를 타개하고 계속 성장하고자 한다면 과감한 피보팅전략이 필요하다.
코로나19 로 인한 변화는 개인의 삶 전체에 걸쳐, 그리고 비즈니스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 팬데믹은 우리 사회를 엄청난 속도로 언택트화 하면서 세상을 다른 눈으로 보게 한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것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 위해 애쓰는 것이 아니다. 언택트와 휴먼터치의 조화를 염두에 두며 새로운 세계의 변화를 예측하고 적응해가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공감에서 시작된 진정성이 있다면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이다. "바람은 계산하는 게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20대들이 ‘공정함‘에 민감한 이유는 무엇일까. 노력이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계속해서 목격하고 체험해온 세대이기 때문이 아닐까. 이들에게는 애초에 주어진 기회 자체가 적기 때문에 최소한 과정만이라도 공정하길 바라는 것이다. 청년들에게 고용을 촉진하고 일자리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정책을 물었을 때, 가장 첫 번째로 꼽은 것 역시 공정한 채용 기회 제공과 물 공성 채용에 대한 엄벌‘이었다. 20대 청년들과 함께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조직에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직급이나 위계에 따라 흔들리지 않는 공정한 기준 말이다. 그리고 명확한 기준에 따라 그들을 공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그래야그들도 조직을 신뢰하고 책임감을 가질 수 있다.
변화해야 한다는 것! 당장은 비용이 많이 들고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모른다. 누군가는 여전히 비용 대비 효율이 높은 화석연료 에너지를포기하는 건 경제 발전의 원리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할지 모른다. 값싼 전기를 포기할 수 없다는 여론도 있을 것이다. 민감한 세금 문제는 정치적으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에 너무나도 달콤한 유혹이다. 공과금을 낮춰주겠다는데 마다하는 유권자가 어디 있을까. 문제는 바로 이러한 공공재의 덫, 기존 체계를 벗어나지 않으려는 경로의존성에 있다. 에너지가 더 이상 공공재가 아닌 개별 소비재가 되면 어떨까. 답이 보이지 않을 때는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필요할 경우가 있다.
신뢰는 이렇게 법과 원칙이 공평하게 지켜지는 과정을 통해서 쌓이게 마련이다. 우리 사회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모든 책임을 정부, 공적 기관, 언론에만 맡겨두어서는 안 된다. 우리 개인도 법과 제도보다 관계에 의존했던 기존의 방식을 버리고 법과 원칙을 철저하게지켜야 한다. 우리가 먼저 변하면 정치도 변하게 된다. 변화는 누군가가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만들어내야 한다. 신뢰 회복의 열쇠 또한 국민인 우리 자신에게 있다. 무너진 공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회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지켜보고 쓴소리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공적 신뢰를 가장 위협하는 것은 국민의 실망이나 분노가 아니라 무관심‘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세금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낮다 보니 정작 세금 인상이필요한 연금 개혁 같은 것은 말도 꺼내지 못하고 차일피일 미뤄지고있다. 모럴해저드(moral hazard)는 원래 영국의 보험 업계에서 사용하기시작한 용어라고 한다. 공익보다는 사익, 즉 자신이나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만을 추구해 사회에 피해를 주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법과제도의 허점을 악용한 이익 추구, 자기 책임을 소홀히하는 태도, 집단이기주의가 모두 모럴해저드에 속한다. ‘흰 코끼리‘는 납세자이자 주인인 국민들이 참여와 감시를 게을리하고 ‘포퓰리즘‘, ‘토건‘, ‘모럴해저드‘에 휘둘릴 때 발생한다. 국민들이 스스로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해 목소리를 낼 때 정치가들도 국민을두려워하며 함부로 흰 코끼리를 만드는 데 혈서를 쓰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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