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시간을 위해 달리고 있는 분투하고 있는 청춘에게 바칩니다

정유정 소설이 영화로 나왔다하여 퇴근 후 본 영화. 앞의 제목이 엔딩에 자막으로 나오는데 나는 잠깐 혼란에 빠졌다. 또 하나의 힐링 영화였나?(참고로 전 책은 안읽고 본 것) 내가 영화 자막을 보기전까지 받은 느낌은 `사람은 모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산다` 였다. 영화 속에서 승민(이민기) 와 수영(여진구) 는 패러글라이딩 떠나기전에 하는 말이있다. 수영이 순간을 인생과 꼭 바꾸어야겠냐 하자, 승민은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이 살아있다고 느끼는것이고 살고 싶어서 떠나는 것이라고 한다. 누군가에는 순간의 쾌락으로 보이는 것이 누군가에는 살아갈 희망이였던 것이다. 단순히 청춘들에게 자기 자신을 찾고 버티라는 말보다는 사회속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지혜를 선물해준 영화이자 소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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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을 시간이 많지 않으니 요약본을 보고 내용을 파악한다면 읽지 않고 내용도 모르는 것 보다는 낫지 않겠는가? 남들과의 대화나 다른 글에서 그 내용이 인용될 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논리는 내게 충분히 설득력이 있었다. 어제 아래의 칼럼을 읽기 전까지는.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675026.html

 

  책을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도구로 여기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래서 소설이 킬링 타임의 한 가지 방법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았던 것 같다. 빨리 읽어서 그 내용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 그리고 남들은 그 소설의 '내용' 을 통해 무엇을 얻어냈는지를 나의 생각과 비교하는 것이 내가 소설을 읽는 목적이었다. 그래서 소설보다는 비문학을 주로 읽었고 자기계발서보다는 전문서적을 주로 읽었다. 다양한 분야의 서적을 속독 하고 나서 그 책이 나의 것이 되었다는 자만심을 즐겼고, 속독보다 더 효율적인 방법을 궁리하기에 이르렀다. 요약본 또는 리뷰만을 읽는 것은 어떨까..? (그래서 만화로 토지를 읽는 다는 것이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책을 읽는다는 것은 내가 생각한 것만큼 단순한 행위가 아니었음을 칼럼을 읽으며 깨달았다. "독서의 목적은 생각하는 긴장과 외로움, 쾌락을 얻기 위해서다" . 그렇다. 나도 소설을 읽으며 이러한 감정을 느꼈으나 이를 무시하였고 내용만을 기억했던 것이다.

 

이번에 카프카의 "변신" 을 읽었다. 내용은 단순할지 모른다. 어느날 깨어나보니 화자는 바퀴벌레로 변해있었고, 가족들의 외면을 받으며 쓸쓸히 죽어갔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에게 지나치게 의존적이었던 가족들은 어느새 주인공이 없는 일상에 적응하여 별탈없이 살게 되었다는 단순한 플롯이다. 내가 놓치고 있었던 것은 눈 앞에 보일 듯 생동감있게 표현된 사람 크기만한 바퀴벌레였다. 카프카의 세심한 묘사 덕분에 나는 그 벌레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상상할 수 있었고, 어느새 주인공에게 동화되어 그가 느낀 절망감과 외로움을 함께 느낄 수 있었고, 생에 대한 의지를 잃어가는 모습에 눈물 흘릴 수 있었다. 이는 소설의 줄거리라는 정보 습득을 넘어선 작가와의 대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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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1-25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약본을 주로 읽는 습관이 가장 위험한 이유가 요약본의 내용을 완전히 읽고 이해했다고 착각하는 것이죠. 그래서 책(요약본 위주로)을 빨리 읽게 되면 왠지 잘 아는 듯한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자신감을 그대로 방치하면 알맹이가 없는 지적 허영심으로 변할 수도 있습니다.

마음공부 2015-01-25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보고 다시 생각하니 그러한 착각을 하고 있던 것 같네요. 자신감보다는 자만심에 빠질때가 종종 있게 되죠.
 
천국의 열쇠
A. J. 크로닌 지음, 이윤기 옮김 / 섬앤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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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의 삶을 그리며 또한 인간적인 면모도 보여주어 거리감을 없애준다. 빠른 전개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문체! 그러나 신앙관이나 내용은 평소 생각하던 부분이라 큰 감동은 없어 기대에 비해 조금 아쉬움을 남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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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염 「최서해」 - 홍염, 탈출기, 기아와 살육, 갈등 사피엔스 한국문학 중.단편소설 23
최서해 지음, 손유경 엮음 / 사피엔스21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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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도 지역으로 피난간 20세기 초반 소작인들의 삶을 그려낸 소설


너무나도 비참한 현실을 써내려가는 이 글은 마치 저자 자신의 경험을 문 서방에게 투영시켜 글을 써 내려간 것 같다. 몰입이 좋다고 표현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최서해를 '체험작가' 로 분류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연유 때문일까 . 

한가지가 싫다고 도망을 가 봐도 새로운 곳엔 또 다른, 비슷한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문서방은 도망 대신에 싸움을 선택한 것 같다. 이 부분에서 더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의 무서움을 느꼈다. 결국 방화로 그 분노를 표출하는데, 감정의 폭발이 해피엔딩으로 이어지는 결말이 인상적이다. 


1927년 1월 조선문단에 발표된 이 소설은 당시 일본에 의해 지배받던 우리 민족의 한을 "불" 로 태워버리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했을 것이다. 나약한 모습에 머물기 보다는 강렬한 의지를 불러 일으키려는 작가의 의도가 느껴지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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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도 되겠지 - 호기심과 편애로 만드는 특별한 세상
김중혁 지음 / 마음산책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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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늘 우리를 쪽팔리게 한다. 우리는 자라지만, 기록은 남기 때문이다.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만, 기록은 정지하기 때문이다. 자라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면 쪽팔림도 없을 것이다."

 

매너리즘에 빠져서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요즘 나는 내 자신이 쪽팔리지도 않다는 것을 느낀다. 같은 일상 속에서 새로운 일이 없어 정체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싶었는데... 다시금 돌아본다. 물론 작가가 말했듯이 사람이 꼭 반드시 뭔가를 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무것도 안하고 멍하니 있으며 잡념에 빠져 있는 것도 의미가 있고 그것이 상상력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나이니까 말이다.

산문집이라는 것은 결국 그 사람을 조금씩 알아가기에 도움이 된다. 이전에는 정치인들의 책을 읽으며 그들의 생각을 읽었는데, 김중혁의 책을 읽고 나면 그의 사고방식을 조금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 " 소설은 이야기에서 출발해서 주제로 나아가야 한다" 스티븐 킹의 말이다. 삶도 마찬갖지가 아닐까. 거창한 이념보다 사소한 이야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더 믿음직스럽다.  "

이 부분은 기업의 이념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의 거창한 생각을 조금씩 부수어 뜨리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메모를 남기며 글을 정리한다.

 

마지막으로

"결국 삶이란 선택하고 실패하고, 또 다른 걸 선택하고 다시 실패하는 과정의 연속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패를 빨리 인정하고 원점으로 되돌아올 수 있는 유연성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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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15-01-13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 것 중의 하나가 아이들은 아무것도 할게 없을때 즉 가장 심심할때 가장 창의적이 된다는 거였어요. 우리도 결국 마찬가지 아닐까요? 쉼의 여유가 결국 삶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 우리가 자주 잊어먹는거라는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