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의 내면세계가 잘 그려져있는 책

왜 따라왔어! - 뿔리와 개구쟁이 친구들
오드레이 푸시에 지음, 박정연 옮김 / 보림큐비 / 2007년 11월

책을 보자 마자
'퍽' 하고 조금은 큰 웃음이 터져나왔다.
오븐장갑을 낀채 초코케잌 두개를 들고 있는 뿔리의 표정이 너무 재미난다
이정도쯤이야 하는 잘난척과 함께 의기양양함... 

뿔리와 개구장이 친구들은 자아를 인식하고 주변친구들과의 관계에 눈뜨기 시작하는 4살 전후의 아이들의 감정을 섬세하면서도 재밌게 담아낸 시리즈라는데..
아! 그러고 보니 3살배기 우리딸이 무엇인가를 스스로 하고 난 이후의 표정이
바로 이책표지의 뿔리와 비슷하지 않았던가 싶다..

여자친구에게 잘보이기위해 책까지 뒤져가며 초코케익을 만드는 뿔리.
머리까지 빗고 테이블에 장미꽃까지 꽂고 여자친구를 기다리는데
정작 여자친구를 초대한 그날 생쥐, 양, 늑대...등등 너무나 많은 친구들의 방문에
뿔리는 "왜 따라왔냐"며 뾰루퉁한 표정으로 자리를 떠난다.

그러고 보니 우리 아이들도 가끔 어린이집에서 만난 여자친구 이야기를 했다.
큰녀석은 4살때 집에 있는 동생의 예쁜핀을 여자친구에게 가져다 준다며 몇번 가져간 일이 있었다..
뭐 덕분에 아들은 여자친구 어머니로부터 장래 사위감으로 확실하게 눈도장을 받으며 예쁜 티셔츠까지 선물받았으니  나름 잘한 셈이다.

보드북이라 튼튼하고
배경없이 흰바탕에 뿔리의 행동들만이 그려져 있어 환하고 시선들이 흩어지지 않아
뿔리의 행동들이 더욱 강하게 다가온다.
아마 이 책 이야기가 주위의 무엇에도 얽메이지 않는 4살의 뿔리 그 자체라는 의미가 아닐까
특히 뿔리의 시선과 표정, 몸짓을 주의 깊게 살펴본다면
이 짧은 책을 읽는 재미가 더할것이다.

책을 통해서 아이들의 지난날들을 들춰보며 아이들의 내면을 이해해 보기도 한다.
누구에겐가 잘 보이고 싶고
예뻐보이고 싶고
그리고 혼자만의 비밀을 간직하고 싶기도 한 미운4살!

오늘은 떼쟁이 울보쟁이 우리딸에게 남자친구 이야기를 넌지시 물어봐야 겠다..

 

재미난 몸속 여행

열려라, 우리 몸! - 우리 아이 첫 인체 체험책
파스칼 에들랭 글, 로베르 바르보리니 그림, 장석훈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7년 11월

'열려라, 우리몸'은 우리 아이 첫 인체 탐험책이라는 부제에 맞게
우리몸의 각종 작용과 신체기관, 오감등 인체에 관한 모든것을 플래시카드, 팝업, 폴더, 필름, 톱니바퀴, 향기등을 이용하여 설명함으로써 아이들의 적극적인 호기심 유발과 평소 직접 볼수 없었던 우리 몸 내부의 기관까지 이해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처음책을 보고
 그 두꺼움과 견고함에 놀랐습니다.
 두꺼운 재질의 표지에 스프링으로 넘길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스프링이 굵어 책내지가 두꺼운데도 편안하게 넘겨지네요..
 또한 입체북형태임에도 불구하고 이음새부분이라던지 폴더들이 견고하게 되어있습니다.
 
 다음은 너무나 새롭고 재치가득한 구성에 놀랐습니다.
 특히 엄마의 뱃속 양수에 아기가 떠 있는 모습은 아이들뿐 아니라 저에게도 호기심과 재미를 함께
 주었습니다.
 그외에도 소화가 되는 과정이라던가, 우리 몸의 감각기관들에서는 향기까지 더하여
 우리 아이들의 인체 체험책으로서 너무나 만족스럽습니다...
 
 또한 수정란을 '알'이라고 표현한다던가 '쿨쿨자야 쑥쑥 자라요' '병균과 맞서 싸워 우리 몸을       지켜줘요'  '필요없는 것들은 뿌지직'등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적절한 표현들이 돋보입니다..
 
 열려라 우리몸은 우리인체를 탐험하는 것 뿐만 아니라
 신체 주요 부분의 이름과 기능등을 알고 우리 몸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5살짜리 아들은 벌써 '허파' '관절' '뇌'등 책에서 본 생소한 단어들을 중얼거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는 "엄마 우리몸은 소중하지요...치카도 잘하고 밥도 골고루 잘 먹어야 하지요" 하며 애교 썩인 웃음을  날립니다.
 
오래 기다린만큼 만족도도 큰 책입니다...
근래에 들어 오랫만에 만나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 열광한 책입니다...
추천 백만번 날립니다...
  
  ***양수에 아기가 떠 있는 모습  
 


  ***손을 들추면 손가락 관절이 나옵니다 
 


  *** 이를 들추면 이뿌리와 혈관과 신경등이 나옵니다 
 


  
  ****필림지 위에 우리의 피가 흐르고 있어요

밝고 아름답다

노란 우산 (양장) ㅣ 보림 창작 그림책
류재수 지음, 신동일 작곡 / 보림 / 2007년 7월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결혼전에는 비가 오면 괜히 분위기 잡고 커피를 마시곤 했다..

창으로 주루룩 주루룩 흐르는 빗방울을 보면서 괜한 상념에 젖어 .....

 

결혼을 하고 나니

비가 오면 빨래부터 걱정이다...집안이 눅눅해질것 같다.

그리고 또 아이들은 어쩌란 말인가...

하루종일 집안에서 뒹굴뒹굴 하며 밖으로 나가자고 투정을 부릴것이 뻔하다..

 

책속에서도 비가온다...

그러나 괜한 상념도 걱정도 없이 맑고 투명한 비가 내린다.

노란우산을 든 아이가 집을 나선다

회색빛 도로를 지나 놀이터를 지나 분수대를 지나 계단을 오르고 기찻길앞에 오두마니 서있다...

그새 노란우산은 파란우산, 빨간우산, 초록우산......을 만난다...

비오는 거리를 오롯이 우산들만이 걸어간다.

아!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

장화신은 아이들의 다리가 보인다...그리고 그 앞에 서 있는 건물은.....

아이들의 우산만이 덩그러니 꽂혀진 우산꽂이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비오는날의 느낌을 피아노선율이 그 아름다움을 더한다.

톡톡 튀었다가 부드러워졌다가 다시 한번 멈추고....

글씨없는 그림책속의 글은 오롯이 내 몫이다..

 

밝고 경쾌해서 좋은 동화책이다.

어떤 교훈이나 생각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냥 있는 그대로 보고

들리는 그대로 느끼면 되는것이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동화책이다..

우산들만이 동동 떠있는데도 가슴이 따뜻해지고 그 아름다움이 흘러 넘친다...

 

아직도 창밖에는 겨울비가 내린다..

cd를 타고 흐르는 노란우산의 피아노선율이 참 아름답다

아이들은 춥지 않았을까...

내 가슴에 해마가 산다 ㅣ 보름달문고 23
김려령 지음, 노석미 그림 / 문학동네 / 2007년 10월

읽는 내내
공개 입양한 유명연예인들이  아이와 함께 나와 "가슴으로 낳은 아이"라며 환하게 웃던 사진들이 생각났다.
그때 그 사진속의 아이들도 웃고 있었던가!

며칠전 본 사진
유명 사진작가가 국내입양의 활성화를 위해 기획한 사진전..
그 사진속에서도 유명연예인들이 부모에게서 버림받은 아기들을 안고 있었다.
아기들은 발가벗겨져 있었다. 그날 아기들은 춥지 않았을까! 

내 가슴에 해마가 산다는 공개입양된 하늘이의 이야기이다
모두의 눈에 좋은 부모님을 만나 한없이 행복하게 보이는 하늘이...그러나 정작 하늘이는 행복하지 않다..
그런 하늘이가 일련의 사건들을 거치면서
가족의 소중함과 가슴으로만 낳은 아이가 아님을 알게 된다.

눈물이 났다.
가슴이 먹먹했다.
흐르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옆에서 3살난 딸래미가 "엄마 울지마"라며 달려와 와락 안겨 운다..
딸아이의 눈물이 없었다면 나는 밤새도록 먹먹한 가슴으로 울었을지도 모른다.. 

공개입양의 활성화....
우습다. 그러면 그 공개입양된 아이의 인권은 무엇이 되는가
버려진 아이를 가슴으로 낳았다며 키우는 부모는 천사가 된다
그리고 그 천사부모에게 가슴으로 낳아진 아이는 천애 고아에서 부모 잘만나 호강하는 운좋은 아이가 된다..
주홍글씨처럼 평생을 입양아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살아가야 한다.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혈연적이고 자식욕심이 남다른 나라에서 입야아로 산다는건 너무 가혹한 짐이다..

비공개입양
나에게 한없는 사랑을 베푸는 부모가 당연히 친부모인줄 알았는데 어느날 나는 배 아파서 낳은 자식이 아니라 데려다 키운 그야말로 가슴으로 낳은 자식임을 알게 된다
하늘이 노랗다. 모든것이 혼란스럽다...
내가 데려다 키워달라고 한것도 아니다...지금까지의 서운했던 일들이 역시나 내가 친자식이 아니였기 때문이라 자학한다..

그러나 나는 후자를 택하고 싶다.
일부러 굳이 "널 데려다 키웠다"며 말할 이유도 없다.
설령 알았다 하더라도 그래서 다리가 후들거리고 하늘이 노랗다 하더라도 ...
가슴으로 낳은 아이 혹은 배 아파 낳은 아이라도 모두 저마다의 고통의 짐을 짊어지고 스스로 아파하며 성숙하는거라 믿기에...

입양에 대한 이야기지만
입양에 대해 관심이 없더라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꼭 한번 권하고 싶은 책이다.
혹시 아이를 내가 만든 틀속에 가두어 키우지는 않았는지
그 틀속에 맞추려고 아이를 더 힘들게 하고 지치게 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본다.
나의 행복이 아이의 행복인양 인형의 집속에 아이를 가두어 두지는 않았는지..... 

겨울바람이 춥다.
헤쳐진 옷깃 사이로 겨울바람을 맞으며 가는 소년의 옷섶을 여며주고 싶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공룡책

공룡박사와 떠나는 공룡대탐험
두걸 딕슨 지음, 원지인 옮김 / 파브르북(북공간) / 2007년 10월

 
요즘 부쩍 자연관찰에 관심을 보이는 아들을 위해 자연관찰책을 한질 들였다.
그 90권의 책중에서 공룡에 관한 책이 두권 있었는데 아이는 아침 저녁으로 그 공룡책을 읽어달라며 졸라 엄마는 한편으론 지치기도 했지만 흐뭇했다.

그러나 그 두권의 공룡책은 아이가 일찍이 보아왔던 공룡책에서 크게 비껴가지 않았다.
아들은 그전부터 공룡책을 좋아라 하여 몇권 읽었던 터라
이제는 점점더 세밀한 부분까지 공룡에 대해서 알고 싶어했다.

그때 만난 책이 "공룡대탐험"이다
공룡박사와 함께 떠나는 공룡대탐험이라는 제목답게 공룡에 대해서 자세하면서도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특히 그동안 최대의 육식공룡으로 알았던 티라노사우루스보다 더 큰 몸집의 기가노사우루스가 있다는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았다.
물론 완벽한 뼈대를 갖춘 티라노사우루스가 여전히 공룡의 왕이긴 하지만 말이다.
또한 스테고사우루스류의 공룡이 이빨이 없으며 초식공룡이라는 사실도 이책을 통해서 알았다.

이제 5살로 제법 한글읽기에도 재미를 붙인 아들은 어렵게 아는 글자를 찾아
공룡대탐험을 시작하고 있다.
공룡이 나타나기 시작했던 트라이아스기며 쥐라기, 백악기 같은 어려운 말들을 어느덧 외워 이 엄마를 놀라게 한다.
특히 이책은 기존에 있던 공룡에 대한 학설들에 새로운 학설들을 더함으로써
미래의 공룡박사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것같다.
또한 자세하고 화려한 공룡사진들이 공룡세계로의 탐험에 재미를 더한다...

다만 다소 아쉬운점은 마무리 부분에서 공룡의 멸종에 대한 부분들에 대해서도 다뤄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우리가 너무나 흔하게 알고 있는 기온의 변화나 화산폭발등의 공룡멸종설들은 대부분 너무나 희미하게 그려져 아이들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지 못한다.
앞으로는 우리의 공룡박사님이 우리 아이들의 궁금증 해결을 위해 공룡의 생성과 멸종에 관한 부분들도 다뤄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책을 적극 권하는 것은
유아에서 부터 어른까지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책이며 
우리아이들에게 공룡에 대해 좀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접근하고 있어 크게 환영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