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과 연애 말들의 흐름 5
유진목 지음 / 시간의흐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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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품은 사람은 사랑이 없는 사람에게 거의 매번 지고 만다. 사실이 그렇다. 사랑이 결여된 세계는 사랑하는 사람을 고통 속에 살아가게 내버려둔다. 사랑이 결여된 세계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다. 사랑하는 사람은 방치되어 무능력한 존재로 낙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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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연인들
정영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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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말할 수 없는 사랑이란 말은 뭘까?"
나는 때로 사랑이라는 건 그 자체로 의미를 품고 있지 않은, 그저 질량이 있고 푹신거리는 단어일 뿐이라고 느끼곤 했다. 나와 연경이 서로에게 사랑한다고 말한 순간을 세어보면 얼마나 될까? 우리는 서로가 그 말을 그 자체로서 받아들이지 못할 때뿐만 아니라 심지어 그 말을 제대로 듣고 있지 않을 때조차 마치 우리 사이의 빈 공간을 메우려는 것처럼 그 말을 쏟아냈다. 구멍이 뚫린 튜브에 계속해서 호흡을 불어넣는 것처럼. 그러나 우리의 말들이 완전히 무의미했다고 할 수 있을까? 우리라는 공간을 채우기 위해서 더이상 아무 뜻도 남지 않은 언어라고 멈추지 않고 채워가는 것 외에 무엇을, 형체를 잃어가는 우리가 우리를 유지하기 위해 그 일 외에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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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유전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강화길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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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에 걸린다는 건, 타인에게 내 행복을 맡겨둔 것과 같다. 살아 있는 순간에 감사하고 모든 것이 소중해지는 순간에도, 통증은 불현듯 찾아온다. 변덕스러운 사랑처럼. 그러면 나는 무너진다. 내 의지가 이니라는 것. 내 선택과 잘못 때문이 아니라, 누군가의 유약한 마음에 내 인생이 달려 있다는 생각에 자존심 상하고 화가 난다. 왜 하필 나야? 억울하고 분할 때마다 나는 글을 썼다. 내가 작가여서가 아니다. 내 친구에게 배운 방법이다. 친구는 괴로울 때마다 마음을 기록했다. 그리고 아무도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다. 자신만의 마음을 간직했다는 생각 덕분에 견딜 만해진다고 했다. 누구에게 맡겨놓은 마음이 아니니까. 그렇게 평안을 찾고 난 후, 그녀는 자신의 사랑을 향해 돌아가곤 했다. 천천히, 그러나 흔들리지 않는 마음으로.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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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유전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강화길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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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이유로 서로를 알게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에게는 이미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이런 일은 가능하면 겪지 않는 편이 좋았다. 우리는 시련이 삶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그 말은 미신과 다를 바 없었다. 아무리 없애려 애써도 매번 다시 나타나는 거미를 내몰 방법이 없으니, 그냥 행운을 가져다준다거 생각하며 함께 사는 것. 지네를 영험한 동물이라고 믿고 사는 바로 그런 것처럼.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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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유전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강화길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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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혼란스러웠어. 너무 내 것이라서 있는 그대로 느껴지는 어떤 마음 때문에, 나는 너희의 글을 제대로 읽을 수 없었어. 하지만 그것이 지금의 내 마음이라면, 나는 이걸 있는 그대로 써야 한다고 생각했어. 이 방식으로 우리가 몰랐던 마음들이 만난다면,그것으로 나는 새로운 것을 알 수 있게 되겠지.
그리고 새로운 것을 읽을 수 있겠지.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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