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문 테이크아웃 10
최진영 지음, 변영근 그림 / 미메시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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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살고 싶다〉는 바람에 걸려 넘어질 때가 있다. 넘어지면 바로 일어나지 못하고 주저앉아 한참을 울어야 일어날 수 있다. 나이 들면 괜찮아질까 덜 넘어질까 기대했는데, 나이 들수록 더 깊이 넘어지고 일어날 때마다 겸연쩍다. 삶과 죽음 말고 다른 것은 없는가 중얼거리면서 시스템 종료 대신 다시 시작을 누르는 순간들. 매일 생각한다. 매우 사랑하면서도 겁내는 것이다. 이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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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문 테이크아웃 10
최진영 지음, 변영근 그림 / 미메시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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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어디 있고 내가 어디 있는지 모르도록 복잡해지고 어지러워질 것이다. 그게 우주의 법칙이니까. 그런 세상을 같이 살면 좋았잖아. 네가 거기 있어서 내가 여기 있다고 서로의 방향을 헤아려 주면 좋았잖아. 너를 보면서 나를 확인할 수 있으면, 같이 비를 맞았으면 좋았을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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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영 지음, 변영근 그림 / 미메시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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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행복하려고 안달이지. 난 그게 끔찍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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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문 테이크아웃 10
최진영 지음, 변영근 그림 / 미메시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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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이 어때서. 자기를 죽이는 게 뭐 어때서. 다들 조금씩은 자기를 죽이면서 살지 않나? 자기 인격과 자존심과 진심을 파괴하고 때로는 없는 사람처럼, 죽은 사람처럼, 그러지 않나? 그렇게 사는 게 죽는 것보다 끔찍할 수있다. 그럼 죽을 수 있지. 죽는 게 뭐 이상해, 자살이라고달라? 남을 위해 죽을 수 있다면 자기를 위해 죽을 수도 있지. 자기를 구원하는 방법이 죽음뿐인 사람도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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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그토록 먼길을 걷고 오랜 시간을 헤매고 가슴을 치며 괴로워했다는 사실은 내게 어떤 연민도 불러일으키지 않았다. 왜 내가 이해해야 하는가?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이해해버리면 끝장이라고 말이다. 그랬다. 끝장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내가 그날 그토록 많은 말들을, 평소의 나와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고 믿던 말들을 했다면 그래서였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너와 함께 있을 때 내가 돌보지 않은 우리의 침묵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가 너를 받아들일수 없어 죽게 했다면 나 역시 내가 사랑하지 않는 너의 어떤 부분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그저 시들게 놓아두기만 한 사람이라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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