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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미트 패러독스
강착원반 지음, 사토 그림 / 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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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는 살아 움직이는 인간일까?

아니면 죽었다고 볼 수 있을까?

그렇다면 과연 좀비는

사망보험금을 받을 수 있을까?




데드미트 패러독스 리뷰




일본 3대 만화출판사 고단샤 만화 공모전 대상을 받고 일주일만에 누적 조회수 10만뷰 돌파! 텀블벅 펀딩 1200% 달성한 화제의 도서 데드미트 패러독스를 읽을 생각에 굉장히 기대가 되었습니다.





올랜드 제국은 사후 30일 이내에 갑자기 부활하는 원인 불명의 병 또는 환자좀비라고 부릅니다.


좀비가 살았는지 죽었는지에 대한 규명조차 없이, 제국에게 그들은 그저 잠도 안 자고 밥도 안 먹는 값싼 노동력으로만 치부되죠.





인간과 좀비의 차별이 당연시되는 시대에서 변호사 골드는 좀비인 동생 실버와 함께 변호사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좀비들을 변호하는 변호사 골드는 동생과 함께 부모님의 묘지에 갔다가 무덤 속에서 깨어난 좀비 릴리를 만나게 됩니다.





좀비와 인간의 동등한 권리를 주장했지만 8년 전 일가족이 몰살당한 귀족 가문

아르테미아의 마지막 자손이었던 릴리. 사망보험금을 주기 싫었던 보험사 직원의 손에 살해당한 그녀는 좀비가 되어 골드에게 재판을 의뢰합니다.

릴리 본인이 직접 자신의 사망보험금을 받을 수 있게 도와주려고 하는 골드. 좀비의 사망 진단과 마지막 재판까지! 골드는 과연 재판에서 이길 수 있을까요?





사망보험금을 받기 위해서는 법으로 좀비의 사망을 인정받아야 하는데요.

여러분이 생각하기에 대화도 하고, 일도 하고, 길거리에서 언제든 볼 수 있는 좀비들이 사망을 쉽게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사람답게 살고 싶었다고?

너흰 이미 사람이 아니잖아.

좀비는 인간으로부터 욕설은 기본, 좀비에게 물리면 좀비가 된다는 소문, 저임금 노동, 좀비 전용 차량, 좀비 출입 금지 등 계속되는 차별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 차별 속에서도 좀비는 계속 생겨나고 좀비를 가족으로 둔 사람들도 늘어나고있죠. 좀비가 된 상태에서도 일자리를 구하려는 가장들과, 좀비들이 일자리를 빼앗는다 생각하는 인간들. 그리고 좀비를 가족으로 둔 사람들이 함께 공존하는 사회.

탄탄한 그림체와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차별과 평등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해주는 재미난 작품이었는데요! 결말까지 완벽해서 애니화나 드라화가 되어도 너무 좋을 것 같고, 작가님의 다른 장편 만화도 봐보고 싶네요!

책에는 미공개 단편도 있으니 꼭 한 번 읽어보세요! 완전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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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록
프리키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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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반해 읽기 시작한

미스터리 스릴러 단편 소설집


< 기생록 >


프리키

장르 소설 연재 플랫폼 브릿G에서 100편이 넘는 단편 소설을 공개한 작가. 앞으로 인간의 밑바닥 욕망을 바탕으로 호러와 스릴러가 절묘하게 구성된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게 소망이자 제 1 목표이다.

기생록은 그의 미공개 작품 중 6편을 엄선하여 엮은 미스터리 스릴러 컬렉션이다.






국가생명연구소 9p

이웃을 놀라게 하는 법 81p

이 안에 원귀가 있다 129p

소녀 사형 집행관 179p

괴물사냥꾼 225p

기생록 251p



국가생명연구소

국가와 시민의 안전을 위해 연구 개발, 국가 보안 1급 통제 시설로 분류되어 있는 국가생명연구소. 표면적으로는 생명 공학 연구시설이지만 전쟁에 대비한 신무기 개발, 국가의 법률과 정부의 정책에 반하는 위험인물이나 반사회 단체의 합법적인 제거를 위한 인간의 정신 통제 등 여러가지 은밀한 연구를 진행한다.

그곳에서 일하는 준수는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운영하는 회사의 부설 사립 유치원에 딸 연우를 보내고 있다. 2세 계획을 세우고 5년만에 태어난 소중한 딸.



하지만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게

우리의 인생이던가.

지금은 함께했던 시간이 잊힐까 봐

집 안 여기저기에 걸어 놓은

사진 속에서만 연우는 환하게 웃고 있다.

두 눈에 집어넣어도

하나도 안 아플 것 같은 우리 연우는

불과 몇 달 전에 부모인 나와 아내보다

먼저 저세상으로 가 버린 것이다.



누구보다 소중한 딸이 죽었다. 유치원에서 교사가 다른 아이들을 돌보는 사이 계단에서 굴러 떨어진 것이다. 믿을 수 없는 소식. 아내는 갈수록 미쳐가고 그에게는 알 수 없는 일이 일어나는데.






이웃을 놀라게 하는 법


만약 세상에 악마가 숨어 있다면,

그건 바로 내 안에 있다.



계속되는 취업 실패 속에서 자존감이 떨어진 주영. 옆집에 사는 여자는 그런 주영을 볼 때마다 징그러운 벌레라도 보는 것처럼 경멸어린 시선을 보낸다. 게다가 친구에게 그가 바퀴벌레같아 징그럽다고 말하는 걸 주영이 듣게 되고, 옆집 여자를 증오하게 된다. 그녀를 잠깐이라도 겁먹게 해주고 싶어 이웃을 놀라게 하는 방법을 검색해보고, 실천에 옮기기로 하는데. 엘리베이터 안에 있어야 할 그녀가 사라졌다. 그녀는 어디로 간거지?


이 안에 원귀가 있다

게임에 참가해 보시겠습니까?

밀폐된 방에서 정해진 5분의 시간 동안

앉아 계신 참가자에게

상금 5억 원을 드립니다.



SNS 광고에 올라온 게임. 참가 조건 청각 장애가 있는 사람. 그들은 방 안에서 같은 참가자인 척 정체를 숨기고 있는 원귀를 찾아내야 한다. 5분 내로 원귀를 찾아내지 못하면 원귀가 될 거라는 경고 속에서 9월 13일 금요일. 초대 메일을 받은 다섯 명이 모였다.

밖에고 잠긴 문. 그 안에서 예상치 못한 살인이 발생하게 되고. 과연 참가자들은 원귀를 찾아낼 수 있을까?



소녀 사형 집행관


촉법소년법 일부 개정

촉법소년들의 범죄율이 계속 증가하고,

또 그 정도가 날로 심각해짐에 따라

기존의 촉법소년 관련법을 개정하여,

범죄를 저지른 촉법소년들이 신설된

'정부 교화 프로그램'을 일정 기간

반드시 이수토록 하였다.


오랜 시간 자신을 괴롭혔던 아이에게 죽을 위협을 느낀 도연은 옆에 있던 벽돌을 상대를 향해 힘껏 후려쳤다. 자신의 앞에서 죽어가는 아이를 뒤로한 채 도망간 도연. 소녀는 살인죄로 1년 동안 사형 집행관이 돼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괴물사냥꾼


또, 무언가에 쫓기는 꿈을 꾸었다.

영문도 모른 채,

나는 어디론가 계속 도망 다녔다.

그러기를 얼마쯤, 간신히 그 무언가를

따돌리고 앞에 보이는 작은 시냇가에 앉아

흘린 땀을 씻어 내기로 했다.

급히 손과 발을 물에 적시고

얼굴도 씻으려고 흐르는 시냇물을 본 순간,

그 위에 비친 모습에 깜짝 놀랐다.

무슨 호러 영화에서 나오는

악마의 머리처럼 양쪽에 커다란 뿔이 난

흑색 가면을 쓴 얼굴을 보았기 때문이다.


인체 실험에 지원했던 아버지가 어머니와 함께 돌연변이 괴물에게 목숨을 잃었다. 현수는 괴물을 죽이기 위해 사냥꾼이 되는데. 드디어 마주하게 된 괴물은 너무도 익숙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기생록



피곤하겠지만, 그래도 일 시작하기 전에

내 얘기 한번 들어보게.



대기업에서 명예퇴직한 영도는 재취업에 계속 실패하다가 경비 일을 시작하게 된다. 자신이 오기 전 다른 경비원들은 왜 그만둔건지? 궁금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지만 모두 알려주지 않는다. 도대체 이 곳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기생록에는 6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개개인의 분노와 욕망이 SF, 호러, 미스터리 등 다양한 장르에 결합되어 흥미진진하게 이야기가 풀어진다. 100편 이상의 작품을 쓴 작가님답게 상상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 소설이었다.

특히 사회적인 촉법소년 문제를 다룬 소녀 사형 집행관은 소재가 마음에 들었고, 이 책의 제목으로 담겨진 기생록은 작가님의 매력을 더 돋보이게 만들어준 작품이라 생각이 된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인물들이 분노를 느끼는 과정이나 그들의 폭력성, 격한 문체가 나와는 맞지 않았다. '이게 그렇게 화날 일인가?', '상대방을 꼭 이렇게 표현해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이웃을 놀라게 하는 법이나 소녀 사형 집행관은 거북한 기분도 들었다. 하지만 이건 개인적인 생각이니 참고만 하면 좋겠다.

기생록은 단편소설이지만 구성은 장편 못지 않고, 작가님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기에 장르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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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록
프리키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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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이지만 구성은 장편 못지 않고, 작가님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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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 (양장)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소설Y
구병모 지음 / 창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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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 베어 무는 순간,

마법 같은 이야기가 시작된다.


위저드 베이커리



고등학생 때 야자실에서 이 작품을 처음 접했다. 친구가 너무 재밌으니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줘서 펼친 책이었는데 그 날 다 읽고 바로 추천해준 친구를 찾아갔다. 친구와 위저드 베이커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뒤에도 이 설렘이 계속되어 야자 쉬는 시간마다 이 책을 읽은 친구 찾기 위해 야자실을 돌아다닌 기억이 있다. 이후에도 몇 달간 위저드 베이커리를 블로그 검색창에 치며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읽었다. 그게 벌써 12년 전의 일이라니. 올해 위저드 베이커리 개정판이 새로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 때의 기억 떠오르고 다시 이 책을 읽는다는 생각에 한참 설렜다🥰


어렸을 때 친엄마가 청량리역에 버리고 갔던 기억을 가지고 있는 말더듬이 소년, 그는 아버지가 재혼하며 교사인 새엄마와 여동생이 생겼다. 새엄마는 소년이 마음에 안 들어 온갖 트집을 잡고 압박한다. 그러다 여동생 무희가 성추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하고 처음에는 범인으로 학원 선생이 지목되지만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화난 새엄마가 딸에게 솔직히 말하라며 폭행을 가하자 무서웠던 무희는 한 공간에 있던 소년을 범인으로 지목한다. 새엄마를 무서워하던 소년 역시 그 공간에서 벗어나기 위해 집을 뛰쳐 나오고 평소 자주 가던 위저드 베이커리로 향하게 된다.





침묵과 외면으로 소년을 압박해가는 새엄마, 무심한 아버지, 말을 더듬는다고 무시하는 사람들. 소년은 결국 가정에서 보호받지 못한 채 밖으로 도망친다.

요즘 세상은 너무도 자극적인 사건이 많다. 가정폭력, 성폭력,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들. 그래서 더 이 작품을 볼 때 가슴이 아팠다. 현실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테니까.

위저드 베이커리는 마법사인 점장과 파랑새 직원이 운영하고 있는 빵집이다. 마법이 섞인 빵들을 먹으면 각 효력이 있는데 이런 베이커리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어떨까. 무섭겠지만 너무 신기하고 재밌을 것 같다.

소년에게 보호쉼터가 되어주었던 이 빵집처럼 가정에서 보호받지 못할 아이들이 다른 공간에서는 보호와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위저드 베이커리는 특이하게 결말이 두개로 되어있다. Y의 경우N의 경우. 소년의 선택에 따른 다른 결말을 읽으며 소년이 제발 행복해지길 바라보았다.

개정판은 시대에 맞게 바뀐 표현, 새롭게 정제되고 더해진 문장이 있어서 더 재미나게 읽을 수 있으니 구판을 읽어보셨던 분들도 꼭 다시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나는 단지 거기 존재했을 뿐인데.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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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이 생긴다면 아빠부터 없애볼까 상상초과
청예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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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이엔티 블로그에서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표지가 너무 예뻐서 눈이 갔다. 그 다음으로 시선이 간 건 자극적인 제목이었다. 초능력이 생긴다면 아빠부터 없애볼까라니.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바로 서평단 신청을 했다. 읽고 있는 동안에도 지인들이 제목을 보더니 관심을 보였다. 그만큼 사람들의 머릿속에 내리박히는 제목이었다.

이 작품은 제목에서 예상했던대로 가정폭력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주인공이 어떻게 초능력이 생겼고, 어떤 방법으로 아빠를 없애려고 하는지 그 과정이 궁금해 흥미롭게 책장을 넘겼다.





"불행한 아이여, 네가 바라던 공평함이 당도했도다. 지금부터 맞이할 변화들은 신이 아닌, 너의 선택이리라."

가정폭력을 당하는 여고생 '나'는 하루하루가 지옥같다. 학교에서는 마음에 안 든다고 시비거는 아이들이 있고, 집에는 폭력적인 아빠와 마음 약한 엄마가 있다. 불행이 가득한 '나'에게 백호신이 나타나 능력을 주겠다고 말한다. 불행한 아이들에게 능력을 주며 행복으로 바꾸라고 말하는 백호신.

"내가 주는 모든 능력은 그 능력을 받을 아이들이 가진 불행에서 비롯된다. 너의 불행은 고통과 상처로부터 시작됐다. 그러니 네가 가질 능력도 마찬가지다."

"능력을 주는 이유는 네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기 위해서다. 네가 진정한 행복을 느끼게 된다면 능력도 자연히 소멸한다."

아이의 불행에서 비롯된다는 능력.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 능력을 가지게 되고, 아빠를 없애기로 다짐한다. 과연 '나'는 아빠를 없애고 행복해질 수 있을까?



그럴 일은 없다. 변덕으로 자른 단발머리가 하루아침에 허리까지 닿는 일, 자기 전 두 시간씩 휴대폰을 본 탓에 나빠진 시력이 갑자기 2.0으로 회복되는 일, 그리고 어젯밤 생긴 멍이 하루 만에 깔금하게 사라져버리는 일들 말이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이리저리 치이다 백호신을 통해 초능력을 가지게 된 ''는 다른 초능력을 가진 학교 후배 미향을 만나게 된다. 미향은 학교 안에는 더 이상 초능력자가 없다며 다른 초능력자를 만나기 위해서는 서클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미향을 따라 간 서클에는 아이들이 각자의 불행에서 비롯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을 찾아내서 모은 인물은 '리더'. 그는 ''에게 백호신이 준 능력으로 불행의 씨앗을 잘라내자고 말한다. 하지만 ''는 리더가 괜스레 꺼림직하다.





오직 소망으로만 끝나는 모든 생각의 끝에는, 결국 아무런 소망도 실현할 수 없다는 무력함이 있다. 시우랑 아무리 친하다 하더라도 우리는 가족이 아니기에 즐거운 시간이 끝난 뒤에는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시우의 집에 계실 아빠는 우리 아빠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겠지.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는 그녀가 부러웠다. 내가 시우처럼 빠른 걸음으로 집을 향한 적이 언제였던가. 시우에게 집이란, 아니, 내가 아닌 친구들에게 집이란 무슨 의미일까. 새까만 도시의 밤보다 환한 형광등 아래 거실이 더 어둡다는 건 아무도 몰라주겠지. 밤공기가 마음만큼이나 찼다.



다른 집을 부러워하는 ''는 친구와 함께 밖에서 밥을 먹고, 수다를 떨다 아빠가 잠든 캄캄한 밤이 되서야 집으로 돌아간다. ''뿐 아니라 많은 학생들이 각자의 불행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간다. 행복해야만 할 시기에 불행을 가진 아이들이 너무 많은 현실이 떠올라 씁쓸했다.



비록 감기 기운은 전혀 없지만, 이걸 사용하고 싶은 밤이야. 어른들이 내 세상에 아무것도 지원해주지 않으니 이렇게라도 내가 편할 구실을 찾아야만 했다. 약을 입에 넣고 어금니로 씹었다. 오도독 소리가 나며 쓴맛이 입 속 가득 퍼졌다. 씹어 먹으면 약효가 좀 더 빨리 도는 느낌이라 서둘러 잘 수 있다는 착각이 들었다. 이렇게 먹으면 위험하다는데……. 그럼 편안하게 하루를 보내는 방법이라도 좀 알려주고 경고하지 그래.


자고 싶은데도 잘 수 없어 독감약 중에 졸린 약을 챙겨두었던 ''는 억지로 잠을 청하기 위해 그 약을 으깨먹는다.

겨우 열여덟 살의 아이가 아빠에게 맞고, 도움을 주지 못하는 엄마로 인해 방어적인 성격이 가진 채 잠을 이루지 못해 몰래 약을 먹고 잠이 든다는 게 너무 가슴 아팠다.



한편으로는 모든 광경이 각자의 처절한 불행에서 시작됐다는 점이 떠올라 씁쓸했다. 그들의 능력을 보고 있으면 저 힘과 연관된 개인의 아픔이 연상됐다. 어릴 적 집에 화재가 발생해 화상을 입은 이후 불을 다룰 수 있게 된 능력자의 이야기는 듣지 않아도 추측 가능한 불행이었다. 초능력을 보여주는 순간, 우리에게 각인된 약점도 보여주는 셈이었다. 우리는 모두 어렸고 그 누구도 불행을 극복하지 못했기에 이 어마어마한 능력을 신으로부터 받았다. 딱하다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 했다. 모두 곧 행복해질 사람들이니까.



<초능력이 생긴다면 아빠부터 없애볼까>는 상처받은 아이들의 심리와 행동을 잘 표현한 작품이다.

학창시절 나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었던 소중한 책들처럼 이 책 역시 상처받은 아이들의 마음 한 켠에 위로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여기까지 읽고 관심있으신 분들은

<초능력이 생긴다면 아빠부터 없애볼까>

읽어보세요.

아래부터는 스포주의.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주는 능력으로 처음에는 자신을 괴롭힌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던 ''지만 아파하는 아빠를 보면 볼수록 묘한 죄책감을 생기고, 자신을 아껴주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 자신을 걱정스럽게 볼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다. 그리고 초능력을 쓰지 않은 채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하는 ''.

자극적인 제목에 흥미로운 소재로 현실에서는 잘 일어나지 않는 사이다 전개를 기대했는데 그 부분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아빠를 없애기 위한 내용 역시 거의 나오지 않았고 학교와 서클의 이야기가 전개되기에 제목이 너무 강렬해서 내용이 조금 심심하게 느껴졌다.

마지막장을 읽었을 때 바로 든 생각은 "정말 이렇게 해서 ''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 그런 의문이 들었다. 오랜만에 행복의 정의를 알려주며 교훈을 주는 소설을 읽은 기분.

작가님은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실에는 초능력이 없기에 초능력이 있든 없든 개인의 마음가짐, 의지에 따라 충분히 잘 살 수 있다는 메세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작가님이 이 책을 쓴 의도 자체가 내가 생각한 스토리와는 다르니 이 점은 나만의 아쉬움인 걸로. 작가님의 메세지는 굉장히 잘 전해지고 있었다.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현실을 똑바로 마주보고 이겨내려고 하는 ''와 미향은 초능력이 없어도 갈수록 성장하고 있다.

이 책을 읽음으로 자극적이고 사이다를 기대했다면 조금 허탈할 수도 있지만,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희망과 위로가 되기를.

가정폭력, 학교폭력 사건들은 아직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무서운 밤공기를 맡으며 돌아다니는 아이들을 떠올리면 속이 쓰리다. 이리저리 치이고 눈물을 쏟는 아이들이 이제는 제발 행복해지길 바라며 <초능력이 생긴다면 아빠부터 없애볼까>를 읽어보길 추천드린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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