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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 (양장)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ㅣ 소설Y
구병모 지음 / 창비 / 2022년 3월
평점 :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마법 같은 이야기가 시작된다.
위저드 베이커리

고등학생 때 야자실에서 이 작품을 처음 접했다. 친구가 너무 재밌으니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줘서 펼친 책이었는데 그 날 다 읽고 바로 추천해준 친구를 찾아갔다. 친구와 위저드 베이커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뒤에도 이 설렘이 계속되어 야자 쉬는 시간마다 이 책을 읽은 친구 찾기 위해 야자실을 돌아다닌 기억이 있다. 이후에도 몇 달간 위저드 베이커리를 블로그 검색창에 치며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읽었다. 그게 벌써 12년 전의 일이라니. 올해 위저드 베이커리 개정판이 새로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 때의 기억 떠오르고 다시 이 책을 읽는다는 생각에 한참 설렜다🥰

어렸을 때 친엄마가 청량리역에 버리고 갔던 기억을 가지고 있는 말더듬이 소년, 그는 아버지가 재혼하며 교사인 새엄마와 여동생이 생겼다. 새엄마는 소년이 마음에 안 들어 온갖 트집을 잡고 압박한다. 그러다 여동생 무희가 성추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하고 처음에는 범인으로 학원 선생이 지목되지만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화난 새엄마가 딸에게 솔직히 말하라며 폭행을 가하자 무서웠던 무희는 한 공간에 있던 소년을 범인으로 지목한다. 새엄마를 무서워하던 소년 역시 그 공간에서 벗어나기 위해 집을 뛰쳐 나오고 평소 자주 가던 위저드 베이커리로 향하게 된다.

침묵과 외면으로 소년을 압박해가는 새엄마, 무심한 아버지, 말을 더듬는다고 무시하는 사람들. 소년은 결국 가정에서 보호받지 못한 채 밖으로 도망친다.
요즘 세상은 너무도 자극적인 사건이 많다. 가정폭력, 성폭력,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들. 그래서 더 이 작품을 볼 때 가슴이 아팠다. 현실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테니까.
위저드 베이커리는 마법사인 점장과 파랑새 직원이 운영하고 있는 빵집이다. 마법이 섞인 빵들을 먹으면 각 효력이 있는데 이런 베이커리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어떨까. 무섭겠지만 너무 신기하고 재밌을 것 같다.
소년에게 보호쉼터가 되어주었던 이 빵집처럼 가정에서 보호받지 못할 아이들이 다른 공간에서는 보호와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위저드 베이커리는 특이하게 결말이 두개로 되어있다. Y의 경우와 N의 경우. 소년의 선택에 따른 다른 결말을 읽으며 소년이 제발 행복해지길 바라보았다.
개정판은 시대에 맞게 바뀐 표현, 새롭게 정제되고 더해진 문장이 있어서 더 재미나게 읽을 수 있으니 구판을 읽어보셨던 분들도 꼭 다시 읽어보시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