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틱 세계사 - 교양으로 읽는 1만 년 성의 역사
난젠 & 피카드 지음, 남기철 옮김 / 오브제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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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년 인류 역사의 은밀하고도 치밀한 사랑과 치정


에로틱 세계사는 각 시대별, 여러 나라-민족들의 섹스 이야기를 다룬 섹스 인류학입니다. 차례는 인류의 출현으로 시작된 섹스부터 철기 시대, 헬레니즘 로마시대, 중세, 르네상스 시대, 계몽주의 시대, 혁명의 시대, 세계대전 학살의 시대, 냉전 시대, 모던 타임즈 총 10개의 단원으로 나눠져 있으며 시대적 성 인식과 독특한 풍습 등을 이야기합니다. 어느 시대에서 섹스는 '더러운 것'이라 이야기하고, 어느 시대에서는 '자유로운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섹스는 어떤 것인가요?



인류문화사와 함께 시작된 섹스

「 아인 사크리 연인상 」은 남녀의 성교 모습을 표현한 가장 오래된 예술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 조각상의 제작 시기는 1만년 전으로 이스라엘 나투피안 문화권의 예술가가 상당이 공을 들여 만든 작품이다. 크기는 그다지 크지 않은 다면체 석상으로, 위에서 내려다보면 사람의 형체가 아닌 여자의 젖가슴 모양으로 보인다. 아래에서 보면 여성의 음부가 보이며 뒤에서 보면 남성의 발기한 음경의 모양이 분명하게 보인다.

에로틱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이 조각상은 인류의 문명이 시작된 시기 즉, 신석기 혁명 시대의 작품이다. (중략) 인류에게 신석기 혁명을 통해 '소유'라는 개념이 생겼다. (중략) 섹사는 권력의 쟁취나 권력의 위협을 의미하게 됐으며, 개인의 사생활,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죽음의 극복을 의미하게 되었다.

p. 21 ~23



지금도 존재하는 섹스 파트너 공동체


중국의 루구호라는 호수 주변에 살고 있는 모수오족은 모계사회를 이루고 있습니다. 모수오족의 여자들은 열 세살에 성인식을 치르고 화방을 받습니다. 화방에는 가족들과 공유하는 앞마당을 가진 문과 거리를 향해있는 문이 있는데 모수오족 여자들은 자기만의 화방으로 마음에 드는 남자들을 불러드립니다. 동트기 전에만 사라지면 된다는 규칙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모수오족 남자들은 여자들이 낯선 남자와 함께 집에 았는 걸 바람직한 일이라고 여긴다고 합니다. 모수오족에게는 결혼이란 개념이 없고 남편, 아내라는 낱말이 없으며 아즈부라고 부르는 섹스 파트너만 있습니다. 모수오족은 낙원 같은 사회 공동체에서 살며 경쟁, 질투, 분노, 탐욕, 폭력 따위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으며 그걸 뜻하는 낱말조차 없다고 하네요. 참 신기하죠.



페미니스트였던 인류 최대의 플레이보이, 카사노바


지아코모 지롤라모 카사노바. 그는 역사상 최고의 바람둥이로 알려져있습니다. 그의 자서전에 따르며 132명의 여성과 관계를 맺었다고 되어 있네요. 그는 그 많은 여성을 전부 사랑했다고 이야기하는데 여성을 정복하는 것이 아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었습니다. 카사노바는 공리주의자(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였는데 그의 일화를 보게 되면 이해가 되더라구요. 게다가 그는 한 대학 교수가 쓴 논문 중에 '여자들이란 히스테리적 반응을 보이게 마련이며, 이것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는 자궁의 문제'라고 쓴 내용에 대해 반박문을 쓰기도 했습니다.



여자에게는 자궁이 있으며 남자에게는 정액이 있다. 이것이 남녀의 다른 점이다. 생각이 정신에서 비롯되며 육체에서 나오는 게 아닌데도 논문의 저자는 여성의 자궁에 죄를 뒤집어씌우고 남자의 정액에는 죄를 묻지 않는다.


p. 196



카사노바는 페미니스트였으며 강한 여성과 함께 있어야 진정으로 행복하다는 사실을 알았던 근대적 사고방식을 가진 남자였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성'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그 분야로는 무지한 편이기도 했고 소극적인 면도 있습니다. 학교 성교육 시간에는 아파서 수업을 듣지 못했고 우리나라 분위기 때문인지 저는 섹스는 안 좋은 것이라는 인식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아무 생각없이 이 책을 밖에서 처음 펼쳤을 때 머릿속이 어질어질해져 덮어버리고 말았죠.


1만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다양한 문화가 변화한 것처럼 섹스 문화도 변화했습니다. 섹스와 관련된 조각상이 만들어지고, 채위에 대해 적혀있는 책이 만들어지고 피임약과 콘돔 그리고 비아그라, 성인도구 등. 우리가 잘 몰랐던 지식들에 대해서도 자세히 서술되어 있습니다. 이야기는 어렵지 않게 여러 일화들을 가지고 와 이야기하고 있으며, 당시의 시대적 배경 속에서 생겨난 섹스 이야기가 재미났습니다. 우리나라의 이야기는 없지만 다른 나라의 섹스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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