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게 (반양장) - 기시미 이치로의 다시 살아갈 용기에 대하여
기시미 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미움 받을 용기로 유명한 저자가 이번에는 다시 살아갈 용기로 돌아왔다. 처음 제목을 봤을 , 아직 내가 읽기에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마흔이란 나이는 아직 멀게만 느껴지고 나이가 나의 모습이 상상이 가기도 했다. 그럴 때가 있지 않은가. 어렸을 읽은 책이 지루하고 내용도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시간이 흐른 다시 읽었을 책의 깊이를 알게 되는 순간. 이번 책도 그러지 않을까 싶었지만 그럼에도 읽어보고 싶어 책을 펼쳤다.

 

 마흔에게란 제목을 가지고 있지만 이야기를 읽다보니 나이 있는 분들께 전달하는 말이라고 생각됐다. 저자 기시미 이치로는 살에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고, 후에는 관상동맥우회술을 받는다. 저자는 자신이 간병을 받는 이야기, 그의 부모님을 간병했던 이야기를 나누며 나이가 들어가는 모습에 대해 이야기한다.

63쪽

하지만 저는 어느 날 문득 깨달았습니다. 만약에 이런 상태로 입원하는 것이 제가 아니라 소중한 가족이나 친구라고 한다면 저는 틀림없이 부랴부랴 병원으로 달려가겠죠. 그리고 그들이 중태에 빠져 의식이 없을지라도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저는 생각했습니다.
'내가 이렇게 살아 있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기쁨이 되겠구나.'
그렇게 생각하니 저는 조금씩 평정을 되찾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친구나 가족이 아프면 괜찮은지 걱정하고 조금이라도 도와주려고 한다. 하지만 막상 자신이 아프면 주변에 피해나 주고 있다며 스스로를 쓸모가 없다 여겨버린다. 생각은 계속 부정적으로 퍼져간다. 정말 나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라면 그렇게 생각할 없을 텐데.

99쪽

커다란 회장에서 강연할 때면 저는 마이크를 사용합니다. 이 마이크에 접촉 불량 등의 문제가 생기면 음성이 중간 중간에 끊기고 잡음이 나서 제 말이 청중에게 또렷하게 전달되지 않습니다.
이런 마이크 상태를 병든 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이크는 인간의 몸이나 다름없습니다. 관계자가 문제를 해결해주면 저는 청중과 다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병이 나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일시적인 고장이 아니라 마이크가 완전히 고장 나는 수도 있습니다. 이미 원래대로는 돌아갈 수 없는, 영원히 단선된 마이크는 몸의 죽음을 의미합니다. 그렇게 되면 제 목소리는 두 번 다시 청중에게 닿지 않습니다.


122쪽

향간에는 안티에이징 정보가 흘러 넘칩니다. 건강에 좋다고 하면 부모에게 권하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그것을 할지 말지는 부모가 결정할 문제입니다. "왜, 안 해." "기껏 생각해서 말해줬더니……" 라고 강요하는 행위는 상대를 바꾸려는 언행이자 태도입니다. 강요당한다고 느낀 부모는 자식의 제안을 그대로 따르게 되면 자식에게 졌다고 느끼게 됩니다. 혹시라도 부모가 자식에게 지고 싶지 않아서 자식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게 된다면 그것은 부모를 위한 일이 아닙니다.


  
부모와 자식간은 어렵다. 가까운 대신 서로에게 쉽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우리는 부모에게 강요당하는 싫어하면서 막상 성인이 되었다고, 부모님은 이제 나이가 드셨다고 생각을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다시 생각해볼 일이다.

125쪽

 우리는 모두 공동체의 일부입니다. 하지만 공동체의 중심에 있지는 않습니다. '나'는 타인의 기대와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사는 게 아니고, 타인도 '나'의 기대와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사는 게 아닙니다.

127쪽

 뭔가를 하지 못하게 된 부모를 가엾게 여기는 것도, 반대로 뭔가를 잘하게 된 부모를 칭찬하는 것도 부모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지 않는 행위입니다. 칭찬이란 '내려다보는 시선'이며 자신의 이상을 부모에게 강요하는 행위입니다. 가엾게 여기는 마음도 실은 내려다보는 시선에서 오는 감상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가 존중을 바라듯, 우리도 부모를 존중해야 한다.

153쪽

'지금,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살아갈 수 있다면 여태까지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할 수 있으려니와 그렇게 생각하면 틀림없이 실패도 용서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자는 계속해서 '지금, 여기'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실패도 용서하고 살아가는 .

164쪽

할 수도 없으면서 무리하는 이유는 무의식중에 '애쓰고 있다'는 주변 평가를 바라며 '건성으로 한다'는 지적에 거부감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문장을 계속 곱씹으며 '나는 이러지 않았나'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았다. 타인에게 도움 받는 것을 원치 않고, 스스로 하고 있다 말하며 오히려 현실을 외면하지는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든다.

231쪽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훌륭한 인간이 되는 것도, 존경받는 노인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게 되려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나이 들수록 더욱 다양한 것을 배워야 합니다. 또 책을 읽고 꾸준히 사색해야 인간으로서의 성장을 바랄 수 있습니다.

  바라고 바란다. 나이가 들었을 , 스스로의 자존심에 빠져 배움을 멀리하고 나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는 사람만큼은 되지 말자고.

 

 

         235
         아무리 나이 들어서 연찬을 거듭해도 여전히 모르는 많다는 알고 자신과 끊임없이 진지하게 마주하고 생각하는 작업이 '철학한다'라는 것입니다.

 책의 모든 내용이 마음으로 들어왔다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아무래도 나에게는 너무 이야기라 여기는 같다. 하지만 마음에 담겨진 말도 많았고,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좀 더 나이를 먹어 이 책을 다시 읽는다면 지금보다 많은 이야기에 공감하고, 많은 문장들이 마음으로 들어올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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