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새.
먹을 칠하는 일은 깊은 잠을 입히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왜 오히려 악몽을 견디는 사람들처럼 느껴지는 걸까? p.145
내가 멈춰서 물을 때마다 아버지는 차분한 목소리로 방향을 알려줬어요. 더이상 길이 없는 산속으로 접어들면 나에게 등을 내밀어 업히라고 하고, 그때부턴 당신의 발자국만 쓸어내며 비탈을 올랐어요. 업힌 채로 나는 발자국들이 사라지는 걸 똑똑히 지켜봤어요. 마술 같았어요. 매 순간 하늘에서 떨어져내리는 사람들처럼, 우린 단 한 점의 발자국도 남기지 않으며 걷고 있었어요. p.163
차분하게 기록되어있지만 내용이 충격적이다. 4.3사건의 극히 일부만 몇 줄 묘사된 건데도 너무 충격적이어서 뇌리에 박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