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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책방 골목
김설아 외 지음 / 책담 / 2021년 10월
평점 :
#환상의책방골목 #책방이야기 #책방 #서점 #단편모음집 #앤솔러지 #김설아 #이진 #임지형 #정명섭 #조영주 #책담 #청소년문학 #청소년소설 #문학 #소설 #단편소설 #한솔수북 #협찬도서 #추천도서 #신간
*제목을 보는 순간 책방 골목이라는 단어에 마음이 설레었다. 어렸을 적 살았던 동네에 작은 책방이 있었는데 책을 쌓아놓고 있어서 아무때나 들려서 읽기도 하고 사기도 했던 추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제는 골목도 줄어들고 책방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어진 시대다. 대형서점과 온라인서점이 주도하는 서점문화에 나도 익숙해져 있었다. 환상의 책방골목은 옛감성을 불러일으키고 향수에 빠져들게 한다. <환상 책방 골목>에 담긴 다섯 작가님들의 책방은 어떤 책방일지 궁금해지며 가슴이 두근두근♡거린다.
*첫번째 이야기 : 미래의 사차원 책방
#사차원책방과빙글빙글괴물 #김설아
미지가 온전히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인 공터에 낯선 건물이 생기고, 멋진 남학생이 그 건물로 들어간다. 학교에는 빙글빙글 괴물이 나타나 사람을 잡아 먹고 모두 공포에 휩싸인다. 미지는 갑자기 생긴 건물이 미래의 서점이며 자신을 만나려고 미래에서 왔다는 팬을 만나게 된다. 빙글빙글 괴물도 미래서점과 함께 왔기에 물리칠수 있는 방법은 미지에게 있다고 한다.
☆미래서점은 시공간을 초월하며 이동을 한다는 설정이 흥미롭다. 미래의 서점은 어떤 모습일까 상상하며 읽는 재미가 있고, 서점의 공간과 서가의 변화들도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한다. 작가와 책 속의 주인공, 팬인 독자가 시공간을 초월해 괴물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는 SF 영화를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했다.
*두번째 이야기 : 무덤 책방
#모노크롬을찾아서 #이진
웹소설의 광팬이자 장래 웹소설가가 꿈인 슬언이 주인공이다. 전에 살던 곳에서 전학을 와서 친한 친구는 없지만 웹소설 읽는 것으로 버티고 있다. 좋아하는 웹소설 작가가 '모노크롬 하트'의 신선 작가에게 감사하는 글을 올린것을 읽고 그 책에 관심이 생긴다. 하지만 이미 절판된 책이라 쉽게 찾을 수 없다. 전에 살던 동네의 헌책방 골목으로 책을 찾으러 가게 된 슬언은 그곳에서 특이한 무덤 책방을 만난다. 무덤 책방에는 독자에게 잊혀진 책들이 쌓여있다. 다른 책들은 독자에게 외면당해 잊혀져서 제발 읽어 달라고 애원하는데 모노크롬 하트는 책 페이지를 펼쳐주지 않는다. 모노크롬 하트는 왜, 책장을 펼쳐주지 않을까? 그 이유는 무엇이며 슬언이 모노크롬 하트를 설득해서 읽을 수 있게 될까? 무덤 책방에 있는 그 수많은 책들은 어떻게 될까?
☆무덤책방 이라는 이름에 마음이 아팠다. 그랬구나. 독자에게 읽히지 못한 책들은 무덤으로 가야 하는구나.
독자에게 읽히지 못하는 것은 독자에게 버림 받은 것과 같다. 슬언도 아빠에게 버림받았다는 생각에 모노크롬 하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책도 마음이 있는거 같다. '나 좀 읽어줘' 외면당한 책들의 외침이 안쓰럽다.
하루에도 수백권씩 쏟아져 나오는 신간들 속에서 독자에게 사랑받고 읽히는 책들이 얼마나 될까? 독자에게 눈길 한번 받아보지 못하고 무덤 책방에 자리잡은 책들이나 우리집 책꽂이에 꽂혀 아직 읽히지 못한 책들도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나는 몰랐지만 그 책들이 내게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거 같다. 제발 나를 읽어달라고.
*세번째 이야기 : 심야책방
#핑크래빗백과 심야 책방 #임지형
핵인싸 해미에게 휘둘리기 싫다는 생각에 부탁처럼 받아온 강요를 거절한 후 반에서 투명인간 취급을 받게된다. 처음에는 괜찮은듯 했지만 다시 해미와 친해지고 싶다. 핑크래빗백으로 절친의 면모를 보여주자고 하는 해미의 한마디에 결국 핑크래빗백을 구해 다가가기로 한다.
핑크래빗백을 구하기 위해 새벽에 나서보지만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몇날 며칠을 핑크래빗백에 정신을 빼앗기고 오기가 생길 때 심야책방을 발견한다. 심야책방은 특이하게도 오늘의 책을 구매하면 차는 공짜다. '오늘의 날씨를 알면 하루 행동 반경이 달라지듯 오늘의 책이 그랬다.'(118p) 오늘의 책을 읽으며 마음 상태가 잠잠해지며 흐드러지듯 복잡했던 머릿속이 정리되는 기분이된다. 심야 책방에서 무엇을 찾게 될까?
☆친구를 얻기 위한 매개였던 핑크래빗백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 가끔 무엇이 중요한지를 잊고 살 때가 있는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하는 것인지 생각하게 한다. 내 마음이 어떤지도 모르고 왜 그걸 해야하는지도 모를 때 심야 책방에서 편안히 나를 돌아보고 여유를 갖게 해 준다. 그곳에서 만난 책이 나의 조급함을 가라앉혀 주고 위로해줌으로 나로 설 수 있게 도와준다. 그것이 책의 힘이고 책방이라는 공간이 주는 혜택이 아닌가 싶다.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그러니 학창 시절에 친구를 사귀는 건 중요하지만 거기에 꼭 얽매일 필요는 없다.'(128p) 친구에게 얽매여 핑크래빗백에 집착했던 의미없는 행동을 멈추게 되는 것이다.
*네번째 이야기 : 유령 책방
#어느날갑자기책방유령 #정명섭
책을 싫어하는 이든은 사고로 의식이 없다. 이든의 영혼은 죽은 것이 아니기에 다시 몸으로 돌아갈지, 하늘로 갈지를 결정하기 전까지 책방에서 착한 일을 쌓아야 한단다. 책이 싫은 이든과 책방에서는 한발짝도 나갈 수 없는 이든. 이든은 서점에서 잘 지낼수 있을까? 서점이 사라지면 이든도 다시 자기 몸으로 돌아갈수 없단다.
어려서 억지로 책을 읽히는 엄마때문에 책이 싫어졌다는 이든은 책방을 지키기 위해 손님들에게 책을 골라주는 일을 하게 되는데••••• 책을 싫어 하던 이든은 잘해낼수 있을까?
☆아마도 어려서 책읽기를 싫어하는 아이는 없을거다. 이든도 책을 좋아했지만 어느순간 억지로 책을 읽게되며 책을 싫어하게 된다. 우리도 그렇다. 책은 좋아서 즐겁게 읽어야 하는데 독서도 공부가 되버린 시대다. 좀더 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보면 좋겠다. 이든이가 다시 책을 좋아하는 마음을 되찾게 되어 기뻤다.
*다섯번째 이야기 : 덕후 책방
#크리링을 훔치는 가장 완벽한 방법 #조영주
해환은 프라모델에 빠져서 도둑질까지 하게 된다. 도둑질에 대한 합의금을 물어주고 이사를 하게 된 것이다.
이사하는날 길을 잘못 들고 중국집에 들어가게 된 해환의 가족들. 해환은 거기에서 크리링을 보고 그만 훔치고 만다. 다시 도둑질을 한 것을 안 해환의 부모는 크리링을 돌려주고 용서받으라고 한다. 어쩔수없이 중국집을 다시 찾아가지만 문이 닫혀있고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는 해환이다. 옆에 오래된 책방에 크리링을 맡기기로 하고 찾아가보니 그 책방은 프라모델이 가득한 방이 있고 물물교환을 할수 있다. 그곳에서 훔친 크리링을 다른 프라모델과 교환하게 되는데, 알고보니 크리링이 한정판으로 50만원이 넘는 고가 물건이란다. 중국집에 돌려줘야 하는 크리링을 되찾기 위해 훔치기로 결심한다. 훔치는 가장 완벽한 방법을 생각하며 오래된 책방을 매일 찾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해환이는 크리링을 되찾을수 있을까? 도벽을 고칠수 있을까?
☆오래된 서점인 덕후 책방에서 만난 이상한 아저씨와 도벽이 있는 해환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책방 주인의 반전있는 과거와 도둑질을 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하게 되는 해환은 자신의 마음 깊숙한 곳에 있던 잘못된 마음을 깨닫고 용서를 구하기 위해 용기를 내게된다. 하지말라는 말도 소용없던 도벽앞에 스스로 깨우치게 하는 덕후책방~
-자신이 저지른 일에 책임을 지는 것, 그건 당연한 일이었다 왜 그 당연한 걸 지금까지 몰랐을까?(220p)
**책방 이라는 소재로 이렇게 재미있고 다양한 이야기를 읽게되어 너무 놀랍고 즐거웠다.
미래의 사차원 책방, 잊혀진 책들의 무덤 책방, 인생의 의미를 찾게하는 심야 책방, 유령 책방, 덕후책방
다섯편의 이야기가 다 다르면서 또 닮은 것도 같다.
최근 독립서점들이 각각의 독특한 개성을 살려 운영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직 직접 가본 곳은 없지만 책방들이 더 궁금해졌다. <환상의 책방 골목>을 읽으면서 책방들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책방에서 책만 보는 것은 아니다. 책도 중요하고, 주인과 손님의 관계, 작가와 독자의 관계, 손님과 손님의 관계.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인연이 책을 통해 더 깊고 풍성한 삶으로 안내하는 것 같다.
괴롭고 힘든 상황에서 위로와 나아갈 길을 안내하는 안내자의 역할을 하는 책과 그 안내소 역할을 하는 책방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책속의 아이들은 지금 우리 아이들과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각각 다르지만 특이하고 멋진 책방을 만나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찾아내는 이야기를 만나서 함께 위로 받고 삶의 의미를 찾게 된다. 아이들은 책을 통해 성장하고, 책방이라는 공간에서 공감받고 위로 받을수 있고 꿈을 키울수 있다. 어른도 마찬가지다.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