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자들의 밤 안전가옥 FIC-PICK 6
서미애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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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골이 오싹하고 모골이 송연해지는 스릴러가 제철인 계절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대개 그렇겠지만, 나 또한 제철 과일이나 음식을 챙겨 먹듯이 매 계절에 어울리는 책을 골라 읽는 편이다. 그래서 여름이 되면 평소에도 좋아하는 스릴러 소설을 훨씬 더 만끽할 수 있다.

이 책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이유는 여성 작가들이 스릴러, 미스터리 소설을 쓰는 '미스 마플 클럽'의 단편집이라는 점과 여성 빌런들이 등장한다는 것이었다. 특히, 첫 번째 단편을 쓴 서미애 작가의 전작 중에는 <남편을 죽이는 서른 가지 방법>이라는 소설이 있는데 이는 연극으로 공연되기도 했다. 나는 이 작품의 대본을 먼저 보았는데, 상당히 예전에 집필되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2006년) 다소 앞서가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서미애 작가의 작품 제목은 <죽일 생각은 없었어>다. 주인공이자 빌런인 주희는 어느 날 헬스클럽에 덜덜 떨며 들어서는 은서를 마주친다. 주희는 헬스 트레이터로 일할 정도로 든든한 사람으로, 은서를 스토킹하는 전 애인을 마주치자 은서는 먼저 갔다며 시선을 돌려 준다. 주희는 저도 모르게 은서를 돕는데, 같은 경험을 해본 이들의 무의식적 연대다.




또 인상깊었던 단편은 정해연 작가의 <좋아서가 아냐>다.

첫 장을 읽을 때부터 스토커 이야기구나, 단박에 눈치챌 수 있었는데 피해자가 태현이라는 남성이라는 점에 큰 흥미를 느꼈다. 문 사이에 종이를 끼우며 불안해하고, 경찰은 다소 소극적으로 나오는 모습. 경찰이 태현에게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것 아니냐"고 묻는 것을 보면서 헛웃음이 조금 나왔다.

이처럼, 픽션이라는 매개를 빌어 쓰여진 다섯 가지 이야기는 또 동시에 현실에 굳건히 발을 내딛은 채 쓰였다. 단순히 서늘한 재미를 누리기에도 훌륭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보고 경각심을 가질 만한 문제 제기를 하는 것에도 성공한 책이다.

무더운 여름, 서늘한 스릴러로 색다른 피서를 즐겨 보는 건 어떠신지?

본 포스팅은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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