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루스트의 질문
이화열 편역 / 앤의서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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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시작되고 벌써 한달이 훌쩍 지난 시점에서 한 해를 준비할 때 무엇을 하느냐고 묻기는 상당히 객쩍다. 그럼에도 묻고 싶다. 나의 경우, 대개 '1년 동안 쓸 다이어리'를 다양한 기준을 세우고 면밀히 찾아보며 고르는 것이었는데 올해는 그 과정을 생략했다. 왜냐하면, 사 놓고 쓰지 않는 경우가 허다해서.. 특히 일기를 쓰게 될 경우 다이어리 꾸미기에 빠져 있을 때는 꾸미는 데 치중하느라 내용은 정작 확진자 동선처럼 오늘 먹은 것과 한 일에 대해서만 쓰는 경우가 태반이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창작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더 영감을 얻고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일기를 쓰는 방식을 고칠 필요가 있었다.

이 때 접하게 된 책이 바로 <프루스트의 질문>이었다. 손에 딱 쥐이는 적당한 크기의 책이라 휴대도 용이했고 방대한 양에 지레 겁을 먹고 도전해보지 못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저자가 건네는 질문이라니, 구미가 당겼다.




특히나 좋았던 점은 적는 칸이 세 번 나뉘어 있다는 점인데, 짧게는 세 달 단위, 길게는 삼 년 단위로 기록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내 생각의 변화를 한 장으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차례대로 쓰는 게 가장 좋겠지만 나는 그냥 무작위로 마음에 드는 질문에 적고 있다. 올해 안에 전부 적고 내년 안에 또 전부 다 적는 식으로 3년 간의 기록을 남겨보기로 했다.

질문이 철학적이라 그런지 답변 또한 장난스레 적지 않게 된다. 따뜻한 차를 마시며 질문과 대답을 음미하는 과정에서 큰 위로를 받았다. 답변하기 애매한 질문들은 두 번째 사진처럼 작은 글씨로 모범 답안(?)이 제시되는데, 유명인들의 생각을 또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 있는 포인트다.

몇 개의 답변을 작성하면서 홀로 살아가기로 결심한 지 몇 년 안 되었다 보니 스스로와 잘 지내는 일에, 특히 1인 가구를 잘 꾸려나가는 일에 내가 오롯이 집중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좋은 현상이다. 1년 후의 나는 또 어떨까. 5년 단위로 적는 다이어리도 있던데 이 책을 잘 사용하게 되면 한 번 사볼까 싶다.

나처럼 일기를 감성적으로 쓰는 일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나 자신을 돌아보고 단단히 쌓아올리기에 아주 좋은 조력자가 될 것이다.

본 포스팅은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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